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8일 수요일

[써보니] 심심할 때 ‘피젯큐브’만 있으면 끝, 킥스타터 아이템 구입기


학창시절 공부를 할 때면 항상 펜을 돌렸던 것 같다. 어떤 친구는 펜을 딸깍거렸고, 다리를 떠는 친구도 있었다. 물론 학생들만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만지작 거린다거나, 지하철에서 이유없이 스마트폰을 꺼내서 시간만 확인하고는 다시 주머니에 넣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묻는다면 아마 ‘그냥’이라고 대답할지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꾸 움직이고 만지작거린다.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일까?



   

왠지 펜을 돌리면 형용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기도 한데, 몇몇 심리학 전문가들의 말로는 이처럼 만지작거리는 행동이 일시적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피젯큐브 역시 그와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정말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기능이지만, 5천원 정도로 가격이 부담되지도 않고, 왠지 모를 공감이 생겨서 한개 구입해봤다.





직접 사용해본 피젯큐브, 어땠을까?
피젯을 한국어로 하자면 ‘만지작’이라 할 수 있는데, 정말 이름처럼 옆에 있으면 계속 만지작거리게 된다.

티비를 볼 때도, 책상에 앉아 작업을 할 때도 손이 쉬지 않고 움직이게 만들어준다.



   


지인들이 내가 이 큐브를 만지고 있는 것을 보면 항상 불안장애가 있냐고 물어보는데, 피젯큐브를 내려놓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오면 어김없이 그 큐브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지인들을 볼 수 있었다.

지인들 역시 피젯큐브의 다양한 조작 기능들에 공감이 간다고.


 
어릴 적 형제나 자매의 방에 있는 스위치를 껐다 켰다하고 도망가던 때, 게임기로 열심히 조이스틱을 움직이던 때, 숫자바퀴를 돌려가며 좌물쇠의 번호를 맞추던 때, 이러한 추억들이 우리의 손 끝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워리 스톤이라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부착한 엄지 손가락만한 작은 홈은, 딱히 이와 관련된 추억이 없음에도 상당히 공감이 갔다. 만지작거리라고 그런 구멍을 파놓은 것도 우스웠고, 계속 만지작거리게 되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신선했다.



피젯큐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피젯큐브는 클라우드 펀딩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성공적으로 런칭한 제품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서 투자하게 만들었다는 것.

그렇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왜 이 조작 방법에 공감을 느꼈을까?



   

이 조작 방법들은 대부분 디지털 제품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날로그식 조작 도구들이다. 디지털에 익숙해져 있으면서 다시 아날로그의 감성을 느끼고 싶어하는 지금 세대들에게 딱 알맞은 조합의 장난감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이 큐브는 다른 할 일이 있는데도 이 큐브만 만지작거릴 만큼 재미있는 도구는 아니다. 



무언가를 하면서,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겸사겸사 하기에 딱 좋을 만큼의 재미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이 장난감을 만지작거린다고 해서 시간을 빼앗길 우려도 없고, 집중에 방해될 만한 다른 버릇 대신 이 장난감을 만지게 되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다.

요즘같이 염려와 스트레스가 만연한 어른들과 어린이들에게 하나쯤 손에 쥐여줄만한 참신한 장난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가볍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라는 점에서 피젯큐브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클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에디터의 평가 ★★★★
여전히 이 작고 귀여운 녀석을 가지고 외출하거나 늘 손에 쥐고 있으면 불안장애가 아니냐고 묻는 지인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도 어느새인가 피젯큐브를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발견하면서, 사람의 원초적인 감각을 일깨워주는 아이템이 아닐까 싶었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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