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4일 화요일

교체보다 비싼 수리? 스마트기기 수명에 감춰진 제조사의 민낯


언제부터인가 스마트기기가 고장나면 수리하는 것보다도 교체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중고 기기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스마트기기들의 수명이 짧아진 탓과 빠르게 급변하는 기술 및 무엇보다도 비싼 수리 비용에 있다.

기기가 다양해지면서 예전 스마트기기의 부품을 보유하는 기업이 줄어들고 수리 비용을 과도하게 책정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A라는 스마트폰을 100만원에 구입했다고 가정해보자. 1년에서 1년 반 정도 잘 사용하던 스마트폰이 고장나서 수리를 한다고 할 경우 보증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인해서 비싼 가격으로 수리를 하거나 리퍼폰을 받아야 하는데 이 비용이 3~4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쯤 되면 중고폰의 가격도 절반 정도로 떨어지게 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신제품의 가격 인하 및 새로운 약정 구입에 따르는 구매 비용이 수리 비용보다 더 저렴한 경우도 많다.

다른 경우도 있다.
B라는 전자기기를 구입한 이후 3년 정도 사용했는데 수리를 하려니 부품이 없다거나, 혹은 수리 비용이 과도해서 부담이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시장에는 B를 대신할 다른 기기들이 너무나도 많고 가격 또한 제법 저렴한 제품들도 많아서 수리 대신 교체를 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합리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과도한 수리 비용의 함정
스마트기기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을 담게 되면서 훨씬 더 복잡해지게 되고 고장이 날 수 있는 확률 또한 더욱 높아지게 된다.

당연히 고장이 날 경우 수리를 필요로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제조사들은 더욱 얇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 모든 부품을 온보드 형태로 만들어 버린다. 즉, 하나의 부분만 고장이 났음에도 메인보드 전체를 교체해야 하거나 디스플레이가 깨졌을 뿐이지만 터치 패널부터 전면 케이스까지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예전이었으면 부분별로 수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부품의 비용도 낮고 수리도 비교적 쉬웠겠지만, 더욱 얇고 가벼운 기기들을 만들려는 제조사들의 욕심이 온보드 형식으로 일체형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서 결국 고장에 따르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부품의 생산 단가보다도 훨씬 더 비싼 공임비와 수리 비용 청구로 인해서 중고 제품이나 가격이 내린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 되고 말았다.


   


기술적인 진보라고 주장을 하지만 수리의 관점, 무엇보다 제품을 더욱 오래 사용하려는 관점에서 보자면 요즘의 스마트기기들은 과도할 정도로 비싼 수리 비용을 책정한다는 점으로 인해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물론, 수리의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서 무조건 더 크고 두껍고 투박한 제품을 만들 수 없는 것은 이해하지만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려는 목적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닌, 그 이후까지 고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지나친 경쟁이 불러온 신제품 교체 주기
유명한 일화가 있다. C라는 다리미를 만들던 회사가 너무나 제품을 잘 만든 나머지 소비자들이 제품을 다시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물려받아 쓰는 제품이라는 인식까지 생겨나게 되었고, 결국 초기에는 제품의 판매가 많이 이뤄졌지만 이후 추가 구매가 없어지고 재구매가 없어지면서 파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100년이 지나도 빛을 내는 백열전구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100년 전에 제조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요즘 만들어지는 제법 신기술이 도입되었다는 전구라 하더라도 수명이 수십년을 가지 못한다는 것을 고려하자면, 무려 10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구를 이미 과거에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스마트기기의 수명이 짧아진 것일까?



   

급변하는 기술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서 쉽게 구형이 되어버리는 것이 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우선은 글로벌 경쟁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서 꾸준히 신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데, 신제품 교체 주기가 짧을 뿐 아니라 신기술이 나날이 등장하면서 이전에는 지원하지 않던 기술들이 조금 더 빨리 더 자주 등장하고 교체되는 것이다.

한동안 통일이 되었던 스마트폰 충전 단자도
최근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플랫폼의 변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5G 시대가 도래한다면 이전의 기기들은 모두 구형이 될 것으로 보이며, 블루투스 역시 5.0의 상용화로 인해서 이전 블루투스 기기들보다 4배나 더 넓어진 커버리지로 완전히 다른 시장을 형성할 예정이다.

물론,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한 기술적인 진보인 것은 이해하지만, 그 주기가 너무나 짧고 이전 기술이 너무나 쉽게 버려지면서 불과 1~2년 전의 기기들과도 호환이 되지 않는 기기들이 홍수를 이루는 것을 마냥 좋게만 바라보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결국 그에 따르는 비용은 소비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스마트기기에 대한 책임
중국의 한 도시에는 산처럼 보이는 곳이 있는데 사실 그곳은 모두 전자/산업 폐기물을 쌓아서 만든 인공 산이다. 그리고 강이 흐르지만 그곳은 전자기기 폐기물들이 물처럼 흐르고 있다. 한 도시 전체가 전자기기 폐기물로 뒤덮인 것이다.

이러한 폐기물은 전 세계에서 중국을 향하게 되면서 환경 오염을 불러오고 있다. 물론, 지금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노력과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버려지는 전자기기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다.



기술이 급변한다는 것은 기존의 제품이 더 빠르게 구형이 된다는 것을 뜻하고, 더 쉽게 버려짐을 의미한다. 특히나 가성비를 내세운 신제품의 홍수는 기존 제품들을 더 쉽게 버리도록 만들고 있는데, 그렇기에 제조사들 역시 지속 가능한 스마트기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수리가 더 쉽도록, 간편한 수리는 가벼운 비용만으로 가능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한 회사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택하는 비중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러한 지속 가능한 발전은 하나의 능력이 될 수 있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고, 신제품 역시 매력적으로 내놓는 것. 고장이 나더라도 부담 없이 고칠 수 있고 사용하면 할수록 더욱 매력적이고 가치가 이어지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쉬운 선택이 아니며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쉬운 결정도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우리는 소비자이기에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



당장 구입하기에만 저렴한 제품을 쫓아갈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판매 및 수리되고 결정적으로 폐기되는 과정까지가 어떠한지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올바른 소비자가 올바른 기업을 만들기 때문이다.

더욱 많은 기업들이 환경을 고려하고, 소비자들이 바라는 가치를 제공하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더욱 큰 미래를 그리기를 희망해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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