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2일 수요일

[Why] 어느 엘지전자의 운수 좋은 날, V20는 왜 먹지를 못하니?


엘지전자의 운수 좋은 날
삼성 사태를 바라보는 엘지의 표정은 어떠할까? 그러니까 만년 2위를 넘어설 기회이기도 하고, V10과 G5의 부진을 털어버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한 지금의 상황에서 엘지는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당장의 상황만 보자면 갤럭시노트7은 호흡기마저 떼어버린 상황이고, 아이폰7은 이어폰 잭 제거라는 아킬레스건을 가진 채 오는 21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엘지는 이어폰 잭도 있고 터지지도 않는 고음질 고화질에 집중한 V20를 출시한 상황이다.



   

모두들 물이 들어와도 만조까지 들어온 상황에서 노를 젓지는 않고 아직까지 노를 찾고만 있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엘지전자의 마케팅이나 판매 전략에 대해서 아쉬운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엘지전자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사뭇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사상 최대의 전쟁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었던 올가을 대전은 심심하게도 아이폰 천하로 끝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틈새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국 기업이나 다른 제조사들의 경쟁과 눈치 싸움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엘지는 그리 큰 대응이나 반응이 없는 상황.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황 1. 스마트폰 시장의 이상한 기류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에는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7을 통해 본격적으로 무선 시장에 도전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오랜 역사를 가진(?) 이어폰 잭을 제거하는 묘수를 두었다. 그럼에도 판매는 꾸준히 잘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어폰 잭 제거로 인해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 가운데서도 아이폰7은 그저 관망하겠다는 시선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심지어 안드로이드폰으로 한 번 넘어가볼까 하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또한 그동안 오랜 이슈를 만들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은 결국 단종되었으며 글로벌 판매 중단 및 리콜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쏟아지는 교체 수요가 존재하는 시점인데 바로 이 틈을 타서 중국 기업들이 치고 올라오려는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


상황 2. 엘지 스마트폰에 대한 시선
지금껏 엘지전자의 스마트폰이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단연 ‘기본기’에 있다. 배터리 지속 시간이 짧고, 화면이 어두우며 기본적인 기능에서 다른 제품 대비 아쉬움을 보인다는 것이다. V10부터 G5까지 이어진 이러한 시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더구나 대중들은 엘지가 말하는 ‘고음질’에 대해서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마니아들이나 이번 제품에 호기심을 가진 소수의 수요층을 제외하자면 신작인 V20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 심지어 V20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많은 상황이다.

결국 엘지 스마트폰이 기본기를 가졌다고 볼 수 있을지, 1년~2년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을지, 품질 문제를 비롯해 각종 문제에 연루되지 않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고, 이러한 상황이 엘지 스마트폰에 대한 선택을 망설이게 만드는 것이다.



상황 3. 노를 젓지 않는 엘지전자
무엇보다도 바로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엘지의 광고는 여전히 ‘고음질 / 광각 카메라’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 속에 나오는 가수가 해외에서 얼마나 유명한 가수인지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저 누군가가 노래를 하고 그 노래가 더 생생하게 들린다는 것 뿐.


   

결과적으로 현재의 광고 자체가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엘지가 어필하려는 ‘고음질 / 광각 카메라’라는 세일즈 포인트는 대중이 기대하는 ‘기본기’라는 주제와 핀트가 맞지 않는다. 그러니까 소비자들을 움직일 만한 포인트를 아직 건드리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품질 문제로 논란이 되는 가운데서도 사실 밀스펙을 통해 미국 군인들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폰이라는 인증을 받은 V20의 장점을 어필하지 않는 것 역시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엘지의 해법은?
엘지전자가 지금 내놓아야 하는 광고는 고음질을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다가갈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얼마나 유용하고 쓰임새가 많은 기술로 활용되는지를 어필하는 것이다. 즉 네이티브 광고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

또한 동시에 기본기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를 해야 한다. 직접적인 방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면에서 튼튼하다고 인증을 받은 만큼 튼튼한 기본기를 어필하고, 배터리 타임이나 기본 기능으로서의 충실한 가치 제공을 어필해야 하는 것이다.

대중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가려워하는 부분을 먼저 긁어줘야 하는 것이지, 기본기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는데 자꾸만 특장점만 내세우려 하는 것으로는 결코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엘지가 알았으면 하는 부분이다.











V20, 직접 써보니
사실 개인적으로 V20를 사용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기대 이상이라는 점이었다. 다른 어떠한 편견이나 브랜드를 내려놓고 1:1로서 아이폰이나 갤럭시노트 및 갤럭시S 시리즈와 비교를 하더라도 딱히 부족한 부면을 찾기 힘들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운데 찾기 힘든 배터리 탈착식 디자인이기도 하고, 또한 외장 메모리도 빠짐 없이 챙겼으며 더구나 이어폰 잭도 가진 채 튼튼한 폰으로서, 또한 최초 누가 OS 탑재로 부드럽고 다채로운 기능들이 더욱 유기적으로 작동했다.



배터리는 하루를 사용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었고, 화면 밝기 역시 야외에서도 크게 떨어진다는 느낌도 없었다. 전작인 G5의 아쉬움을 한번에 털어낸듯 다양한 장점을 지닌 것이다. 그리고 특히나 핑크 컬러의 색감은 아이폰 못지 않게 매우 매력적이고 고급스러웠다.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통한 편리한 조작과 얼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도 더욱 쓰임새가 많아졌고, 광각 촬영은 다른 폰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촬영의 재미를 더했다. 말 그대로 기본기와 특장점을 절묘하게 섞은 완성도 높은 폰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아쉽다. 물은 이미 목까지 차올랐지만 노를 젓지 않으면 결국 나 자신도 잠길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는 엘지가 하루 빨리 노를 저어서 대중들에게 진짜 가치를 전달했으면 하기 때문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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