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8일 금요일

한국 아이폰 유저가 겪는 ‘알려지지 않은’ 차별들


애플은 마케팅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장점은 더 멋지게 포장하고 단점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 방식으로. 물론 거의 모든 기업이 그렇겠지만, 애플은 이 장점을 더 맛깔나게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애플은 감성을 자극하며 IT 기기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그 무언가를 애플의 제품에서는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점에 있어서 애플의 마케팅 능력은 제대로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애플에 대해 호의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 뒤에 따라오는 ‘당연한’ 서비스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내에서는 들어보지도 못 했던 서비스들일지도 모르며, 그런 것이 있다는 것만 들어봤을지 모를 그런 서비스들 말이다.

당장 애플스토어를 비롯, 애플 뮤직이나 애플 페이, 뉴스 서비스나 애플 TV 등등, 수없이 많은 서비스를 국내에서는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면 애플의 이러한 차별은 곳곳에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애플도 가능한 부분 수리
대부분의 한국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아이폰의 수리 방식은 사실상 ‘리퍼’로 시작해서 ‘리퍼’로 끝이 난다. 오죽하면, 홈 버튼이 고장 났는데, 리퍼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 인터넷에 쌓여 있을 정도.

그러니까, 자동차를 샀는데 타이어 한 쪽이 망가졌다며 어떻게 하면 다른 차로 교체를 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말이 안 된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애플은 공식적으로 애플스토어를 런칭한 국가들 이외에서는 부분 수리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거기다, 위탁 업체를 통해 A/S 서비스를 시행하기는 하지만, 그들이 가지는 권한은 말 그대로 ‘위탁’일 뿐이라서 수리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다.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몇몇 부품에 대한 부분 수리를 지원하거나, 액정에 대해서만 별도 교체 서비스를 내놓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교체한 액정을 애플이 가져가면서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같은 앱도 더 비싼 앱스토어
그러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차별도 있다. 그러니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유저들이 신뢰하고 자주 이용하는 앱스토어 이야기다. 앱스토어는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달러’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그래서 처음에 계정을 만들 때도 해외 결제가 가능한 신용/체크 카드만 등록이 가능한데, 이로 인한 불편함이 상당히 존재한다. 환율에 따라서 매번 다른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

   


이를테면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한화로 5,000원에 판매하는 앱이 있다면 앱스토어는 언제나 달러로만 판매가 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라서 1,000원에서 그 이상의 차액을 더 지불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금액 차이는 고가의 앱일수록 더욱 벌어지게 되는데, 결국 환율이 높아질수록 앱스토어에서 구입하는 앱의 가격 또한 상대적으로 더 오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모티콘 하나도 무조건 1달러부터
우리가 껌을 구입하려는데, 무조건 1,000원 단위로 판매한다면 어떠할까?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물건을 다이소에서 판매하듯 1,000원 단위를 적용할 경우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까?

이를테면, 작은 포켓용 화장지 하나도 천원이고 색종이 5개 묶음도 천원부터, 이쑤시개도 무조건 천원 단위로 판매가 된다면 상당한 비용이 추가될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 앱스토어에서는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당장, 이모티콘만 보더라도 개발자는 1200원이나 1300원에 판매하고 싶어도, 애플의 판매 단위는 무조건 0.99달러 - 1.99달러 - 2.99달러 이렇게 1달러씩 차이가 벌어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1200원에 팔고 싶어도 손해를 보면서 1달러에 판매를 하거나, 아니면 2달러에 맞춰서 판매해야만 하는 것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가격 결정권을 잃은 채 경쟁력을 놓치게 되고, 소비자 역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앞서 언급된 무조건 ’달러’ 결제와 ‘1달러’ 단위의 결제 방식이 더해지며, 국내 앱스토어에서 결제하거나 인 앱 결제로 무언가를 구매할 때면, 생각보다 더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통합 서비스?
그러나, 이러한 시선에 대해서 애플은 전 세계적인 시스템이며 한국만의 차별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한다. 과연 그럴까? 물론,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국내에서처럼 달러로 앱스토어 결제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국가에서 달러로 결제하는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유럽에서는 유로를 기준으로, 일본은 엔화를, 중국조차도 위안화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

결국, 전 세계 통합 서비스라고는 하지만 시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곳에서라면 어김없이 해당 국가에 맞는 결제 환경에 맞춰주는 것이 바로 애플이다. 또한 1달러 단위의 결제 방식도 차이가 있다.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방식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중국의 경우는 0.15달러 단위가 존재하고, 0.45달러 단위를 제공하는 등, 더 많은 판매 단위를 제공하면서 마켓에 맞춰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별도의 단위를 제공하는 나라는 중국뿐만이 아닌, 영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들도 더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라고 해서 못해주는 것이 아닌, 한국에는 해주지 않는 것이라 보는 것이 맞다.



한국 소비자는 모르는 서비스들
여기에 더해, 한국 소비자들은 누리지 못하는 다른 많은 서비스들도 있다. 당장 전 세계 거의 모든 음악을 담았다는 애플 뮤직 서비스나 간편한 애플 페이 서비스, 애플 TV나 뉴스 서비스도 국내에서는 만나볼 수도 없다.

더구나 애플 뮤직의 경우도 애플은 국가에 따라서는 차등 요금을 적용하기도 하지만, 현재 관행대로라면 국내 진출시에도 결제는 달러로만 가능할 것으로 보여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질 우려가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애플스토어의 부재인데, 애플스토어가 없다 보니 소비자들은 별도의 리셀러 마켓에서 구매를 해야만 하고, 명백한 초기 불량임에도 바로 교환을 받지 못하고 수리 센터로 향하는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 아니 어쩌면 환율로 인해 사실은 더 비싸게 아이폰을 구입하면서도 국내에서는 아이폰 서비스의 절반도 누리지 못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이 문제?
애플의 애플스토어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나, 다른 서비스의 국내 진출이 무산되는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여전히 국내 환경 탓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이 그러할까?

한 기업이 하나의 국가에 진출하려는데, 그곳이 해당 기업에 최적화된 곳일 가능성은 몇 퍼센트나 될까? 그러니까, 애플스토어를 열기만 하면 판매가 몇 배는 상승하고, 애플 뮤직도 내놓으면 무조건 모두가 가입하는 그런 환경 말이다.

사실, 이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라 볼 수 있다. 현재까지도 거의 모든 기업이 그러했듯, 기업이 먼저 국가에 맞춰야 하는 것이 맞다. 먼저 서비스를 내놓고, 자신들의 장점을 어필하며 다양한 혜택을 먼저 줘야 한다.

서비스의 지속 여부는 그 이후에 달려 있는 문제다. 현재 전 세계 애플스토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미국에 있다. 그러나 영국에 39개, 캐나다에도 29개, 일본은 9개, 심지어 중국은 무려 19개에 달하는 애플스토어가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큰 손이라고는 하지만, 애플의 서비스는 지극히 몇몇 국가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 2013년에 중국에서 논란이 된 애플의 AS 서비스에 대해서는 팀 쿡 애플 CEO가 직접 성명을 내며 사과를 전하기도 했을 정도.

같은 상황이 국내에서 벌어지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의 AS 정책을 꼬집고 소비자들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도 애플은 전혀 반응을 하지 않은 것과는 전혀 상반되는 모습이라 볼 수 있다.







올바른 소비자의 권리
아이폰은 국가와 환율에 따라서, 최대 13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GDP나 소비자 물가 지수에 따라서 체감 비용은 더욱 상승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중국의 경우도 1년 연봉과 아이폰의 가격이 맞먹는 소비자들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어떠한 비용을 지불하든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의무와 권리가 있음에도 그것을 당연시 여기는 것은 소비자로서의 직무유기일지 모른다.

소비자는 애플의 대변인도 아니고, 애플의 수익을 책임지는 자선 업자는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도, 일부 애플 소비자들은 여전히 애플의 이러한 정책을 옹호하기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비난할 것은 해야 하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소리를 외쳐야만 한다. 그래야만 기업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고 결국 서비스의 개선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마케팅의 귀재다. 스스로가 가장 잘 하는 것을 더 멋지고 그럴듯하게 포장할 줄 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그 속에 담긴 이면을 볼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그렇게 좋다고 말하는 아이폰으로 누릴 수 없는 것들에 관해서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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