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5일 목요일

‘후면 엣지’ 훔치고 ‘가격’ 비싸진 샤오미 ‘미5’ 뜯어보기


샤오미는 과감하다. 무엇을 믿고 그리 당당한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가 매우 진보되고 발전된 기업이라 생각하는 것 같이 행동한다. 그 자신감 하나는 100점 만점에 200점을 줄 수 있을 정도.

그러나 그 자존심의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 카피캣으로 시작된 샤오미는 해외 시장의 큰 벽을 넘지 못한 채 여전히 온실 속 화초처럼 중국 내에서만 기세등등하다. 그 사이 유일한 장기였던 높은 가성비도 점차 빛을 잃어가는 중.


   

이번에 내놓은 샤오미의 새로운 미5는 간단히 말해서 한화로 51만원에 이른다. 기본 모델의 위안화 판매 가격에 순수한 한화 환율 적용으로도 이 가격이 나오기 때문에 실제 판매 가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

물론, 비슷한 스펙의 미5 스탠다드 모델은 여전히 1,999위안에 판매된다. 한화로는 38만원 정도. 여전히 가성비는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이제 이 가격대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굳이 샤오미가 아니더라도 다른 대안도 많다.

그렇다면 샤오미의 첫 유럽 데뷔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샤오미는 글로벌 출시 모델로서 당당히 미5를 들고 나왔으며 첫 출사표를 던졌다. 특허 문제에 대한 비난도 인식했는지 이번에는 특허 이야기를 유달리 많이 하기도 했다는 점은 안 비밀.



1년 반 만에 등장한 미4 후속 모델
미5는 미4의 후속 모델이다. 미4는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와 3기가 램, 5인치 FHD 디스플레이와 3,000mAh 일체형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으로서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1999위안의 제품이었다.

미4가 2015년이 아닌 2014년 7월에 공개되었으니 이번 미5는 1년 반 만의 귀환이라 볼 수 있겠다. 그 사이 샤오미가 내놓은 신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직속 후임이라 볼 수 있는 녀석은 아무튼 미5인 셈.


미5는 이번 MWC 2016을 통해 유럽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으로, 올해 등장할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거의 동일한 스펙을 갖추고 있다.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와 3/4GB 램 및 32/64/128GB UFS 2.0 규격의 내장 메모리를 가진 것.

여기에 1600만 화소 카메라와 5.15인치 FHD 디스플레이로 428ppi에 이르는 제법 괜찮은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무게는 144g에 불과하며 다양한 통신 규격을 지원해서 더욱 빠른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고.



3가지 파생 모델로 등장한 미5
미5는 3가지 모델을 가지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용량별로 프리미엄이 나뉘게 되는 것이다. 미5 스탠다드 모델은 32기가 메모리를, 미5 프라임 모델은 64기가 메모리, 마지막으로 미5 세라믹 에디션은 128기가에 4기가 램까지 갖추고 있다.

   


최고급형인 미5 세라믹 에디션은 뒷면의 재질까지 변화시키고 램을 1기가 더 추가할 정도로 최고급에 맞는 변화를 추구했다. 즉, 최고 사양을 원한다면 세라믹 에디션을 통해서 돈을 좀 더 지불하라는 것.

제품별 가격 차이는 각각 300위안씩이다. 한화로 57,000원 정도인데 나름대로 이해는 가능한 정도의 가격 차이로 보인다. 아무튼 미5는 스탠다드를 기본으로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스펙 기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후면 엣지를 훔치고 고속 충전을 더하다.
미5는 삼성의 디자인적 아이덴티티와도 같은 후면 엣지를 훔쳤다. 디자인 차용이라고 해야 할지 과감한 도용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샤오미는 예전부터 삼성이나 애플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LPDDR4 규격을 가진 최대 4기가 램에 더해서 삼성이 먼저 내놓았던 UFS 2.0 규격의 내장 메모리를 통해 데이터 접근 속도를 더욱 높여서 쾌적한 사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FHD에 머물러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만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다. 굳이 VR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FHD도 결코 흐릿하다거나 아쉬운 스펙은 아니기 때문. 오히려 퍼포먼스가 더욱 좋아진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또한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술인 OIS를 탑재한 16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새로운 퀵차지 3.0 기술의 적용으로 1시간 만에 최대 9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고. 결국 넣을 만한 스펙은 거의 다 넣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샤오미가 말하는 미5의 장점은?
샤오미는 미5의 두께가 겨우 7.25mm에 불과하다면서 매우 얇은 디자인을 가진 것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내세웠다. 또한 무게 역시 아이폰보다도 가볍다고 홍보하며 두께와 무게에서 매우 발전했음을 어필하려 했다.

또한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특허 21가지를 획득했다며 특허를 상당히 의식하는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아무튼, 샤오미는 미5의 기본기가 매우 탄탄하며 제품의 완성도가 높음을 어필하려 하는 듯했다.



점점 비싸지는 샤오미?
사실, 기본적인 스탠다드 모델과 최상위 모델인 세라믹 에디션의 하드웨어적인 스펙 차이는 대동소이하다.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인데, 램이 1기가 더 늘어나고 내장 메모리가 더 늘어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을 통해서 샤오미는 슬금슬금 가격을 올리고 있다. 마치 애플이 아이폰6s를 내놓으면서도 16기가 모델을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고급형 제품을 끼워 넣으며 가격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결국 이로 인해 샤오미 스마트폰을 50만원 이상 주고 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물론 중국의 공식 출고가 대비 국내 판매시 가격은 더욱 높아져서 최대 60만원 가까이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샤오미 역시 특허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고 특허 싸움에서 질 경우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제품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

나날이 오르는 중국 내 인건비와 함께 더욱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 속에서 의미 있는 판매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의미 있는 수익이기 때문에 샤오미로서도 가격을 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샤오미는 소니 센서 탑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카메라 화질에 자신이 있음을 내비쳤다 ▼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표준으로 불리는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에 더해 4기가 램과 128기가 메모리로 부족함 없는 기본기를 갖췄다고 한다 ▼

스냅드래곤 820은 상당히 개선되고 발전한 칩셋으로서 스냅드래곤 810의 아쉬움을 많이 극복했다 ▼

3,000mAh에 달하는 제법 높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일체형이라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

카메라를 강조하는 여느 제조사들과 같이 샤오미 역시 카메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

매우 얇은 베젤을 강조하며 일명 '구라 베젤' 이 아님을 어필하고 있다 ▼

골드 색상  + 후면 엣지를 통해 삼성의 디자인을 절묘하게 가져온 듯 하다 ▼

퀵차지 3.0을 통한 더욱 빨라진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고 ▼

샤오미가 보여준 샘플대로라면 야간 촬영이 매우 좋아졌지만 조리개 값은 F2.0으로서 숫자가 더 낮을수록 좋은 조리개의 특성상 삼성의 F1.7에는 미치지 못했다 ▼

카피캣 샤오미, 구매해도 될까?
가격이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말이 중국산 제품을 중심으로 많이 나오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제품이 쓸만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것으로서 제품이 카피캣이든 아니든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입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미5는 가격적으로도 큰 차별화를 보이기 힘든 상황이고, 여전히 브랜드 가치로는 중국 내의 화웨이에게도 밀리는 형국이라 애플과 삼성 및 엘지와 화웨이에 이르는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확실한 이미지메이킹을 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결국 소비자들이 고려해야 하는 것은 미5의 높아진 가격과 함께, 백도어 논란도 있었던 샤오미 제품이라는 것과 카피캣으로서 국산 스마트폰의 장점을 자꾸만 훔쳐서 자신의 것인 양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국내 공식 출시 역시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직구로 구입하려 한다면 가격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고, 국산폰과는 전혀 다른 AS로 인해서 불편함을 겪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자신만의 색을 만들고 발전시키지 못한 샤오미는 이번에도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한 채 미완의 미5를 내놓았다. 여전히 30만원대라는 가격에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박수를 보내기는 힘든 이유가 아닐까 한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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