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4일 수요일

MWC서 사라진 스마트워치 어딨니? 내 목소리 들리니?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를 애타게 찾던 동룡이는 이렇게 외쳤다. ‘덕선아 어딨니? 내 목소리 들리니?’ 그러나 이제는 MWC 2016에서 이렇게 외쳐야 할 것 같다. ‘스마트워치 어딨니? 내 목소리 들리니?’

올해 MWC 2016의 테마는 단연 ‘모바일’이었다. ‘모바일이 전부다’라는 기조에 따라서 각 업체들은 하나같이 새로운 모바일 기기를 내놓으며 관람객과 언론의 흥미와 관심을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해만 해도 거센 돌풍과도 같았던 스마트워치가 이번에는 잠잠하기만 하다. MWC 2016은 새로운 스마트워치가 데뷔하기에 최적의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이렇다 할 신제품을 내놓지 않은 것.

삼성 역시 지난해 내놓은 기어S2를 전시했을 뿐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선보이지 않았고, 엘지전자 역시 동일했다. 다만 기존 시계 회사들의 스마트워치로의 도전이 간혹 눈에 띄었을 뿐이다.

아니, 어떻게 해서 스마트폰의 다음 주자로 손꼽혔던 스마트워치가 이렇게나 밀려나게 된 것일까? 스마트워치는 기존의 시계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스마트기기’였는데 말이다.



스마트워치는 시계다, 그래서 필요 없다? 
스마트워치에서 스마트를 기대하지 말라는 다소 아이러니한 평가가 많다. 이유는 단연 기술의 한계와 사용 환경상의 한계로 인해서 스마트워치를 진짜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것은 다소 시기 상조라는 평가 때문이다.

스마트워치가 처음 등장할 때에는 당장이라도 손 위에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크고 거추장스러운 녀석을 대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장밋빛 희망을 품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워치는 포스트 스마트폰을 표방하며 등장했기 때문.


물론 방향성이 잘못 잡힌 것이겠지만, 아무튼 초창기 스마트워치는 마치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제품이라도 된다는 듯 등장했고,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원하는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며 홍보했었다.

심지어는 카메라까지 장착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홍보하며 과거의 수십만 화소에 불과한 카메라를 이 작은 기기에 구겨 넣기 위해 안간힘을 쓸 정도였으니 스마트워치에 대한 방향성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제정신을 차린 스마트워치는 다시금 시계임을 강조했고, 본연의 기능인 시간을 보여주고 스마트폰의 알림을 놓치지 않고 손목에 띄워주는 알림 기능 하나에 의존하는 형국이 되었다.

실제로도 스마트워치 사용자 가운데 절대다수는 스마트워치를 시간 확인용 혹은 알림 확인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 결국 스마트워치는 여전히 시계의 한계와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2015년에는 무슨 일이?
2015년에는 애플워치가 출시되었고, 각 제조사들이 앞다퉈서 스마트워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최대 기대주였던 애플이 내놓은 애플워치조차도 기대에 한참이나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에 그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 자체가 거품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즉,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만큼 성숙한 시장이 되지 못했고, 추가 수익을 내기도 힘들었으며, 이미 시작부터 레드오션과도 같았다는 것. 소비자들은 자꾸만 저렴한 스마트워치에만 눈을 돌렸고 그마저도 이내 관심이 식어 버렸다.


   

스마트워치를 구입한 사용자들은 채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중고 마켓에 판매하는 상황이었고, 언론뿐만 아니라 대중의 관심도 급격히 식어만 갔다. 새로운 스마트워치는 끊임없이 등장했지만 그 어느 제품도 스마트워치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 것이다.

스마트워치 자체가 가진 태생적인 한계를 벗어난 제품도, 기존의 틀을 벗어난 제품도 등장하지 못하면서 스마트워치는 대중의 관심이 아닌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자 수십만원대 중고가 시계 시장을 재편하는 수준에 그쳐야 했다.



2016년의 스마트워치 시장은?
올해 스마트워치 시장도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유는 우선 여전히 1세대에 머물러 있는 스마트워치를 2세대로 끌어올려줄 기술적인 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아직까지는 그 작은 크기의 기기 속에 일주일 넘게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도, 획기적이고 진짜 쓸모 있는 기능을 품는 혁신도 등장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2016년에도 스마트워치 2.0을 만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번 MWC 2016만 하더라도 그렇다.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스마트워치가 아닌 다시금 스마트폰에만 집중하고 있다. 화웨이 역시 화웨이워치2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번 MWC에서 만나볼 수는 없었다.

여전히 몇몇 업체에서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내놓았음에도 언론과 여론 중 어느 곳에서도 스마트워치 소식을 기다리는 곳이 없었으며 크게 관심을 가지고 보도를 한 곳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이미 스마트워치 자체가 대중의 관심 밖으로 벗어났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2016년 역시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킬 빅 카드는 크게 없는 상황이다.


구글의 관심을 받은 점자 스마트워치, 진짜 필요한 진보는 이러한 변화가 아닐까? ▼

스마트워치 2.0은 언제, 어떻게?
그렇다면 스마트워치의 발전 방향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은 현재까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매일 충전하고 사용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있어서 또 다른 불편함이자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

더 오래가는 배터리와 함께 스마트워치가 실제 생활 속에서도 유용한 기기가 될 수 있도록 차별화된 ‘혁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지금의 스마트워치는 그저 하나하나 나열된 기술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워치 2.0 시대가 도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고, 다음으로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을 벗어난 스마트워치의 활용성을 진지하게 고민한 제품이 등장해야만 한다.

엘지가 G5를 통해서 소비자들이 생각지도 못한 변화를 선보였듯, 스마트워치 역시 ‘시계 그 이상’을 선보이고, 그것이 실제로도 유용하도록 혁신을 보여줄 때에만 소비자들은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IT 기업들이 먼저 관심을 거둬버린 스마트워치는 대중에게 있어서도 더 이상 필수적인 제품이 아닌, 또 하나의 IT 기기 카테고리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엘지가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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