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2일 목요일

LG전자가 선보일 ‘오래 쓰는 폰, G7’ 소비자들 마음도 같을까?


이야기의 핵심만 짚어보자면 소비자들의 의견과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스마트폰을 1년에서 2년마다 교체하는 것은 과소비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보자면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가 짧을수록 수익은 늘어나기 때문에, 엘지전자의 이러한 선언은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엘지는 왜 ‘오래 쓰는 폰’을 내세우는 것일까? 우선 엘지전자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벌써 10분기가 넘도록 적자를 기록하는, 그것도 천억원대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는 현재의 상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중국은 가성비를 넘어선 프리미엄 이미지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고, 삼성과 애플은 자신만의 플랫폼을 구축하며 락인(Lock In) 전략을 제대로 구사하고 있다.




반면에 엘지는 엘지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노트북으로 이어지는 스마트 라인업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면서 각개전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부문에서의 부진이 뼈아프다. 중저가폰은 브랜드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는 유의미한 판매량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신뢰도 하락과 브랜드 가치 하락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엘지전자는 스마트폰을 오래 쓸 수 있도록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사후지원을 강화하고, 새로운 스마트폰의 기능들을 구형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하도록 제공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4월 10일 서울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를 오픈하는 등, 다양한 행보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과연 엘지의 이러한 전략이 먹혀들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신제품의 출시를 늦췄던 지난 1분기 엘지전자의 적자가 다소 줄어들었다는 성적표가 공개되었다.

그러니까,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손실은 줄었다는 뜻이다. 엘지전자는 이점과 관련해서 신제품 개발 및 제반 비용을 절감해서 적자폭을 줄였다며, 앞으로도 롱테일 전략을 통해서 파생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러한 엘지전자의 전략은 소비자들의 의견과도 일치한 것일까? 표면적으로만 보자면 나쁠 것이 없어 보인다. 지속적인 사후지원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존 모델 업그레이드 지원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갖고 싶은 제품’과 ‘오래 쓰는 제품’은 전혀 다르다는데 있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에는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애플이 무려 160만원에 달하는 아이폰X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에도 충성 고객과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꾸준한 니즈 덕분이었다.

더구나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서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 시리즈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유기적으로 연동하면서 하나의 제품에서 다른 제품으로 이어지는 플랫폼을 제대로 구축한 상황이다.


 


한 번 애플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애플 제품을 구입한다는 뜻이다. 실제 미국의 10대 가운데서 10명 중 8명이 아이폰을 사용할 정도로 아이폰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아이폰 보유 비율이 82%에 달할 정도이고, 이 비율은 나날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애플 공화국이 더욱 굳건해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엘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를 하기 위해서는 오래 쓰는 폰과 갖고 싶은 폰이라는 2가지 타이틀을 모두 획득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갖고 싶은 폰이 되어야만 소비자들이 구매를 하게 되고 시장이 형성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소비자층이 두터워지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사후지원으로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현재까지 알려진 G7 씽큐가 갖고 싶은 폰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무엇보다 ABCD를 내세운 기본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이유로 G7이 그저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이 될 것 같아서다.




이미 상향 평준화가 된 스마트폰 시장 속에서 완성도만으로 갖고 싶은 폰이 되기에 엘지전자가 가진 브랜드 가치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ABCD를 내세우고 오래 쓰는 폰을 선언한 엘지전자의 진짜 ‘무기’가 공개되지 않은 것이기를 기대해봐야 할 것 같다. 진짜 평가는 G7 씽큐가 공개된 이후에 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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