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1일 목요일

'나 달라진 거 없어?' 유출된 갤럭시S7에도 무덤덤한 진짜 이유


흔히 남자들은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라고 묻는 여자친구의 말에 당황하게 됩니다. 여자들은 세세한 변화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알아차리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갤럭시S7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출된 갤럭시S7을 보면서도 반응이 무덤덤한 것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지난해로 돌아가 보자면 상황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앞서 유출된 갤럭시S6 디자인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고 디자인에 있어서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며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불과 1년 사이에 갤럭시S7 디자인 유출에 대한 반응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는 어쩌면 갤럭시S7이 이전의 전략과는 달리 비슷한 디자인, 사실상 같은 디자인을 보여주면서 사용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렸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소비자들은 새로움을 원하고 그것을 위해 지갑을 여는데, 삼성은 내부적인 변화에만 집중하다 보니 당장 눈에 띄는 새로움을 어필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은 앞서 갤럭시S5 때만큼이나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긍정적인 반응과는 달리 삼성이 상당히 고민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중저가 스마트폰과는 달리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무엇보다도 디자인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 인용 : Pisapapeles

그렇다면 동일한 디자인을 2년마다 선보이고 있는 아이폰과는 왜 다른 반응인 것일까요? 소비자들은 학습 효과에 의해서 사물을 판단하게 되는데, 애플은 지금까지 2년 주기로 새로운 디자인과 내부적인 변화를 선보인 아이폰을 내놓았습니다. 결과 소비자들은 당연히 아이폰의 디자인적 변화는 숫자가 바뀌는 2년 주기로 찾아옴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꾸준히 색다른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만의 색이 정해진 특정한 디자인 기조를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이전 모델까지는 매년 S시리즈를 비롯, 노트 시리즈까지도 새로운 디자인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유출된 갤럭시S7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앞선 갤럭시S6가 디자인적인 호평을 얻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은 새로움을 원했고 삼성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것입니다. 적어도 눈에 띄는 변화 정도는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 공개된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 사실상 같았고, 오히려 다른 부분을 찾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카툭튀 디자인이 거의 사라진 디자인적인 차이를 제외하자면 이전 모델과 거의 같은 디자인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소비자들은 갤럭시S7을 새로운 폰으로 인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올해를 기점으로 삼성 역시 2년 주기 혹은 삼성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디자인 전략을 바꾼 것일지는 몰라도 이것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안드로이드폰은 같은 운영체제를 통해 거의 같은 사용자 경험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기기별 차이를 느끼기가 매우 힘든 환경입니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저마다의 특색 있는 디자인과 스펙, 새로움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되는데, 소니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디자인을 밀고 나가고 있고, HTC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 역시 자신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만은 아직 자신만의 것이라고 주장할만한 특정한 디자인이 없었습니다. 전면부 아래의 가늘고 긴 형태의 홈 버튼을 제외하자면 삼성 스마트폰을 특정 짓는 아이덴티티가 없었던 것이죠. 또한 재질에서도 늘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플래그십에 어울리지 않는 플라스틱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입니다.



   

결국 삼성은 생산 단가가 높아지더라도 프리미엄 디자인과 소재를 선보여야만 했고, 결과 갤럭시S6는 상당한 호평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갤럭시노트5 역시 디자인에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삼성과 소비자의 동상이몽이 나타났습니다.

완성형에 가까운 이 디자인을 삼성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로 이어나가려 하는데, 소비자들은 또 다른 새로움을 찾았던 것입니다. 기존의 삼성전자가 그러했듯 이번에도 다른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만 믿은 것이죠. 물론 고급스러운 재질은 유지하더라도 디자인에서 놀라움을 줄 것을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삼성은 자신만의 색을 스마트폰에 입히기를 원했고, 결과 갤럭시S7은 갤럭시S6과 거의 같은 디자인에 내부적인 변화에 보다 더 집중한 모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실제 제품이 공개되지는 않은 상황에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삼성의 이러한 디자인적 아이덴티티를 이어가는 전략은 일장일단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은 비난을 받더라도 삼성만의 디자인을 통해 고급스러움과 자신만의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디자인적 완성도를 점점 더 끌어올려서 하나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아이폰은 둥근 테두리에 동그란 홈 버튼만 있어도 모두가 아이폰이라고 인지를 합니다.




마찬가지로 삼성도 전후면 모두 반짝이는 재질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색상, 그리고 특유의 네모난 카메라 디자인까지 모두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로 만들어나갈지도 모릅니다. 보다 쉽게 갤럭시만의 디자인을 인지하도록 디자인을 통일하는 것이죠.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디자인적 변화만을 주면서 새로움을 보여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삼성의 이러한 전략상의 변화에 소비자들이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사실상 같은 디자인이라면 더 저렴한 갤럭시S6를 구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아이폰6S가 발매되었음에도 해외의 일부 판매 차트에서는 아이폰6에 밀려나기도 했던 것처럼, 같은 디자인은 오히려 독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삼성의 갤럭시S7 디자인은 사실상 거의 유출되며 어떠한 모습으로 등장할지는 알려진 상황입니다. 그리고 삼성은 공개 이벤트를 통해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외부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에서의 차이는 거의 없을지 몰라도, 소비자들이 갤럭시S6가 아닌 갤럭시S7을 선택하고 싶게 만드는 내부적인 변화를 한가득 선보일 것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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