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31일 수요일

[Why] 9월 7일 동시 공개, 아이폰7과 맞붙는 V20이 걱정되는 이유


삼성도 피하려는 애플
사실, 전면전의 성적만 놓고 볼 경우, 애플의 아이폰을 1:1로 겨뤄서 이길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첫 주말 3일 동안의 판매량만 아이폰6가 1,000만대, 아이폰6s가 1,300만대를 찍는 아이폰을 넘어설 스마트폰은 없기 때문.

물론, 1년에 한 차례 출시되는 아이폰의 판매 전략으로 인해서 초기에 수요가 몰리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같은 논리라면 엘지의 G 시리즈나 삼성의 갤럭시S 시리즈 및 갤럭시노트 시리즈도 꾸준히 1년마다 하나의 신제품만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제품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플래그십 모델만 놓고 볼 경우 동일한 전략을 취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새로운 아이폰의 출시일과 겹치는 것은 어지간한 기업에서는 피하려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바로 1:1로 비교가 되기 때문.

그런데 엘지가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어디선가 많이 보던 풍경인 것 같은데, 지난 2월 삼성보다 몇 시간 먼저 G5를 공개하며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엘지의 전략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걱정이 된다.



엘지와 애플의 체급 대결?
엘지는 이번 V20을 한국과 미국에만 출시한 다음, 몇몇 국가에서 출시를 늘려나갈 뿐, 전 세계적인 판매 모델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미리 선수를 치는 것인지는 몰라도 V20으로 아이폰7과 직접적으로 대결하려는 것은 아님을 엘지 또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현시점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엘지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매년 스마트폰 시장의 수익 가운데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반면, 엘지는 심각할 정도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더구나 아이폰 시리즈는 첫 분기에만 7,000만대에서 8,000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엄청난 호응을 얻는 기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엘지는 이렇다 할 히트 모델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

엘지와 애플의 체급만을 놓고 대결을 하자면 그 팬덤의 수를 비롯, 기업에 대한 기대치에서부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엘지는 왜 아이폰이 출시되는 9월에 V20을 들고 돌아온 것일까?



엘지의 셈법은?
엘지는 지난해 10월 V10이라는 새로운 제품군의 시작을 알리는 제품 출시로 인해서 차별화된 사운드와 튼튼한 재질, 세컨드 디스플레이와 전면 듀얼 렌즈 카메라로 나름 독특한 스마트폰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완성했다.

그러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V20은 듀라스킨이 제외된 일반적인 알루미늄 재질의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신 음질에 더욱 집중하고 전후면 듀얼 렌즈와 함께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즉, 엘지는 특화 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아이폰이 모든 대중에게 사랑받는 하나의 스마트폰이라면, 틈새시장을 노리듯 엘지는 V20만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고 그래서 ‘듣다. 보다. 그 이상’이라는 문구를 통해 차별화를 선보이려는 것이다.

물론, 기존과 마찬가지로 10월에 등장해도 되고, 9월보다 빠른 8월에 등장해도 되었지만, 8월은 엘지의 최대 시장이라 볼 수 있는 국내에서 삼성의 최고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7이 출시를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10월까지 미루자니, G5의 판매량 하락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으로 보여 결국 9월로 예정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삼성을 피하고 애플을 택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은 아이폰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시장을 열기 위해서 V20을 작년보다 더 빨리 출시하기로 한 것일지 몰라도, 대중들이 보기에는 마치 아이폰과 전면전이라도 하려는 듯한 것처럼 보인 것이다.



아쉬운 엘지의 전략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모든 기기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좋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와 디자인, 마케팅이라는 3박자가 맞아야 하는 것인데 이것이 자꾸만 엇박자가 난다는 것이다. 아무리 대작 영화라고 하더라도 어떠한 영화와 함께 개봉되는가에 따라서 흥행이 전혀 달라지는 것과 같은 시장 논리를 엘지는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현재 상황을 놓고 보자면, 엘지는 스스로 G5의 실패를 공언했고 이후 G5의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으며 특히나 G5 프렌즈의 판매량은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이런 상황에서 V20의 출시 소식이 들려왔다.



   

엘지가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9월 7일 공개를 통해 일반적으로 9월 9일에 공개가 되었던 아이폰보다 앞서서 대중의 관심을 끌려고 했던 것인지, 아무튼 아이폰이 공개될 9월로 출시 날짜를 잡아 버렸다.

그런데 애플이 돌연 9월 9일이 아닌, 9월 7일 공개로 변경했고 결과 엘지와 애플이 같은 날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엘지는 구형 기기가 아닌 신제품에 올인하고 있으며 아이폰과 맞붙으려는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다.

차라리 그 사이에 G5 프렌즈를 새로 내놓고 G5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G5 누가 업그레이드를 가장 빠르게 제공하며 기존대로 10월에 V20을 출시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9월 7일 동시 공개, 승자는?
승자가 정해진 게임이 있다. 피겨에서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가 그러하고 양궁에서 한국 대표 팀과 붙는 경기가 그러하다. 그럼에도 경기는 계속된다. 김연아 선수가 현역으로 뛰던 당시에도 꾸준히 얼굴을 보이던 선수들은 있었으니까.

그런 점에서 엘지의 칠전팔기와 같은 도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확실히 차별화가 되는 세컨드 디스플레이나 음질에 대한 집중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9월 초에 공개하며 아이폰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는 것 또한 대단해 보이기도 하다.



적어도 아이폰7과 함께 공개된 것만으로 많은 언론에서는 아이폰7과 V20을 비교하는 뉴스와 포스트들을 통해 대중적으로 홍보 효과는 제대로 얻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그러나 칠전팔기도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

꾸준히 지적을 받아온 디자인 문제를 해결해서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 갖고 싶은 폰이 되는 것이 첫 번째이고, 배터리 효율성을 높여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폰이 두 번째이고, 그다음이 독창적인 기능일 것이다.



9월 7일에 공개될 두 가지 스마트폰의 결말은 어쩌면 정해져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과연 V20이 몇 등까지 하게 될지는 여전히 알 수가 없다. 칠전팔기의 마음으로 도전한 엘지를 응원하면서도 걱정이 되는 이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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