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일 목요일

결국 받으려다 포기한 V30 기프트팩, 정말 혜택이 맞는 걸까?


무언가 돈을 들여야만 하는 일이라면 2가지를 필수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첫 번째.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다주는가? 두 번째. 그것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느껴지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테면, A라는 제조사가 아이스크림을 내놓았고, 그 아이스크림의 가격이 5,000원이라고 생각해보자. 주요 소비층은 젊은 학생들이고 돈도 많지 않다. 그런데 A사는 아이스크림을 구입할 경우 쿠폰을 찍어준다고 이야기를 한다.




   

당연히 쿠폰은 아이스크림을 지속적으로 사 먹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내놓은 것일지는 몰라도, 아이스크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1회성 소비에 가까울 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이 대단히 놀랍고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제품이 아니라면 하나의 제품만 지속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이벤트는 마이너스에 가깝다.

즉,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으로 느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보다는 아이스크림 2개 구매 시 10%~20% 할인이 더 실질적인 혜택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기업인 엘지는 V30를 판매하면서 어떠한 프로모션을 내놓았을까? 가장 먼저 엘지는 V30와 함께 포장된 B&O ‘번들’ 이어폰을 사은품이지만 미리 넣어뒀다고 이야기를 했다. 과연 이 이야기를 믿을 소비자들은 얼마나 될지 몰라도 아무튼 이것도 혜택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대대적으로 내세운 것은 V30를 구입할 경우 엘지의 다른 ‘가전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렌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듣도 보도 못한 전략이다. ‘모바일’ 제품을 판매하면서 ‘가전’ 제품을 끼워팔고 있다니.



   


엘지는 V30의 소비자들을 가정주부나 가전제품을 구입할 소비 군으로 예상한 것일까?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무섭게 예약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기프트팩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게임 이용권의 경우도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들어보지도 못한 음악 게임의 아이템을 10만원 상당 제공한다는데, 그마저도 받을 수 있는 아이템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기껏해야 코스튬 수준이었다. 즉, 가상의 아이템을 10만원 상당이라며 증정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스마트폰 보험료 50% 지원인데, 이마저도 보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이라면 전혀 받을 수 없는 혜택인 만큼 반쪽이라는 평가가 많다.




엘지는 V30 기프트팩으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우선, 엘지는 V30를 판매하면서 사전예약을 하는 소비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고, 기프트팩이 소비자들의 구매를 자극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즉, 비용을 줄이면서 자사에 이익이 되는 가전 렌탈 판매로 또 다른 ‘수익’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 느껴진 것이다.




   

엘지는 최대 100만원이 넘는 렌탈료 할인을 명목상으로 내세우며 ‘혜택’이라 주장하지만, 실제로 알아본 결과 이미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할인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고, 기프트팩의 경우는 다양한 제약 사항 등이 포함되어서 실질적인 할인 혜택은 거의 없거나, 혹은 매월 몇천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렌탈이 아닌 일시불 구매와 비교하자면 더욱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는 것인 만큼, V30 기프트팩에서 대대적으로 내세운 렌탈은 혜택이 아닌 끼워팔기에 가깝다.




소비자들은 V30를 구입하면서 V30를 100%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되기를 기대한다. 그 점에서 엘지는 방향을 너무나 잘못 잡고 있다.

이를테면, 번들 이어폰은 저렴한 것으로 넣어두고서, B&O 이어폰 및 헤드폰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거나 제품군에 따라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더 좋았다.




엘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V 시리즈를 제대로 브랜딩 하는 것이고, 마니아를 양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로부터 아쉬운 점들을 귀 기울여 듣고 제대로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펜을 부러뜨리면서까지 경쟁 대상으로 삼았던 갤럭시노트8은 이미 국내 판매만 100만대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엘지는 좀처럼 반등의 제스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최종 마케팅 단계, 그것을 넘어서서 기존 사용자들이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지만 제품만 팔고 나면 그만이라고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V30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고, 기프트팩은 실질적인 혜택으로 제공하며, 엘지만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각 음원사와 협력해서 V30를 위한 32비트 음원 서비스를 내놓는다거나, V30 기프트팩으로 2년 무상 음원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주기적으로 G, V 시리즈 사용자들을 위한 멤버십을 내놓아서 고음질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를 저렴하게 내놓고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도 좋을 수 있다.

생각할 수 있는 기획은 무한히 많다. 물론, 그 가운데 엘지가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첫 번째.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다주는가? 두 번째. 그것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느껴지는가? 하는 점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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