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5일 화요일

없는 스펙까지 쓸어담은 샤오미 미6, 스마트폰 스펙 대결에 종말을 고하다.


최신 하이엔드 칩셋인 퀄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 6기가 LPDDR4X 램, 방수 방진, 후면 엣지, 5.15인치 FHD 디스플레이, USB-C 타입 커넥터, NFC, 스테레오 스피커, 3350mAh 대용량 배터리, 1200만 망원 + 1200만 광각 듀얼 카메라, 4축 OIS 손떨림 보정, 2배 광학줌, 10배 디지털줌, 41만원부터 49만원의 출고가.

이 모든 스펙을 품고 있는 소위 말해 ‘괴물 스펙’ 혹은 ‘풀스펙’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갤럭시S8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 샤오미 이야기다. 샤오미는 Mi 6를 통해서 최고 스펙을 모두 쓸어담았고, 그동안 품질 및 원가 상승 문제로 도입하지 않았던 방수 기능까지 다 담으면서 그야말로 풀스펙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 가격으로 보자면 국산 스마트폰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의 엄청난 가성비를 지니고 있다.



   

40만원대로 구입이 가능한 풀스펙 스마트폰이기 때문. 그렇다면 샤오미 미6 (Mi 6)는 단점이 없는 스마트폰인가 하면 또 그렇지는 않다. 샤오미 자체가 마이너스라는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백도어 논란부터 표기 스펙과 다른 실 스펙 등등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원가 절감이 결국 샤오미 미6 (Mi 6)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풀스펙 스마트폰이 스마트폰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삼성과 애플, 엘지의 콜라보레이션
샤오미 미6 (Mi 6)는 삼성의 디자인적 아이덴티티와 엘지의 듀얼 카메라 및 애플의 제품 컨셉까지 모두 더하며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다.

즉, 정체성 대신 장점만 더하면서 단점을 덮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스테레오 스피커가 그렇다. 상단 수화부와 하단 스피커를 더하는 방식의 스테레오 스피커는 듣는 경험을 새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7 시리즈에서 이러한 스테레오 스피커를 선보였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장점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상태다.

물론 애플이 최초로 이러한 스테레오 스피커를 도입한 것은 아니지만, 애플이 가진 장점을 샤오미도 가져가려 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지 모른다. 미 패드와 아이패드만 비교해보더라도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


   


거기다 광각 카메라를 통해 인물 사진 모드와 같은 배경 흐림 사진들 찍어주기도 하는 부분이나, 광각 및 망원으로 구성된 부분은 분명 엘지와 애플의 장점을 모두 더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디자인적으로는 삼성의 아이덴티티가 상당히 묻어 있으며 후면 엣지를 비롯해 방수 방진으로 품질까지 믿을 수 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펙적으로도 아쉬움이 거의 없었던 샤오미 미6 (Mi 6)는 그 자체로 완성체에 가까운 2017년 최고의 플래그십이 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5.15인치의 FHD 디스플레이는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VR을 활용할 목적이 아니라면 어차피 FHD와 QHD를 구분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고, 이러한 컨셉은 아이폰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애플 뒤로 숨은 샤오미의 디자인 전략
3.5mm 이어폰 단자의 제거 역시 애플이 최초인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7이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어폰 단자의 제거와 관련된 관심이 높아진 것 또한 사실이라는 점에서 이어폰 단자는 아이폰7에 있어 계륵과도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애플이기에 가능했다는 시선과 함께 영악한 전략으로 인해서 불편함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시장의 흐름과 추세를 보자면 무선 시장으로 넘어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미 2016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무선 이어폰 시장이 유선 이어폰 시장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유력 매체들 역시 올해 말까지 많은 제조사들이 이어폰 단자를 퇴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애플의 ‘용기’에 불편함은 소비자들의 몫이 되었지만, 다른 제조사들 역시 용기를 내게 된 것이다.



샤오미 역시 이러한 기류에 편승했다.

3.5mm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며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였고 방수 방진에 있어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짐을 하나 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샤오미는 더욱 대대적으로 삼성과 애플의 디자인을 훔치게 되었고, 결과 좌우 ‘제로 베젤’이라 부를 수 있는 디자인과 함께 톡톡 튀는 컬러의 샤오미 미6 (Mi 6)를 통해 차별화를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컨셉 속에 ‘샤오미’는 없다는 것일지 모른다.



샤오미가 느껴지지 않는 샤오미 미6 (Mi 6)
샤오미 미6 (Mi 6)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샤오미 다운 느낌이 거의 없다.

물론, MIUI를 비롯한 소프트웨어적인 아이덴티티가 있기는 하지만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컨셉 속에 삼성과 애플, 엘지가 교묘하게 콜라보레이션을 하면서 짜깁기를 한 듯한 인상을 지우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샤오미의 품질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점 역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즉 풀스펙인 것도 맞고, 가성비가 대단한 것도 맞지만 방수 방진 기능이 쉽게 손상된다거나 표기된 스펙을 믿을 수 없다는 시선과 함께 품질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표기된 스펙과 달리 실제 사용시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실 사용자들의 평가 또한 한계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의 대대적인 변신은 필수적인 일일지 모른다.

이미 화웨이가 메모리 이슈로 뭇매를 맞는 것만 보더라도 중국 기업들의 보여주기식 스펙 경쟁이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 또한 공공연한 사실이다.

화웨이는 메모리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2배가 넘는 성능 차이를 보이는 메모리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기 때문. 샤오미 역시 이번 샤오미 미6 (Mi 6)에서 풀스펙과 가성비를 모두 잡기 위해 소비자들을 속인 부분이 없는지를 스스로 고심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스펙 대결의 종결, 앞으로의 시장은?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패스트 팔로워를 외치던 중국 기업들이 더이상 쉽게만 볼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시장을 등에 업은 것도 맞지만, 단순히 베끼는 것만으로는 따하라기 힘든 부분들까지 따라하면서 이제는 스펙 자체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놀랍게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스펙 대결이 무의미한 이유라면 우선 스펙의 변화가 새로움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 있고, 새로운 스펙 자체가 과열 양상을 보일 정도로 당연해졌다는 것이 있다.

아무리 스펙이 좋아지더라도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하는 일은 거의 비슷해졌고, 겨우 0.1초 더 빠르게 작동하거나 멀티태스킹에 조금 더 유리하다는 차이 말고는 그 차이를 체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제조사들의 스펙을 보자면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은 저마다 다름을 이야기하지만 디자인을 제외하자면 사실상 같은 스펙을 두고서 다름을 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더이상 스펙 대결은 의미가 없어지고 말았다.

결국 중국 제조사들 역시 얼마든지 따라할 수 있는 하드웨어적인 스펙 대결은 해법이 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삼성이 이번에 내놓은 갤럭시S8이 G6와 비교해서 ‘다르다’라고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고, 사용자 경험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기대’ 만으로도 엄청난 판매를 불러온 차이점이 된 것일지 모른다.

복사 붙여넣기식의 스펙 대결이라면, 더구나 과도한 경쟁으로 어쩔 수 없는 가격 경쟁을 벌이게 된다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결국 하나 둘 쓰러지게 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샤오미 미6 (Mi 6)가 놀라우면서도 놀랍지 않은 것이고, 갤럭시S8이 대단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대단해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상 최대의 스마트폰 대전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올가을, 애플은 10주년을 기념하는 아이폰으로, 삼성은 부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엘지 또한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V 시리즈로 다시 한번 맞붙을 예정이다.

과연 스펙을 넘어선 어떠한 놀라움으로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을 리드하게 될지, 또한 그 주인공은 누가 될지를 지켜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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