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1일 수요일

통신사는 결코 말하지 않는 ‘통신비’에 숨겨진 비밀, 제대로 뜯어보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통신 서비스는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서비스라 부를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여전히 시골에서 LTE가 터지지 않는 곳이 많고, 4G를 아직까지도 상용화하지 못했거나 부분 서비스만 하는 국가가 많은 현실 속에서 한국은 그야말로 통신 ‘보급량’ 및 ‘보편화’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실적으로, 물가를 감안하지 않은 통신비를 놓고 보더라도 몇몇 국가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정부의 출현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통신비 인하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통신사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인지를 따져보기로 했다.


   

팩트를 무시한 채 무조건 통신사를 비난하는 것도, 제대로 사실을 파악하지 않은 채 무조건 요금 인하만 외치는 것도 올바른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통신비는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고, 통신사의 지출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무엇이며, 현재 선택 가능한 대안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통신사는 결코 말하지 않는 통신비 속에 숨겨진 비밀을 제대로 파헤치는 것은 국민 개개인에게 있어서 경쟁력을 심어주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오늘 살펴볼 정보들은 앞으로 통신비 인하를 외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통신비에 숨겨진 비밀 #1. 마케팅 비용
먼저 짚어볼 부면은 ‘마케팅 비용’이다. 여기에는 관리비와 획득비가 포함되는데, 획득비라는 것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사에서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불하는 지원금을 말한다.

그리고 이 비용만 통신비에서 무려 40%에 달한다.


문제는 40%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은 때때로 더 높아진다는데 있다. 아이폰을 비롯해 갤럭시노트, 갤럭시S 시리즈와 같이 인기를 끄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이 금액은 한계를 모르고 높아지게 되는데 출혈 경쟁으로 인해 이른바 ‘퇴근폰’으로 알려지는 폰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무려 100만원을 호가하는 관리, 획득비를 지급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산정하는 것인데, 이 금액이 고스란히 대리점을 거쳐 불법 보조금의 자금으로 쓰이면서 소비자들을 유인하게 되고, 이러한 일말의 과정이 통신 시장을 흐린다는 평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지난해에만 무려 10조 2,700억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해외 통신사들이 지불하는 판매 장려금은 2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마케팅 비용만 줄이더라도 통신비를 인하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통신비에 숨겨진 비밀 #2. 통신 서비스의 비중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통신비에는 통신 서비스만이 아닌, 단말기 할부금이나 부가 서비스도 포함되는데 평균적으로 조사를 하게 되면 통신 서비스가 전체 통신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6% 정도로 예상보다 높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단말기 할부금이 21.2%를, 부가 서비스가 24.2%를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통신 비용이 과도하다는 것 가운데는 무리하게 비싼 최신폰,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구입한 것도 일부 영향이 있음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즉, 소형차나 준중형차를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고객이 무리하게 대형차를 구입해서는 과도한 할부금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직접적인 부분 가운데 하나는 구입하는 스마트폰의 가격이 자신에게 합당한지를 따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모든 소비자들이 100만원을 호가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원하면서 동시에 통신비가 과도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음원 서비스 이용료, 기타 게임 인 앱 결제 등 부가 서비스의 비중이 오히려 단말기 할부금보다 높은 24.2%를 차지한다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한다.



통신비에 숨겨진 비밀 #3. 단통법의 최대 수혜자는?
단통법의 표면적인 가치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에 있었다. 이를테면, 통신 시장 자체가 마치 아이스크림 시장처럼 원가를 알 수가 없고 저마다 50% 할인, 70% 할인을 외치고 있으니 일부 소비자들만 혜택을 보고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으로 인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 것이다.

미래부를 통해 고시된 단통법은 통신사들이 따라야 할 일종의 지침서가 되었고, 교과서가 되었다.



   

결과 통신사들은 최대 30만원 수준의 단말기 지원금 마지노선 아래에서 합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사실상 거의 같은 금액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바뀌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로 인해 통신사의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2014년 단통법 이전 KT는 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순식간에 1조원대 흑자로 돌아섰고, 통신 3사의 영업이익 역시 2014년 1조 6,1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3조 6,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뛴 것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소비자들은 20% 요금 할인 혹은 단말기 지원금에 묶이면서 ‘합법적’으로는 누구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통신사들은 통신비에 정부가 관여할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후진국형 개입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같은 논리로 보자면 단통법은 어느 국가의 선진국식 개입인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통신비에 숨겨진 비밀 #4. 선택 약정 할인율이 해답?
새로운 정부에서 발빠르게 통신비 인하 및 기본료 폐지와 관련된 방법을 찾고 있지만 결론은 대체적으로 ‘정부의 개입에 의한 기본료 폐지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과 더욱 바빠진 정부는 다른 방법으로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가운데 나온 것이 ‘선택 약정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늘리자는 것인데, 이 역시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선택 약정 할인 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와 있다.



우선, 선택 약정 할인율은 기본 취지 자체가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고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겪는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 단말기 지원금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

즉 선택 약정 할인율은 기본적으로 지원금에 상응할 필요가 있는데, 무조건적으로 25%로 상향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에도 무려 1,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선택 약정 할인 제도는 단지 5%의 할인율 증가만으로 눈에 띄는 혜택을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도 실효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대신 통신사의 반대는 상당한 편인데, 현재도 통신사의 부담이 크다고 주장하면서 무조건 비율을 높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통신비에 숨겨진 비밀 #5. 보편 요금제가 대안?
또한 정부에서는 기본료를 인하할 수 없을 경우 보편 요금제를 내놓아서 현재 300MB 수준인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1~2GB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역시 2만원대 요금제에서 해결하겠다는 것인데 이 경우 발생되는 문제로는 알뜰폰과의 시장이 겹친다는 것과 실질적인 혜택이 낮다는 것이 있다.

우선, 한국에서의 평균적인 데이터 소모량이 벌써 5GB를 넘어선 상황에서 기본 제공량만 높이는 것은 일부 소비자층만을 위한 땜질식 처방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자동차의 기름값이 비싸니 경차 유류세 환급 혜택을 늘리겠다는 대안을 내놓는 것과 비슷하다.

대신 불똥은 알뜰폰 업계로 튈 수밖에 없는데, 이미 비슷하거나 더 낮은 요금제로 과열 경쟁을 하고 있는 알뜰폰 업계에서는 통신 3사가 내세우는 결합 할인이나 멤버십 서비스, 이미지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경쟁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에 빠져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결국 보편 요금제는 사용량이 적은 소비자들에게도, 알뜰폰 업계에게도, 통신사에게도 서로 얻는 혜택은 거의 없는 선심성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통신비에 숨겨진 비밀 #6. 기본료는 존재하나?
가장 원론적인 문제에 접근해보자. 기본료는 존재하는 것일까? 통신사들은 기본료가 LTE 서비스로 넘어오면서 이미 사라진 개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표준 요금제의 가격인 11,000원을 놓고서 ‘아무 혜택 없이 통신 서비스를 유지하는’ 비용이 기본료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존재한다.

통신사들에 의하면 음성 / 문자 / 데이터로 구분된 통합 요금제로 인해서 이미 기본료는 없어졌으며 각각의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최소 비용이라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통신사들이 내놓은 기본 요금이라는 것이 음성 문자 기본 제공에 데이터 300MB로 통신 3사 모두 동일할 뿐 아니라 요금 또한 3만원 전후로 거의 같다는 점에서 요금 대비 실질적인 혜택은 거의 없는 숨겨진 ‘비용’이 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통화 및 문자 서비스는 LTE로 넘어오면서 ‘데이터’ 방식으로 처리가 되어서 비용이 거의 발생되지 않음에도 통신사들은 과금 체계 및 요금 체계를 3개로 나눠서 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화 서비스를 LTE 데이터로 계산할 경우 1GB 만으로도 최대 수십 시간에 이르는 통화가 가능한 만큼 통신사들의 편법에 가까운 요금 책정이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즉, 원론적으로 볼 때 현재의 통신비는 과금 체계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고, 기본료가 없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낮은 기본 제공량 대비 비싼 최저 요금제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뿐이며 숨겨진 비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심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통신비에 숨겨진 비밀 #7.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
통신사들이 주장하는 논리 가운데 하나는 기본료를 일괄 폐지할 경우 무려 7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이 감소해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 통신사는 마케팅 비용으로만 지난해 10조가 넘는 금액을 지출했고, 이는 통신비에서 무려 40%에 달하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통신 3사의 요금제는 데칼코마니 수준으로 거의 동일하다. 즉, 어느 통신사를 선택하더라도 같은 혜택에 같은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경쟁’으로 볼 수 없고 ‘암묵적인 담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리점과 판매점을 향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은 통신사가 주장하는 미래를 위한 투자와도 대치되는 주장이 된다는 점에서도 통신비에는 거품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늘 해외 통신사들을 근거로 요금이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국내 통신사들은 해외 통신사들의 판매 장려금이 25% 수준이라는 것은 왜 감안하지 않고 언급하지 않는지 의문인 상황이다.

더구나 미래를 위한 투자 자금이 필요하니 기본료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미 설득력을 잃고 있다. 그것은 기업의 이익 내에서 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현재의 고객에게 미래를 위한 투자 자금 명목으로 요금을 지불하는 것은 합당한 방향성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저렴해지는 알뜰폰, 새로운 대안 될까?
그렇다면, 현재의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은 무엇일까?

먼저 자신의 스마트폰 요금 및 지출 비율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적으로 최신 스마트폰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1년 전의 플래그십폰을 중고폰으로 구입하는 등의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알뜰폰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로 요금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신용카드 결합 할인 요금제가 나날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해법이 된다.



이를테면 일부 알뜰폰 업체는 16,000원 수준의 요금으로 음성 350분, 문자 350건, 데이터 6GB를 제공하며 여기에 스마트폰 신용카드 결합으로 신용카드 발급 및 매월 1회, 1원 이상 결제시 요금 1만원을 할인해줘서 실질 비용을 6,000원 수준으로 낮추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잘 맞는 요금제를 찾을 기회가 더 많아졌다.

결국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보자면 온가족이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것이, 통신사의 결합 할인보다 더 혜택이 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언제나 모든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해답은 아니겠지만 차선책이 있다는 점에서 알뜰폰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



모두의 적이 된 통신사, 해결 방안은?
통신 서비스는 국가 경쟁력, 국민 개개인의 경쟁력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자칭 IT강국이라 주장하는 한국의 현실은 그저 인터넷이 어디서나 잘 터지는 ‘랜선 강국’일 뿐이었고, 다양한 미래 IT 먹거리 산업에서는 제자리 걸음만 하거나 각종 규제로 인해 제대로 빛을 보지도 못한 채 국제 시장에서 경쟁에 밀려나는 것이 현실이다.

통신 서비스에 있어서 범국민적인 접근성이 높아지고 다른 국가 대비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이 활성화되고 더욱 커질 가능성은 높다.



즉, 통신비 인하는 단순히 기업과 국민간의 힘겨루기가 아닌 함께 이뤄내야 할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정책 및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것이다.

인터넷의 질이 높아지고,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소비자들은 더욱 쉽고 부담 없이 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이고 이것은 자연히 모바일 시대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어느새 필수품이 된 통신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를 이해하기 보다는, 과점 체제인 경쟁 업체들과의 경쟁 대신 소비자들을 볼모로 한 조삼모사 방식의 영업만을 지속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불신과 비난을 받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통신사들이 다시금 서로 경쟁하는 것이고, 합리적인 요금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이미 단통법으로 인해 엄청난 혜택을 얻은 통신사들은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법안에 대해서는 뒷짐을 지고서 고분고분 따랐지만, 조금이라도 이익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통신이 곧 경쟁력이고 모바일이 미래인 상황에서, 언제까지 원론적인 싸움만 해야 하는지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살펴본 사실들, 그리고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실들을 찾아서 통신사들 스스로가 무엇을 개선하고 바꿔나가야 할지, 정부와 국민들은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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