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미지의 땅 모스크바를 가다. #1 러시아 여행용 카메라 소니 RX10 M4, RX0, 아이폰8플러스 비교기


면적이 명왕성의 표면적과 맞먹는 나라. 한국에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는 나라. 200여일 뒤 2018 월드컵이 열릴 나라. 그렇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미지의 땅인 나라. 바로 러시아다.

직접 가본 러시아, 그 중 모스크바는 예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색안경을 벗고 바라본 모스크바는 ‘꼭 한번 와봐야 할 나라’였고, 지금은 ‘언젠가 또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그러면 그 곳의 풍경은 어땠을까? 또 언제올 수 있을까 싶어서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어댄 결과물을 오늘 소개할까 한다.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IT스러운 러시아 여행 후기와 함께.

이어지는 시리즈에서는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그리고 한국에서는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던 러시아의 전자제품 시장을 둘러본 이야기를 풀어볼 예정이다.




일단, 오늘의 키워드는 ‘러시아 여행’과 ‘여행용 카메라’다. 각 카메라에 대한 리뷰는 이전에도 살펴봤고 앞으로도 살펴볼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모스크바를 여행하면서 느낀 사용성을 위주로 알아보려 한다.

자, 그럼 시작해보자.




각 카메라의 사용성을 살펴보기 앞서 모스크바의 환경을 한번 생각해보자.

모스크바 주의 면적은 한반도의 절반에 이르고, 모스크바 시는 서울의 약 4배 이상의 크기를 자랑한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이나 관광지들이 하나같이 굵직굵직한 사이즈를 하고 있다. 한국인에게도 꽤 유명한 관광지인 러시아 붉은 광장도 규모가 상당하다.


   


그리고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보니 차가 굉장히 많고, 도로 위 교통은 그다지 원활하지 않아 관광 중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낼 수도 있다. 물론 도로 위의 풍경도 관광 중 일부라 할 수 있을 만큼 볼거리가 많았지만.

또한 기온은 가을철에 0도를 왔다갔다 하며, 날씨는 대부분 흐리다. 낮에는 치안이 거의 한국 이상으로 상당히 우수하긴 하지만, 그래도 외국인이니까 소매치기를 주의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이러한 환경들을 기억하면서, 각 카메라의 사용성을 평가해보자.



해외여행 카메라의 덕목 중에는 휴대성과 접근성이 포함된다. 그 점에서 소니 RX0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는데, 액션캠은 아니지만 액션캠만한 컴팩트한 사이즈와 1초 클릭만으로 전원을 켤 수 있는 스피드를 품고 있다. 단순 접근성으로 보자면 스마트폰보다도 우수한 셈.

덕분에 중요한 찰나의 순간에, 주머니에서 꺼내자 마자 ‘찰칵’할 수 있다. 그래서 차를 타고 움직일 때도 원하는 경관을 빠르게 담아낼 수 있었다. 이렇게 사용할 때는 늘 셔터 스피드를 체크해야 한다는 점을 체크해두자.



   

왜곡이 거의 없으면서도 화각이 액션캠 못지 않게 넓은 편이라 가까이 있는 큼직한 건물들의 전경을 대부분 담을 수 있었고, 색감은 기대 이상으로 매력적이었다. 사실 가격대가 가격대인 만큼 사진 품질은 RX10과 유사하다. 화면이 작아 다른 기기로 옮기기 전까진 그 결과물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또한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메리트가 있었는데, 화각도 적당히 넓고 사진의 품질 역시 우수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셀카와는 전혀 다른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물론 너무 사실적이라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그리고 고성능 카메라를 한손으로도, 특히 왼손으로도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좋았다’에 미사여구를 조금 더 붙이자면, 뷔페 후반전에 벨트를 두칸 푸는 것처럼 자유롭고, 축구할 때 공을 손으로 들고 드리블하는 것만큼 혁신적인 간편함이었다.

하지만,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등 모드를 바꾸는 과정이 너무 길었고, 배터리 타임도 1시간반 정도로 짧은 편이었다. 조리개 값도 고정.




줌이 불가능하다는 아쉬움도 컸는데, 모스크바 붉은 광장이나 zaryadye 파크의 다리 위에서의 전경처럼 넓은 곳에서 촬영을 해보면 피사체가 너무 멀리 있는 듯한 느낌을 주다 보니, 일반 사용자들이 눈에 보이는 느낌대로 카메라에 담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대신할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여행용 카메라라는 범주에서 말이다. 이 카메라의 진정한 매력에 관해서는 이후의 포스팅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 소니 RX0로 찍은 붉은 광장내 건물들

✎ 눈으로 보는 색감보다 25% 정도 더 예뻐보이는 것 같다.

✎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도 큰 건물을 순간포착하기 용이했던 소니 RX0

✎ 고가의 카메라답게 저조도에서도 준수한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 선예도나 화질 역시 아쉬울 부분이 없었다.



소니 RX10(알아보기)은 RX0와 정반대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소 큰 렌즈 때문에 무거웠고, 소매치기를 대비해 스트랩을 걸고 다녀야 했으며, 촬영 전후로 렌즈 커버를 덮었다 열었다 해야 했다.

여행 중 큰 카메라를 만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여행 중인 당시에는 분명 이러한 점들이 큰 결점이다.


 
하지만, RX10은 줌이 가능하다. 다른 일반적인 카메라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여행 중 광학줌은 상당한 무기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차에 앉아 있을 때나, 러시아처럼 넓은 공간에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에 유리하다.

그리고 사진의 결과물을 비교해봤을 때 줌의 장점이 더욱 분명해지는데, 당연하게도 여행이 끝난 이후에는 오늘 비교한 세 카메라 중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결과물은 아래에 있는 소니RX10의 사진들을 보고 직접 판단하자.




또한 한두 컷을 찍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장소에서 거의 모든 사물을 찍는다면 앞서 말한 결점들이 크게 아쉽지는 않다. 카메라를 띄엄띄엄 사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흔들리는 차안에서는 극도의 줌을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흔히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용 카메라를 구입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게 될 수 있는데, 전문가가 아니라면 렌즈 교환식 카메라 대신 기능성 하이엔드 카메라를 추천해주고 싶다. 렌즈를 교환하지 않으면서 DSLR과 미러리스를 구입하는 것은 병뚜껑만 따기 위해 맥가이버 칼을 사는 것과 같으니까.

특히 해외여행 카메라라면, RX10처럼 큰 사이즈의 카메라보다는 캐논 G7X M2처럼 컴팩트한 사이즈에 줌이 가능한 카메라가 더 좋을 것 같다. 


✎ 줌카메라로만 가능한 장면들을 담을 수 있었다.

✎ 선예도 역시 뛰어났던 소니 RX10

✎ 야간이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을 그대로 담아줬다.

✎ 집에 돌아온 후에는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소니RX10


✎ 동영상을 보기 전 GIF로 모스크바의 모습을 간략히 알아보자.




여행용 카메라를 구입하고 싶은 욕구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카메라로 충분할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서 ‘충분’의 기준은 다를 수 있는데,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아쉬운 부면이 있는 동시에 카메라 이상의 만족감을 주기도 하는 것 같다.

아이폰8 플러스의 경우를 생각해보자.(알아보기) 참고로 아이폰8 플러스의 카메라 성능은 셀카를 제외하고 아이폰X과 같다고 보면 된다. 셀카에서 심하게 차이가 나지만.




찍는 순간의 맛은 위에서 다룬 카메라들보다도 아이폰8플러스 카메라가 더 훌륭했다. 이유인 즉슨, 디스플레이가 좋으니까.

‘라이브 포토’도 아이폰만의 특별함이라 할 수 있다. 포스팅을 비롯한 아이폰 외의 기기나 컨텐츠에 공유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아쉽지만, 아이폰 내에서만 즐긴다면, 라이브포토는 고가의 카메라에 대항할 수 있는 아주 큰 매력포인트라 할 수 있다.




OIS를 지원한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아이폰7플러스와의 차이점이라 한다면, 전반적인 색감과 선예도가 향상되었다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성능도 개선되면서 화면 전환 퍼포먼스가 향상되기도 했다. 물론 단지 이 것을 위해 스마트폰을 바꿀 정도로 매력적인 변화는 아니다. 




그보다는 아이폰8 플러스 인물사진모드에 추가된 조명 기능이 더욱 매력적일 수 있는데, 솔직히 여행하면서는 사용할 일이 비교적 드물었다.

하지만, 여행용 카메라로 스마트폰만으로 충분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가 있었으니, 바로 줌 기능이다. 




아이폰8 플러스는 2배 줌 기능이 있긴 하지만, 풍경만을 찍기엔 그 배율이 다소 애매한 언저리에 있는 것이 사실. 게다가 야경을 촬영할 때는 거의 무의미해진다.

그리고 겨울철 유럽여행처럼 다소 추운 곳에서는 배터리가 걱정되기도 한다. 일반 카메라는 전원이 나가면 사진을 안찍으면 그만이지만, 스마트폰은 전원이 나가버리면 숙소를 찾기도 어려울 수 있으니까.

또한 소매치기가 기성인 지역이라면, 스마트폰을 꺼내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숙소가 아니라 가까운 현지 경찰서를 찾아가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 입국심사를 위해 1시간반 이상 기다려야 했던 모스크바 공항

✎ 음식 사진을 찍을 땐 아이폰8 플러스로 충분한 것 같다.

✎ 다른 카메라들보다 세로 촬영이 더 익숙하다는 장점.


✎ 선명도나 색감에서 아이폰7보다 향상되었다는 게 느껴졌다.


✎ 찍는 순간의 보는 맛은 가장 뛰어나게 만들어준 아이폰8의 디스플레이



오늘 살펴본 내용은 ‘여행용 카메라로는 이 카메라가 제격이다.’가 아니라, 여행용 카메라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요소들을 알아봤다. 휴대성, 접근성, 줌 기능, 야경 퍼포먼스, 여행지의 환경이 그러하다.

굳이 여행 카메라 추천을 해달라고 한다면,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 스마트폰과 줌기능이 있는 소형 하이엔드 카메라가 좋을 것 같다. 캐논 G7X M2 같은.(알아보기




뜬금없지만, 참고로 모스크바의 물가는 비싸다.

모바일 시장을 비롯한 전자기기 매장에서도 그 점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이어지는 모스크바 탐방기에서는 한국인에게 미지의 시장인 러시아 모바일 시장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자.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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