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9일 금요일

[Why] 애플이 비난받는 이어폰 잭 제거를 택했던 진짜 이유


우려가 현실로
사실, 개인적으로도 애플의 아이폰7에서의 이어폰 잭 제거를 그리 좋게 바라보지는 않는다. 우선은 기존의 무수히 많은 유선 이어폰이나 헤드폰 및 오디오 기기와의 연결을 고려하자면 상당한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

또한 새롭게 출시될 라이트닝 전용 음향 기기 및 주변 기기들을 고려하자면 구입 가격에서의 부담이나 추가 비용 발생 등 생각해야 할 점들도 많기 때문에 이어폰 잭 제거는 우선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이폰7 출시 이전에도 루머로 등장했었던 이어폰 잭 제거에 대한 저항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는데, 이어폰 잭 제거 반대 청원 운동까지 있을 정도로 이어폰 잭 제거는 불가침의 영역이라는 수준에 이르렀었다.

그럼에도 애플은 아이폰7에서 이어폰 잭을 제거해버렸고, 심지어 USB-C 타입 단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포트를 제거한 뉴 맥북에서도 유지해오던 이어폰 잭을 아이폰7에서 제거하며 대중의 비난을 받는 편을 선택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애플은 무엇을 믿고서 이어폰 잭을 없애버린 것일까? 애플 스스로도 내놓은 수많은 기기와 주변기기들을 생각하자면 쉽게 떠올리기 힘든 이어폰 잭 제거라는 큰 결단을 어떻게 내릴 수 있었을까?



유선 시장의 무선으로의 이동
우선, 팩트를 살펴보자. 블루투스 이어폰과 헤드폰 시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블루투스 이어폰인 엘지의 톤플러스는 무려 전 세계적으로 1,300만대나 판매되었다.

또한 삼성 역시 새로운 블루투스 시리즈인 ‘레벨’을 내놓았고, 최근에는 ‘아이콘 X’를 통해 헬스 기능을 겸한 이어폰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최근의 고급 오디오 기기들도 더 이상 유선이 아닌 무선 기능을 강조하는 정도가 되었다.


실제 2016년 상반기 기준, 미국 내에서 판매된 모든 이어폰과 헤드폰 가운데 블루투스 제품의 비중은 처음으로 유선 제품을 넘어선 54%를 차지했다. 즉, 시장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무선으로 흐른 것이다.

엘지전자의 톤플러스는 유일하게 국내 기업 가운데 미국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무선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상황. 이미 블루투스 이어폰 및 헤드폰으로도 24비트 원음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등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이미 시장의 흐름은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흐르고 있으며,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음향 기기들의 경우도 세대교체로 인해서 무선 기능을 기본으로 품게 되면서 자연히 무선 중심의 오디오 시스템이 갖춰지게 된 것이다.



방수가 아닌 효율의 문제
일각에서는 애플이 방수를 위해서 이어폰 잭을 제거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사실 애플은 방수를 이유로 이어폰 잭을 제거하지는 않았다. 직접적으로 내부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라고 발표했기 때문.


   


실제 사용자들의 패턴을 살펴본 애플은 유선 이어폰 잭 하나만을 위한 공간 대신 배터리를 더 늘리고, 내부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어폰 잭을 대신한 내부 공간 확보에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더욱 늘어난 배터리와 함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은 앞으로도 아이패드를 비롯, 맥 시리즈까지 이어지며 애플 제품에서는 점차적으로 유선 이어폰 잭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라서 가능했던 선택
이미 아이폰7 이전에도 이어폰 잭이 없는 스마트폰은 출시가 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중이 보기에 이어폰 잭이 없는 다른 브랜드의 스마트폰은 그저 선택하지 않으면 그만인 제품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이폰이 어떻게 출시가 되었든 고정적으로 구매를 하는 수요층도 엄청나게 존재한다는 점으로 인해서 아이폰7은 여전히 수천만 대 이상 판매될 것이고, 이러한 판매량은 결국 시장에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수천만 대, 그리고 1억 대를 넘어선 이어폰 잭이 없는 제품이 시장에 풀린다는 것은 말 그대로 엄청난 파급력을 지니기 때문에 시장은 결국 무선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고, 개선된 기술을 접목한 하이파이 무선 시장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미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이 유선 시장을 넘어섰다는 사실과 함께, 애플이라 가능한 시장 장악력 및 이미 24비트 원음까지 전송이 가능한 블루투스 기술의 발전이 이어폰 잭을 없앨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보인다.






변화는 천천히, 불편함은 당장
그럼에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장 아이폰7을 사용하기에는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라이트닝 유선 이어팟이 기본 번들로 제공되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어폰을 휴대하지 않은 경우에는 들을 방법이 없기 때문.

특히나 3.5mm 변환 젠더 역시 늘 휴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나 마음 놓고 음악을 듣기에는 불편함이 따르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또한 무선 에어팟 역시 분실의 우려가 크다는 아킬레스건도 존재하는 상황.



이제는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도 충전에 신경을 써야 하고, 분실 역시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거기다 국내 출시 가격도 219,000원에 이르기 때문에 가격적인 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애플 역시 전례 없는 변환 젠더 기본 제공을 택할 정도로, 부정적인 시선이 많을 수밖에 없음을 심각하게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이어폰 잭이 사라진 아이폰7의 출시는 애플의 발표에서처럼 진정 ‘용기’있는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2~3년 이내에 시장의 흐름은 급변할 것이고 어느새인가 당연하다는 듯 무선 오디오 시스템은 일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이어폰 잭 없는 아이폰7이 불편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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