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2일 수요일

우리는 언제부터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쉽게 바꿨을까?

첫 휴대폰을 기억하시는가요? 부모님께 한참이나 매달려서, 혹은 성적 향상이라는 감언이설로, 또는 첫 월급을 받고 나서야 겨우 구매했던 첫 휴대폰은 누구에게나 남다른 의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그렇게 힘들게 구매한 스마트폰을 2년마다 바꾸는 것이 '당연시'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혹여나 고장날까 조심스레 사용하던 것이 폰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새 휴대폰에 컬러가 도입되기 시작하고, 소리가 선명해지기 시작할 즈음부터 우리는 자연스레 스마트폰 교체를 더 자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씩 주변에서 스마트폰을 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돌리고, 접기까지 하는 모습, 심지어 사진까지 찍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이 '일상'으로 변한 것입니다.

그렇게 신기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것에서, 이제는 접거나 펴거나 돌릴 필요도 없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휴대폰계의 이단아와도 같이 시장을 휩쓸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기능들이 휴대폰 속으로 들어왔고, 급기야 휴대폰에서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만해도 매우 비싼 기능이라 잠깐 얼굴만 확인하던 것에서 이제는 대수롭지 않게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서히, 하지만 확실히 우리의 손에 쥐어져 있던 휴대폰은 어느새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며 더 자주 새로운 기기를 찾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새 스마트폰도 6개월만 지나면 구형이 되어버리는 현실 속에서 2년이나 사용한 폰은 '사골'이라는 표현까지 사용되며, 빨리 새로운 폰을 구매하도록 여기저기서 유혹을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이 익숙한 지금으로서는 2년 전의 스마트폰이나 지금의 스마트폰이나 하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2년마다 100만원에 달하는 스마트폰을 교체하고 있으며, 1년에 백만원이 넘는 돈을 통신사에 가져다 바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소비 자체가 '과소비'라거나 '비합리적인 소비'라고 일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전에는 카메라를 사고, MP3를 구매하고, 컴퓨터를 사고, 책을 구입하며, 프랭클린 플래너를 교체하던 것에서 이제는 단 하나의 기기로 모든 것을 다 하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의 기기를 2년간 매일매일, 그것도 자주 사용한다면 더 쉽게 고장나고 더 쉽게 실증이 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기기로 줄어든 소비 지출은 어쩌면 여러 기기에 분산해서 지출하던 것보다는 오히려 절약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패션이 그러하듯, 스마트폰 역시 패스트패션과도 같은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입니다. 매일 입던 옷을 내년에도 입고 2년 뒤에도 입기는 힘든것처럼, 스마트폰 역시 동일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죠.





첫 휴대폰은 떨림이었고, 첫 문자는 설레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스마트폰은 일상이 되었고, 삶에서 매우 많은 것을 해주고, 또한 해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우리 삶의 중심으로 들어온 바로 그때부터, 우리는 100만원이 넘는 스마트폰을 2년도 채 안되어 바꾸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던 것은 아닐까요?




하루 2,000원이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스마트폰. 그렇게 한 달에 6만원을 지출하는 소비가 나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지금 하고 있는 소비가 '필요'에 의한 소비인지 '보여주기 위한' 소비인지는 점검하기 바랍니다. 한 달에 6만원은 큰 돈이 아닐지 몰라도, 2년에 140만원은 매우 큰 돈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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