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4일 수요일

최대 이틀 쓴다는 엘지의 거짓말, LG X500 작정하고 뜯어보기


엘지가 작정하고 배터리를 늘린 LG X500을 한국에 출시했습니다. 배터리 용량만 무려 4,500mAh로 다른 스마트폰을 압도하는 엄청난 용량을 자랑할 뿐 아니라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디스플레이 화질을 HD 수준으로 낮출 정도로 ‘배터리’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스마트폰이기도 한 LG X500을 내놓은 것이죠.

하지만 배터리만 좋아서는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킬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엘지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전면 플래시를 LG X500에 탑재했고,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이며 범용성이 높은 스마트폰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과거의 아쉬운 디스플레이서 한걸음 더 들어간 제법 기본기가 탄탄한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배터리 성능을 극대화한 LG X500은 충전 자체가 귀찮은 분들이나 충전을 실수로 놓치기 쉬운 분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비싼 스마트폰을 대신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찾았던 분들에게 있어서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제품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겸손의 엘지였던 것일까요?

한 번 충전만으로 최대 이틀을 쓴다는 홍보 문구는 실 사용시 3일도 거뜬하게 사용이 가능한 말 그대로 ‘배터리에 올인’한 제품임을 알게 해줬습니다. 그렇다면, LG X500은 어떠한 폰이고 어떠한 경험을 전달해줬을지 그 솔직한 후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LG X500은 다른 X 시리즈와 동일한 MT6750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중저가폰’에 준하는 성능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쉽게 말하자면 딱히 답답한 속도도 아니지만, 그리 유쾌한 속도도 아닌 프로세서라 부를 수 있습니다.



램은 해외향과 달리 국내향 제품은 2GB로 용량이 늘어났고, 메모리 역시 32기가로 2배나 더 커졌습니다. 이 부분은 엘지가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거기다 외장 메모리는 이론상으로 2TB까지 지원하니, 마음껏 외장 메모리를 넣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디스플레이는 5.5인치로 준수하지만 HD라는 것이 조금 걸릴지도 모릅니다. 1280 x 720 해상도를 지녔기 때문에 요즘 인기라는 QHD 및 UHD와 비교하자면 꼴뚜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실제 사용시 HD 디스플레이의 아쉬움을 ‘품질’로 극복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와이파이는 아쉽게도 5Ghz 대역은 지원하지 않아서 빠른 속도를 활용할 수는 없었지만 LTE는 Cat.6로 제법 준수한 속도를 지원했습니다.



카메라는 1300/500만 화소이지만 화질은 중저가폰에 꼭 맞는 정도였습니다. 안드로이드 7.0 누가를 베이스로 제작되었으며, UX는 LG UX 5.0이 적용되었습니다.

78.1 x 154.7 x 8.4mm의 두께로 그리 얇지도 두껍지도 않지만 무게는 164g으로 배터리 용량을 감안하자면 제법 가벼운 폰이었습니다.


   


컬러는 블랙 티탄부터 샤이니 티탄, 샤이니 골드, 샤이니 블루로 총 4가지이며 통신 3사를 통해 모두 출시되었습니다.

충전 단자는 G6와 달리 마이크로 5핀을 채택했는데, 이 역시 현재로서는 가장 대중적인 규격의 단자인 만큼 대중성을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해외 제품은 FM 라디오를 지원하지만, 국내향 제품은 VoLTE를 지원하며, HD DMB 및 스마트 DMB를 지원한다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물론, DMB를 거의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사실, 수치에 민감하지 않다면 딱히 흠잡을 것이 없는 디스플레이 화질을 보여줬습니다.

표면상으로 HD는 FHD < QHD < UHD와 비교해서 한참 아래이기는 하지만 화질은 조금 다른 기준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HD와는 다소 달랐습니다. 즉, 품질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것이죠.



   

거기다 화면 크기가 5.5인치로 시원해서 눈이 나쁜 부모님이 사용하기에도, 큰 화면을 좋아하는 어린 아이들이 사용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를 가졌습니다.

실제 동영상을 본 결과 자잘하게 깨지는 듯한 화면이 아닌 제법 선명한 화면을 보여줘서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다만, 배터리 효율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저가의 디스플레이 탓인지는 몰라도 화면 밝기가 20% 정도는 아쉬웠습니다. 야외에서는 손으로 가리고 봐야 할 정도로 어두웠는데요.

보통 실내에서는 100% 밝기를 하면 눈이 부시지만 LG X500은 친절하게도 눈을 보호하려는 것인지 눈부심이 없었습니다. 즉, 어둡다는 것이죠.





물론, 중저가폰에서 ‘굳이’ 사운드를 논하는 것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음질이 점차 중요한 스펙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기도 하며, 엘지가 내세우는 것이 음질이기 때문에 LG X500에서도 ‘굳이’ 사운드를 살펴봤습니다.

우선 스피커의 음질은 크게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즐겨 듣고 싶지도 않은 정도의 음질이었습니다.



엘지 중저가폰의 태생적인 ‘후면 스피커’가 마이너스가 된 부분인데요. 후면에서 나오는 만큼 직관적인 사운드도 아니었고, 책상이나 테이블에 놓아둘 경우에도 소리가 퍼져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어폰의 경우는 번들이 아닌 제법 준수한 이어폰을 활용한 결과 역시 ‘기본기’가 충실했습니다.



제법 타격감도 있었고 사운드도 부족함이 없었는데요. G6에서처럼 귀가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대다수의 중저가폰이 그렇듯 창문을 닫고서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 같은 사운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중저가폰의 한계를 넘어선 사운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디자인은 스마트폰 구입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LG X500의 디자인은 전면으로는 ‘플랫’ 디자인을, 후면으로는 ‘곡면’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부드러움 속에 담긴 단단함이라고 해야 할지, X400의 곡면 디자인과 다른 플랫 디자인이 전면에서 존재감을 크게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손맛이 나쁘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는데요.

손에 꼭 잡히는 디자인과 재질감, 손맛을 느낄 수 있었고 전면의 플랫 디자인은 오히려 존재감을 더욱 높여줬습니다. 특이한 전면 플래시 역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 엘지 로고 역시 하단부에 담담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후면을 보게 되면 보기 싫은 통신사 마크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선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엘지 로고 + 통신사 마크가 더해지니 2년은 전에 사용하던 폰처럼 느껴졌습니다. 카메라는 내부 배터리 용량 및 디자인 때문인지 상단 위쪽으로 다소 밀려난 느낌이었습니다.

균형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하단부 모서리에 자리한 스피커 홀은 굳이 여기에 달았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습니다. 아이폰이나 G6 시리즈처럼 하단 측면으로 옮기는 것이 사용성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볼륨 버튼과 전원 버튼은 매우매우, 정말 많이 부들부들했고 존재감이 거의 없어서 일체감은 높았지만 잘못 누르는 경우도 제법 있었습니다. 벌써 동영상을 가로로 볼 때마다 전원 버튼을 누르기도 했으니 이만하면 동영상 암살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후면 지문 인식 및 후면 전원 버튼이 측면으로 가면서 디자인 일체감이나 편의성이 상당히 밀려난 것도 아쉬움이 되고 있습니다. 패턴 자체도 나쁘지는 않지만 역시나 2년 전에 유행하던 디자인처럼 보였습니다.





LG X500에 탑재된 카메라는 1300만 화소입니다.

수치상으로 보자면 아이폰7을 가볍게 눌러야 하지만, 이제는 화소 = 화질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나 LG X500의 카메라는 기본기가 탄탄하지만 그렇다고 놀라운 화질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 X500으로 촬영된 이미지들


우선, 연사 속도는 제법 빨랐고 유연했지만 해가 지고 나면 낮이밤져가 되는 LG X500의 카메라는 느리게 움직였고 촬영의 품질 역시 보장되지 못했습니다.

전면 셀피 카메라는 플래시를 품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화질 자체가 놀랍지는 않으니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모공까지 섬세하게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필터를 활용하면 느려지는 저장 속도,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은 카메라 옵션, 상단으로 치우친 카메라 디자인은 분명 LG X500에 있어서 카메라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플래그십과는 확실한 선긋기를 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게임 성능을 보는 바로미터는 바로 3D 게임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아스팔트를 실행해봤습니다. 아스팔트8 에어본을 실행한 결과 놀라운 만족도를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우선 HD 해상도라는 이점이 작용한 것인지는 몰라도 우려와 달리 ‘거의, 전혀’ 딜레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딜레이가 거의 없었는데요.

물론 개인 커리어 플레이였기 때문에 멀티플레이에서는 조금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또한 메뉴 창 및 게임 플레이 전에는 몇몇 요소들에서 딜레이 혹은 버벅임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화면에서는 딜레이나 프레임이 부족한 것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제법 만족할 수 있었는데요. 중저가폰이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3D 게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된 것 같았습니다.







LG X500의 배터리는 엄청난 용량을 자랑할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배터리 누수를 잡기도 했고, 대기 시간도 엄청나게 길어서 사용 패턴이나 방식에 따라서는 하루 종일 마음껏 사용하거나, 이틀 동안 넉넉하게 사용하거나, 사흘 동안 느긋하게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원한다면 나흘 동안 사용하는 것도 도전해볼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배터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 X500 촬영 이미지


전면 플래시는 야간 촬영에서 꼴뚜기가 되는 것을 어느 정도는 예방해줬지만 번들거리는 유분을 가려주지는 못했고, LG UX 5.0은 완성도가 높기는 하지만 G6처럼 만족도가 높지는 않았습니다.

HD 화질의 디스플레이는 기대 이상의 만족도를 제공해줬고 LG X500의 카메라는 빠른 연사 속도와 함께 기본에 충실한 화질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저조도에서의 아쉬움은 여전했고, 필터를 적용하면 느려지는 연사 속도 역시 중저가폰의 한계를 느끼게 해줬습니다.



LG X500은 배터리가 엄청난 장점이 되는 폰인 만큼, 충전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들, 하루 종일 폰을 끼고 살지만 고사양 게임이나 멀티태스킹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분들에게 적합한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꼭 필요한 기능들을 고루 갖추고 있으면서도 30만원대로 놀라운 가성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에게 부담 없는 스마트폰이 되어줬는데요. 풀스펙을 내세우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 한번쯤 눈여겨봐도 좋을 폰인 것 같았습니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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