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8일 토요일

우리가 스마트폰 중독이 아니라는 합리적인 이유


스마트폰은 무엇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은 어떠한 전자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 스마트폰을 한 마디로 설명할 수나 있을까요?

요즘은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에서 ‘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폰’이라는 이름을 제거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데요.


   

그저 ‘스마트기기’라거나 ‘무선 단말기’라고만 해도 의미는 충분히 전달될 것 같습니다. 전화는 그저 부가 기능으로 전락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말 그대로 모바일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고, 인터넷으로 부터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찾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스마트폰은 우리의 일상을 흔들어 놓고, 심지어 파괴하는 ‘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인데요.

한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으로 인해서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5060 세대들까지도 스마트폰 중독에 빠졌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습니다.


사실상 눈이 침침해서 작은 화면을 보기 힘들거나 IT 기기를 거의 접해보지 않은 채 나이가 들어간 세대를 제외하고는 절대 다수가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셈인데요.

그렇다면, 정말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고 자주 사용하면 모두 ‘중독’인 것일까요?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떠올려보자면, 기본적으로 전화, 문자, 메신저, 인터넷, 음악 감상, 영화 감상, 라디오, 건강 관리, 은행 업무, 오피스 프로그램, 일정 관리, 게임, 책 읽기, 소셜 네트워크, 사전, 카메라, 각종 유틸리티, 쇼핑, 뉴스, 나침반 등등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기능들이 모두 ‘단 하나의 기기’로 가능한 셈인데요.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떠했을까요?



전화나 문자를 하려면 ‘폰’이 필요했고, 음악을 들으려면 ‘음악’기기가, 라디오를 들을 때면 ‘라디오’를, TV를 보려면 ‘TV’가 있어야 했고, 은행 업무를 보려면 ‘은행’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일정 관리는 ‘달력’이 필요했고, 게임을 하려면 ‘컴퓨터/게임기’가 필요했습니다. ‘책’도 빼놓을 수는 없겠네요. 일상부터 추억까지 담으려면 ‘카메라’가, 쇼핑을 하려면 다시 ‘컴퓨터’가 필요했습니다.

각종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의료기기’들이 필요했었는데요. 이 수많은, 어쩌면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기능과 기술이 모두 스마트폰 하나에 집약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무언가에 중독되었다고 말하려면 어떠한 조건이 필요했을까요? ‘단 하나의 무언가에 지나치게 매달리거나 없으면 불안해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이어폰을 뺄 줄 모를 정도로 음악에 빠져 있다면 음악 중독이라고 부르거나, 하루 종일 게임기를 손에서 놓지 않으면 게임 중독이라고 불렀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전화를 10분간 하고, 게임을 1시간 하고, 책도 30분 정도 보고, 쇼핑도 30분 정도, 운동도 1시간 하고, 라디오를 1시간 가량 듣는다고 해서 중독이라는 말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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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지금도 우리 모두가 여전히 하는 것이 아닐까요? 단지 그 대상이 다양한 제품과 기기들에서 단 하나의 기기로 변했다는 사실만 빼면 말이죠.


결국 우리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다른 모든 것을 대체했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시각일 것입니다.

미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성인의 63%가 잠자기 전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며, 잠 잘때에도 곁에 둔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과거 우리의 잠자리 곁에는 늘상 라디오가 있거나 책이 있지는 않았던가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를 라디오 중독자라고 부르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중독이 아닌 사용_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부르기 이전에, 정말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스스로 고민해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단 몇 가지의 일에 집착하고 그것에 매달리거나, 의미 없이 스마트폰으로 이것 저것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스마트폰 중독이 아니라, 그저 ‘사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모바일 시대, 하나로 함축된 스마트한 세상 속에서 단순히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부르지는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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