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0일 금요일

싱가포르 가정집에서 만난 넷플릭스, the Netflix Home 이벤트 현장 스케치


방송 시장의 ‘황소개구리’, ‘미디어 공룡’. 모두 넷플릭스를 가리키는 말이다. 혜성처럼 등장했다고 말하기엔 꽤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넷플릭스는 현재 1억명이 넘는 가입자 수를 끌어 안으며 미디어 시장에서 가히 독보적인 기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190개 국가에서 1억9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고, 매일 1억 2,500만 시간동안 넷플릭스의 컨텐츠를 시청한다고 한다.



   

매월 9,500~14,500원 정도의 금액을 납부하며 이용하는 서비스임에도 이정도의 수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러면 넷플릭스는 어떻게 이런 글로벌 미디어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또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성장 중일까?

오늘은 싱가폴에서 만난 넷플릭스 이벤트 현장에서 그 답을 알아볼까한다.




넷플릭스의 이벤트 현장은 특별할 것이 없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특별했다.

넷플릭스는 영화관을 가정집 안으로 들고 들어와주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벤트 현장에 참여하기로한 우리를 가정집에 밀어넣었다.



물론 당시에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일반적으로 큰 무대 위에서 스크린을 보며 진행되는 여타 이벤트 현장과는 많이 달라서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벤트 현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도 애매하지만, 아무튼 이 곳은 평소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서 넷플릭스를 즐기는 공간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우선 거실에서 TV로 간단한 브리핑을 하고, 이후 2층 3층의 각 방에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첫번째로 참여한 이벤트는 방탈출 게임과 비슷했다. 이러한 이벤트를 구성한 이유가 뭘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답은 넷플릭스 어린이 컨텐츠에 들어 있었다.

넷플릭스 어린이 컨텐츠에는 체험형 미디어, 즉 일방적으로 미디어를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스토리를 선택하고 진행할 수 있는 컨텐츠가 포함되어 있다. 스토리의 분기별로 주인공의 행동을 아이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진다. 


   


현재 즐길 수 있는 컨텐츠의 양은 적지만 그 컨텐츠들 중 하나는 컨텐츠 내에서 분기점만 19개이고, 앞으로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분기점을 더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설명은 방탈출 게임이 끝난 후 넷플릭스의 UI 혁신담당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크리스 제피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이 넷플릭스 이벤트는 약 3시간반 동안 각 방에서 프레젠테이션 혹은 Q&A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넷플릭스의 기술적인 부면, 컨텐츠적인 부면 등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 포스트에서 그 모든 내용을 담고는 싶지만, 오늘은 넷플릭스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즉 소비자들이 만족하며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었던 비결만 한번 생각해보자.



현재 1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넷플릭스에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미디어 시청 시간이 하루에 1억 2,500만 시간이 넘는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헬스장 회원권, 놀이공원 회원권 혹은 음원 서비스처럼 우리 주위에 볼 수 있는 정액 서비스 중 소비자들이 이처럼 착실하게 이용하는 서비스가 또 있을까 싶다.

한번 결제해서 뽕을 제대로 뽑으려는 사람들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넷플릭스의 이용자 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넷플릭스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컨텐츠를 이용하도록 이끌어낸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마치 잘 만들어진 광고가 클릭을 유도하는 것처럼.



   

이러한 결과는 UI의 끝없는 개발 덕분인데, UI의 변화는 소비자가 컨텐츠를 이용할 때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여준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 반길만한 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UI가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디자인인지 넷플릭스는 어떻게 판단할까? 바로 직접 부딪혀 보는 것이다.




표본으로써 가치가 있는 수의 스마트기기들을 무작위로 선택해 베타버전이라 할 수 있는 UI를 적용하고, 그로 인한 미디어 접근양의 변화를 체크해 판단한다고 한다. 사실 효과를 보지 못해 폐기된 UI 버전만 50%가 넘어간다고.

앞으로 넷플릭스를 이용할 때 UI를 잘 살펴보기 바란다. 어느날 생겨난 새로운 UI가 또 얼마지나지 않아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니까.

이러한 시도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넷플릭스를 더욱 만족하며 사용하게 만들어 주었다.



넷플릭스가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는 UI의 발전이 큰 공을 세웠고, 그러한 발전의 바탕에는 끊임 없는 도전정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도전이 가능했던 이유는, 기술력이 받쳐줬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둘러볼 때, 해당 영화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짧은 영상이 재생된다. 통신 기술이 옛날과 같았다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기술력은 비단 UI의 발전에만 기여한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의 목표는 영화관을 개인의 집 안방으로 모셔다 오는 것이다. 그러려면, 영화관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는 물론이고, 영화관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와 생생한 화질이 뒷받침 해줘야만 한다.




현재 2017년에는 돌비 비전이라는 기술과 돌비 애트모스라는 기술이 존재하고, 그 기술들을 담을 수 있는 스마트TV와 스피커도 존재하며, 넷플릭스는 그러한 기술을 사용한 외부 컨텐츠들, 혹은 오리지널 컨텐츠들을 늘려가고 있다.

물론 넷플릭스를 위해 그런 스마트 TV를 구입하는 경우는 적겠지만, 그러한 TV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혼자 영화 한편 볼 가격으로 한달간 넷플릭스의 모든 컨텐츠를 무료로, 그것도 4대의 기기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니까.


✎ 거실에서 시작된 넷플릭스 이벤트


✎ 각 방에서 준비된 강연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



✎ 생각보다 차이가 극명했던 돌비 비전의 유무


✎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스피커는 사운드만으로 4D를 경험하게 해줬다.

✎ 눈길을 끌었던 방 안의 소품들

✎ 긴 이벤트 시간을 고려해 중간중간 음식들도 제공되었다.



UI의 지속적인 변화와 기술력의 진보는 앞으로 넷플릭스가 계속해서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2016 한해만 제작을 위해 60억 달러가 투자되었다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포함한 컨텐츠의 공급률도, 그리고 국내의 뷰잉처럼 넷플릭스를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TV박스의 확산도 넷플릭스에게 디딤판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디즈니와 같은 일부 큼직한 컨텐츠들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은 넷플릭스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숙제가 아닐까 싶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동 중의 스마트폰, 카페에서 노트북, 거실의 스마트TV까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기기로 최상의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러한 결실을 명확한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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