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14일 수요일

엘지 V10 낯설지 않은 첫인상, 과도한 친절이 오히려 불편한 이유


엘지전자의 최대 야심작이자 결코 실패해서는 안되는 폰, V10의 출시로 인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어느때보다도 치열한 접전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거의 같은 스펙의 스마트폰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브랜드에 따라서, 제품군에 따라서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모두 스펙이 상향평준화가 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V10은 독보적인 하드웨어 스펙의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타 스마트폰을 따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만져본 V10은 발열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화면의 해상도는 충분히 선명했으며 카메라 촬영은 딜레이 없이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며 아쉬움을 던져주기도 했는데요.

초기 셋팅을 진행하면서 받은 느낌이라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려주려다보니 너무 과도하게 친절하다는 의외의 ‘불편함’이 존재했습니다. 아이폰은 켜서 그저 사용하라고 알려줄 뿐 추가 설정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V10은 지나치게 친절했던 것이죠.



이를테면 처음에 반갑다며 인사를 하는 것부터, 계정을 등록하고 보안을 등록하고 사용 계약에 동의하고, 법적 고지를 알려주고, 백신 설치, 스팸 차단 설정, 노크코드 설정, 세컨드스크린 사용방법, 사진 촬영시 팁 등등 수없이 많은 과정을 안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책임을 이용자에게 떠넘기려고 속히 진행하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과연 진짜 도움이 되는 과정인지, 정말 필요한 필수 과정인지에 의문이 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용하면서 하나씩 알려줘도 되는 것을 한 번에 알려주기 때문이죠.


V10이 차별화를 선보이려 했다면, 차라리 ‘꼭’ 처음에 알아야 하는 일만을 알려주고, 나머지는 시간이 지난 이후에 알려줘도 좋을 것 같은데, 지나치게 많은 것을 한 번에 처리하려다보니 나중에는 어떤 것에 동의하고, 무엇을 승인했는지 잊어버릴 정도였습니다.

다른 안드로이드폰 역시 그러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분명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도 불편함을 초래했습니다. 친절하다고 생각했던 팝업 설명창은 너무 자주 떠서 꺼버리기 일쑤이고, 결국 진짜 사용할 때에는 오히려 사용법을 몰라서 헤매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죠.

   


초기 설정시 ‘간편 설정’ 혹은 ‘자세한 설정’ 등으로 나눠서 진행을 했다면 어떠할까 싶기도 합니다. 이미 자주 스마트폰을 교체하고 사용하는 사용자들로서는 불필요한 과정이라고도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V10만의 차별된 기능을 사용하기도 전에 지쳐버리게 만드는 초기 설정은 아쉬웠습니다. 완성도 높은 기능을 일일이 강조하고 자꾸만 이야기하다보니 오히려 그 의미가 퇴색된다고 할까요?


전원을 켜기 전까진 매우 심플했던 V10, 그러나 전원이 켜진 이후부터는 수많은 설정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무엇을 동의해야 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잘 모르지만 일단은 '다음'을 눌러서 진행해야만 했던 것이죠 ▼

다양한 설정이 진행됩니다. 계정을 추가하고 휴대전화를 보호하기 위한 설정을 해야만 하는 것이죠. 물론 계정 설정은 꼭 필요하겠지만 추가 작업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

노트코드 역시 처음부터 설정을 해야 하는데, 물론 필요할지는 몰라도 노크코드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어려운 과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사적인 내용을 숨겨야 할지도 고민을 했고, 올레 로그인까지 이어지는 과정은 지나칠 정도로 친절했습니다 ▼

백신을 설치하는 모습, 왜 동의가 필요한지 몰라도 수많은 기본앱에 포함되지 못한 채 추가 설치 및 설정 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사진에는 제외되었지만 이 때 모든 장면을 찍지 안았음에도 수십장의 사진 촬영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메인 화면 ▼

메인화면이 등장하자 안심을 하려는 찰나, 또 다시 알림의 연속이었습니다. 새로운 기능이 많다보니 모든 기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매번 설명하는 것이죠. 사용자에 따라서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

각 항목을 실행할때마다 나타나는 알림창, 다시 표시 안 함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정작 궁금할때는 어디서 알아봐야 하는지 난감할 것 같았습니다. 친절한 V10이 부담스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크롬을 실행하면 보란듯이 다시 설정이 진행됩니다. 동기화를 하라는 둥 계정을 만들라는 둥 로그인을 하라는 둥 추가 설정을 진행하면 겨우겨우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것이죠. 처음 켜서 인터넷에 접속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

스팸 방지까지 일일이 설정을 진행하고 나면 메인 화면에서 둘러보다가 다양한 모아보기 화면을 만나게 됩니다. 흡사 카카오홈과 비슷했는데요. 그리 유용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기프트팩때문에 아직은 켜두고 있습니다 ▼

기본 앱의 디자인이나, 앱의 갯수나 모두 V10이 어떠한 폰인지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지 않은 채 중구난방식으로 펼쳐져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기본으로 설치되어야 하는지 모를 통신사 앱들까지 말이죠 ▼

올레로 도배가 되어서 온통 붉은색입니다. 새빨간 V10을 보고 있자니 이 녀석들을 어떻게 감춰둘까, 어떻게 지워버릴까부터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정도면 공해 수준이네요 ▼

메인 UI는 한참이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프라다 폰의 새로운 시도는 온데간데 없이 그저 그런 UI로 슈퍼폰이라고 하니 난감할 정도였는데요. UI에서의 차별화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

전화 키패드의 경우는 무난했습니다. 딱히 어울리지도, 그렇다고 못봐줄 디자인도 아니었는데요. 그저 전화기로서의 역할만 수행하는 듯 했습니다. 점점 깔끔해지며 발전하고는 있는데, 더욱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

유튜브를 실행하니 의외의 나침반이 방향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색다른 UI를 도입했다고는 하는데,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나마 유튜브 앱은 '완료'가 바로 나타나니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장황한 초기 설정과 첫 사용이 마무리되었습니다 ▼

   

전반적인 UI는 세련미와는 거리가 멀었고, 심플한 사용도 힘들었습니다. 여전히 직관적이지 못한 구성과 매우 많은 기본앱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사용한지 하루만에 램 사용량은 평상시에 70%를 넘어서며 4기가 램이 맞나 싶기도 했습니다.

아이폰처럼 사용하고 싶은 UI가 아닌, 어서 빨리 테마를 설치하고 싶은 기분이 들게 만들어준 것이죠. 친절하고 익숙함을 던져준 것은 좋았지만, V10만의 차별화를 보여주는데는 실패한 내부적인 UI와 설정들이 사용자 경험을 떨어뜨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차후에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UI부분은 사용자 경험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제조사들이 여전히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외관 디자인이 비슷해지면서 유일하게 차별화를 선보일 수 있는 내부 UI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텐데 말이죠.

하루빨리 마시멜로 운영체제를 먹은 V10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롤리팝의 과도한 램누수 현상 없는 빠릿하고 깔끔한 마시멜로를 경험하고 싶기 때문이죠. 이상 V10에 대한 두 번째 리뷰이자 첫 설정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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