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2일 토요일

소비자도 원치 않는 2만원 1.3GB ‘보편요금제’ 진짜 해답 있다?


소비자는 만족하지 못하고 이통사는 반발하는 새로운 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이통 기본료 폐지가 무산되면서 다른 정책으로 대안을 찾으려다 보니 나오게 된 이상한 해법인 셈인데, 문제는 이 방향성이 조금은 어긋나 있다는 것이다.

우선,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1일에 진행한 보편요금제 정책 토론회를 통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초안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담긴 골자를 보자면 ‘보편요금제 2만원 1.3GB 제공’이 가장 큰 틀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음성 210분도 포함되어 있는데, 3시간 30분 가량의 음성 통화와 데이터 1.3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세금 포함 2만원에 내놓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과 제공량은 어떻게 산출된 것일까? 우선 지난해 일반적인 이용자로 분류되는 사용자들의 평균적인 데이터 사용량을 기준으로, 여기서 절반 정도에 해당되는 데이터 이용량을 제공하도록 계산된 것이다.

즉,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데이터 사용량의 절반 정도를 현재 제공되고 있는 최저 요금제인 3만원대 요금제 대비 2/3 정도의 가격에 제공한다는 것이 그 골자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도 이통사도 이러한 정책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일까?



점점 더 폭증하는 데이터 사용량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자료의 산출 근거는 ‘전년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국내에서 소비되는 데이터 사용량만 보더라도 짧은 기간 이내에 2배 이상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평균적인 사용량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급속히 증가하는 것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이미 5G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제안은 과거에 머물러 있을 뿐 아니라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기준을 근거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4G가 더욱 활성화되고 5G로 시장이 넘어가게 되면 이통사들은 마지못해 이러한 정책을 들어주는 것처럼 행동할지 모른다. 그리고 새롭게 내놓을 5G 서비스는 속도를 무기로 또다시 가격을 높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현재에 와서 2G와 3G 이용자들의 기본료를 절감해주는 정책과 같은 미미한 효과를 가져올 뿐이다.

데이터의 사용량은 점점 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도 과거의 기준을 들어서 보편 요금제를 내놓자는 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아닌, 조삼모사와 같은 정책일 뿐이라는 것이다.



강한 불만 제기하는 이통사
이러한 개정안에 대해 반발하는 이통사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이통사는 현재 보편적으로 지불되고 있는 통신비의 절반 이상은 실질 통신비가 아닌 단말기 할부금이나 부가서비스 이용료, 콘텐츠 결제 금액, 소액 결제 금액이 차지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말은 팩트다. 그렇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소비자들이 7~8만원의 요금을 낸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통신비는 4만원 정도 혹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법안은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보편요금제’는 최저 요금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혜택을 늘려서 보편적인 데이터 사용량과 통화 사용량을 보장해주려는 것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실질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4~6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해당 사항이 없는 요금제에 가깝다.

3만원대 최저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해서 할부금을 내는 일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최신 스마트폰 및 요금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통신3사의 서비스만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통사의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이 된다.



즉, 이통사의 주장대로 단말기 할부금이나 소액결제, 부가서비스의 이용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층은 스마트폰을 통해 활발하게 무언가를 하는 소비층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절대다수가 보편요금제의 대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올바른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을까? 아이러니하게도 해법은 이미 오래 전에 등장했다. 바로 알뜰폰이다.

알뜰폰이 언제나 정답이라거나 통신 3사와 비교해서 동일한 서비스와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다량 사용자들이 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본료 삭감이나 보편요금제보다는 훨씬 더 실용적이고 확실하다.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알뜰폰 서비스의 요금은 16,000원 정도지만 혜택은 전화 문자 350건 350분에 데이터 6기가로 상당히 저렴하게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제휴 카드를 통한 할인까지 더하면 월 요금은 6,000원대로 내려오게 된다.

물론, 신용카드 발급이 부담스러운 분들이라면 카드를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보편요금제라 불리는 2만원에 1.3GB 데이터 제공 요금제 보다는 훨씬 더 혜택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알뜰폰이 더 해답에 가깝다.



이외에도 다양한 요금제와 선택지, 할인 혜택이 있는 알뜰폰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혜택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무약정’이 더 많다는 것이다.

결국 통신 3사의 요금제만을 대상으로 한 해법 찾기는 이미 해법을 찾을 수 없는 곳에서 헤매고 있는 것과 같다. 알뜰폰 시장이 보여준 것처럼, 통신사들의 과점에 따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신사들간의 경쟁을 유도해야 하고, 알뜰폰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홍보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몰라서 사용하지 못하는 알뜰폰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혜택들, 그리고 통신사가 제대로 홍보하지 않고 있는 선택 약정 요금제와 같은 문제들만 바로 잡더라도 통신 시장은 얼마든지 혁신이 가능하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혜택도 아닌 보편요금제로 이통사의 반발을 사고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을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시장 조사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해봐야겠다. - MACGUYVER.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