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2일 일요일

공개도 안된 G6에 강한 자신감 보이는 엘지가 걱정되는 이유


최근 전해지는 엘지 관련 뉴스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엘지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모바일 부분인 MC 사업부의 부진과 다른 사업부의 성장세가 있었다. 그리고 그 부진이라는 것이 무려 1조를 넘어서서 1조 2600억원에 달하면서 그야말로 심각한 위기론이 급부상했다는 점에서 엘지전자 MC 사업부의 존폐 위기를 논하는 분위기가 나올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러나 동시에 들려온 소식은 엘지가 차기 G6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기대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 긍정적인 지표도 많이 보이고 있다.



엘지전자의 주가는 최근 2달 동안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주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 차기 G6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점들을 제외하고는 굵직한 스펙이나 디자인 등이 거의 모두 알려진 상황에서 대중의 관심도 크게 나쁜편은 아니라는 점 역시 기대감의 한 요소로 자리한 상황이다.

서로 상반된 이러한 상황을 보자면 과거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만 같아 오히려 불안하기도 하다. 



   

지난 G4부터 G5까지 이어진 부진, V10과 V20로도 만회하지 못한 판매 부진은 엘지전자의 전체적인 전략에 있어서 문제가 있음을, 대중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엘지는 무엇을 믿고서 이렇게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지난해 엘지전자 전체의 영업이익을 마이너스로 만든 MC 사업부는 어떠한 자신감이 있기에 올해도 이렇게 낙관적으로 보는 것일까?

무엇보다, 엘지는 왜 조준호 엘지전자 사장의 자사주 매입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것일까?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불안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점점 더 추락하는 성적표, 비관론 나오는 이유
엘지전자 스마트폰은 전세계 몇위 수준일까?

지난해를 마감하며 엘지는 전세계 시장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지 못하며 겨우 9위로 턱걸이를 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1,410만대를 판매하며 2015년 대비 8%의 하락세를 보였고, 점유율도 3%가 줄어들며 9위에 오른 것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평균 판매 단가의 하락에 있다. 엘지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 단가는 139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14%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엘지 스마트폰은 판매량도, 수익률도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의 특성상 사후 지원과 유지 관리 비용이 꾸준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판매 단가의 하락과 판매량의 하락은 앞으로가 더 문제일 수밖에 없다.

다른 스마트폰과 동일한 사후 지원을 보장해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판매량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판매 단가까지 낮아지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이름표를 내세우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은 갤럭시S7 단일 시리즈만 하더라도 1,140만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초에 함께 공개되었던 G5와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물론,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인한 반사 이익이라는 평가도 많지만, 아무튼 삼성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손실을 갤럭시S7 시리즈가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신뢰와 재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반면 엘지는 1조가 넘는 손실을 비롯해, 점유율과 판매 단가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비관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등을 위한 V20의 출시 역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서 일부 마니아층에게 사랑을 받았을 뿐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의 생각과 자꾸만 엇박자가 나면서 다시금 ‘재도전’만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G6로 자신감 드러내는 엘지, 더 불안한 이유
최근 뉴스들을 통해 엘지가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심각할 정도로 긍정적인 이야기만 들려주고 있다.

차기 G6에 대한 기대감을 비롯해 주가 상승, 그리고 조준호 사장의 2,000주 매입을 비롯해 G6는 마치 실패할 수 없는 폰처럼 비춰지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르다. G6와 동일한 스펙, 아니 오버 스펙을 채택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스마트폰이 대거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



   

더이상 스펙에 있어서 양보를 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와 가성비를 내세우는 전략으로 인해서 G6는 구형 칩셋 탑재라는 아킬레스건에 더해서 스펙적인 우위를 보여주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출발선 자체가 뒤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거기다 1~2달 텀을 두고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8 시리즈가 차세대 칩셋을 탑재하며 단숨에 30~50%에 이르는 성능 향상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대기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G6 자체적인 아킬레스건도 무시할 수 없는데, 탈착식 배터리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소식부터 디자인적으로 호감을 얻지 못한다는 이야기들, 여전한 소프트키 탑재와 후면 지문 인식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까지 오히려 엘지만이 가진 장점들을 퇴색시키면서까지 다른 스마트폰의 장점을 뒤늦게 흡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내,외부적으로 불안 요소를 여전히 떠안고 있는 G6는 소비자들이 궁극적으로 다르다고 느낄만한 세일즈 포인트를 보여줘야만 하고, 그 가치라는 것이 적어도 2년 이상은 지속이 가능하다는 것을 엘지 스스로가 입증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올가을 등장할 V30를 내놓으며 다시금 ‘재도전’을 외치는 모습이 연상되는 것도 지금까지의 엘지가 스스로의 주장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다시 시작된 전략적 실패? 본질은 제품에 있다.
조준호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사실, 지난 G4 공개 이전에도 조준호 사장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했었고, 언론은 그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G4에 대한 자신감이라면서 그 소식을 대서특필한 것이다.

그러나 G4는 처참히 실패했다.


 
그렇다면 G5는 어땠을까? G5 공개 이전에도 조준호 사장은 만져보면 다를 것이라며 실제 제품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또다시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것처럼, G5는 6개월도 되지 않아 또다시 실패한 폰이 되고 말았다. 그 사이 출시된 V10과 V20 역시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한 판매량만을 보여준 상황. 그럼에도 엘지는 또다시 장밋빛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엘지전자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고, 다시금 조준호 사장의 자사주 매입을 대대적으로 알리며 기대감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G6에 대한 여러 힌트와 단서들을 스스로 내세우며 G6는 이러한 폰이니 관심을 가져 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소식을 흘리는 방식의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정말 효과적인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애플은 철저한 비밀주의로 공개 당일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고, 삼성 역시 차기 갤럭시S8에 대한 입단속을 지시할 정도로 정보 유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엘지전자만 유달리 정보를 흘리며 대중의 관심을 받으려 하는 상황이다. 물론, 당장은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전략 자체가 나쁘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아쉬움을 남겨왔던 공감을 얻기 힘든 마케팅이나, 본질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미래 가치를 담은 폰을 내놓지 못한 결과, 소비자들은 엘지전자의 폰이 출시된 직후 구매하는 대신,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편을 택하고 있다.

결국 엘지가 이번에 내놓을 G6 역시 아무리 빨리 생산하고 판매를 시작하더라도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갤럭시S8이 공개되고 출시될 때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이미 1:1로 겨뤄서 이기기 힘든 상대를 놓고서 소비자들이 삼성폰을 택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 자체에 있고, 제품의 경쟁력에 있다. 아무리 포장이 좋아도 제품이 그렇지 않다면 소비자들은 이내 다른 제품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엘지의 이러한 자신감이 근거 있는 것이기를 바란다. 명확한 근거를 두고서 이러한 자신감을 표출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그러나, 정작 뚜껑이 열린 차세대 G6가 V20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거나, 이도저도 아닌 기술의 조합에 그친다면 다시금 ‘재도전’을 외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다시는 재도전의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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