2016년 10월 12일 수요일

[Why] 갤럭시노트7을 놓아주지 못하는 삼성의 복잡한 속내는?


갤럭시노트7을 보내다.
짧은 두 달이었지만 마치 2년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을 삼성전자의 모든 직원들이나, 또한 갤럭시노트7을 구매하며 평생 가야 할 서비스센터를 모두 방문한 고객들이나, 언론사 및 각국의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이제 갤럭시노트7을 놓아주어야 할 때가 된 것만 같다.

삼성이 어제부로 갤럭시노트7의 생산 중단 및 판매 중단을 공식화하면서 사실상 갤럭시노트7의 생명은 모두 끝이 났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짧지만 길고, 똑같았지만 모두 다른 폭발 사태를 두고서 그동안의 모든 갑론을박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었다.



   

결국 갤럭시노트7은 그 수명을 다하고 말았으며, 삼성전자에게 있어서도 갤럭시 시리즈에 있어서도, 아니 모든 스마트폰 역사에 있어서도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 꼭 전무’후무’ 해야만 한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기 때문.

엄청난 스포트라이트와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세상의 빛을 본 갤럭시노트7은 숱한 화제를 낳으며 그 생을 다하고 말았으며 그 사이 소비자들의 가슴앓이와 삼성의 복잡한 속내는 여전히 긴 여운을 남길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삼성은 왜 갤럭시노트7을 그리도 쉽게 보내지 못했던 것일까?



갤럭시노트7, 삼성의 최대 기대작
당연히도 이번 갤럭시노트7은 삼성에게 남다른 아들과도 같았다. 갤럭시노트6를 건너뛰면서 숫자까지 한 단계 높였다는 것은 삼성의 자존심을 드러내는 것이었기 때문. 특히나 아이폰7에 대한 기대감보다도 더 높았던 갤럭시노트7에 대한 기대는 삼성이 더욱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의 기대치만큼 삼성 역시 갤럭시노트7에 거는 기대도 높았는데, 이유는 역시나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도 아이폰을 잠시나마 제쳤던 갤럭시S7 시리즈 때문이기도 했고, 갤럭시S7 시리즈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단일 안드로이드 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돌풍을 이어나갈 제품으로서 기대를 받았던 갤럭시노트7은 갤럭시S7에서의 아쉬움도 모두 개선하면서 더욱 완성도 높은 제품이 되었고 결과 아이폰7과 맞붙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랬기에 삼성은 갤럭시노트7을 그리도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특히나 애정이 있었던 제품인 만큼 그리도 쉽게 보내기에는 마음이 아팠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문제가 사소한 것이라는 착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빨리 바로잡을 수 있다고.




남겨질 빈 공백기 때문
또 다른 이유로는 갤럭시노트7이 짊어져야 했던 과제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시기가 겨울이 끼어 있는 연말과 연초다. 이때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갤럭시노트7을 포기한다면 그 사이를 매워줄 신제품 자체가 사라지는 전무후무한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가장 큰 시장을 잃을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남겨질 빈 공백기에 대한 두려움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삼성이 부랴부랴 갤럭시S7의 변종 모델을 내놓는 것도, 단순 컬러만 변경하는 것도 대중에게 있어서 다시금 ‘빨리빨리’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삼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갤럭시노트7을 끝까지 붙잡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삼성의 자존심이기 때문
삼성은 하드웨어의 명가로 불리는 품질 자부심을 가진 기업으로서, 이러한 이미지를 쌓기 위해서 매년 수십조원의 비용을 마케팅 비용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갤럭시노트7의 사태로 인해 각국에서 갤럭시노트7을 보이콧하면서 한순간에 이미지가 추락하고 말았다.


   

당장 생산 중단과 판매 중단에 따른 주가 하락만 8%에 이르렀고 이로 이한 직간접적 피해액만 수십조원에 달하면서 삼성은 사면초가에 이른 상황이다. 삼성의 자존심이었던 하드웨어 자부심, 그리고 그 상징이었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침몰은 그래서 더욱 뼈아프다.

여전히 문제의 원인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며, 차기작 역시 안갯속에 있고 앞으로 어떠한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중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야 할지, 브랜드 이미지는 어떻게 다시 세우고, 또 갤럭시 = 폭탄의 연결고리는 어떻게 끊을지도 고심해봐야 하는 것이다.



마이너 제품의 한계 때문
마지막으로는 지금껏 갤럭시S7을 뛰어 넘는다며 홍보를 했던 갤럭시노트7을 단종한다는 것은 결국 그보다 한단계 낮은 제품을 다시 메인에 올려두고서 홍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자존심도 꺾고서 대중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마치 신형 자동차가 등장했다가 결함 문제로 구형 자동차를 다시 판매해야 하는 것처럼, 혹은 신기술이라며 퀀텀닷 TV를 홍보했다가 품질 결함으로 퀀텀닷 대신 일반 TV를 홍보해야 하는 것처럼 스마트폰 시장의 신제품 출시 주기인 6개월이나, 신제품 효과가 사라지는 3개월이 지난 갤럭시S7을 다시 메인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대중들은 이미 더 좋은 것을 경험한 상태에서 그보다 못한 제품을 사용하며 만족하기는 힘들지 모른다. 물론 갤럭시S7 시리즈 역시 충분히 좋은 제품이기는 하지만 갤럭시노트7에서 가능했던 물속 터치나 S펜을 통한 편의 기능 및 홍채 인식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들은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삼성으로서는 내년 봄에 출시될 갤럭시S8까지 단 하나의 메인 제품만으로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하며, 최대 시장인 연말 연초 성수기 판매에 있어서도 대대적인 홍보를 하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갤럭시노트7의 공백, 삼성의 해법은?
당장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가 중단되면서 이통사와의 관계를 비롯해 해결하고 지불해야 하는 과제들이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또 다시 리콜을 하면서 환불을 받는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이나 불쾌한 경험도 되돌리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선은 다른 제품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 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하고, 아쉬움들을 채워줄 다른 방법들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사태가 수습되는 한 달 뒤 부터는 갤럭시S7을 통한 새로운 마케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섣불리 신제품을 내놓을 수도, 또한 빠른 변종 제품을 내놓을 수도 없는 삼성 입장에서는 새로운 컬러 마케팅을 비롯해 누가 OS에 더욱 기대가 되는 기능들을 추가하며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내놓을 필요도 있어 보인다.

갤럭시노트7과 갤럭시S7 시리즈와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갤럭시노트7에 적용된 기능이나 변화된 UI를 빠르게 갤럭시S7과 하위 제품들에 선보이면서 갤럭시라는 브랜드 자체를 정상적인 자리로 돌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되었을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는 설계 결함 혹은 제조상에서 놓친 아주 작은 부분이 큰 문제로 이어진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품질이란 바로 그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삼성은 아주 비싼 비용으로 배우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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