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6일 화요일

[써보니] 애플워치2 한 달 사용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처음 애플워치가 공개되었을 때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니까 미래의 제품을 오늘 만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할까. 애플은 그저 공개만 했을 뿐 실제 제품은 만져보지도 못하게 했음에도 그래서인지 더욱 갖고 싶고 당장 사용하고 싶은 디자인과 컨셉을 가지고 있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러나 애플워치는 공개와 동시에 출시되지는 못했고, 이듬해 봄에서야 출시가 되면서 시장에 붐을 일으켰는데, 무려 2,000만원이 넘는 애플워치 에디션마저 없어서 구매하지 못할 정도로 프리미엄 시장까지 공략한 애플의 전략은 성공적이었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애플워치의 예상 판매량은 2,000만대 수준이었다.



   

현실은 어떠할까? 아직까지도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하고, 그다음을 맥과 아이패드가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애플워치는 여전히 애플의 '기타' 수익 가운데서도 일부일 뿐이다. 그만큼 아이폰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애플워치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나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드는 전체 스마트워치 판매량과 애플워치의 판매량은 콧대 높은 애플마저 변하게 만들었고, 명품 매장에서 철수하는가 하면, 애플워치 에디션의 '금'으로 만든 모델 대신 '세라믹'으로 마감을 하며 가격 또한 1/20 수준으로 낮추는 전략을 취하게 만들었다.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니 스스로 변화한 것이다.



애플워치 시리즈 2, 같으면서 다른 제품
애플워치2는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2가지 모델로 출시가 되었다. 기존의 애플워치 1세대 모델을 단종한 이후 애플워치 시리즈 1과 애플워치 시리즈 2로 세분화를 한 것이다. 애플워치 시리즈 1은 기존의 1세대와 거의 같은 하드웨어 스펙에서 성능만을 개선한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차별화가 되었고, 애플워치 시리즈 2는 50m 방수와 1,000니트의 밝기 및 GPS로 차별화를 선보였다.



현존하는 대중적인 스마트워치 가운데 가장 높은 방수 성능을 자랑하는 애플워치 시리즈 2는 수영까지도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방수 성능을 끌어올리며 '스포츠'에 적합한 제품으로 재탄생했고, 스마트워치의 고질적인 아쉬움이었던 야외 시인성의 개선을 위해 화면 밝기도 2배 이상 끌어올리는 선택을 했다.


무엇보다, GPS를 통해 단독 사용에서의 강점을 보인다는 것 역시 차별화가 되는 부분으로, 이제는 아이폰이 없어도 혼자서도 위치를 확인하고 기록하며 운동할 때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결국 홀로서기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이다. 그 대신 애플은 가격을 올리는 방법으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기존의 애플워치와 같은 점이라면 배터리 사용 시간에서의 차이가 없다는 것과 디자인이 사실상 98% 정도 동일하다는 것. 내부적인 디자인 변화로 스피커 물빠짐 기능이 더해진 점을 제외하자면 외관만으로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성능에서의 차이가 큰 만큼, 애플워치 1세대와 2세대는 같으면서 다른 제품이 되었다.



애플워치 시리즈 2 한달, 같으면서 다른 사용자 경험
애플워치2를 사용하면서 느낀 새로움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저 이전보다 더 안심하고 물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정도? 개인적으로는 GPS를 단독으로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서 GPS의 탑재도 크게 와 닿는 변화가 아니었고, 디자인 역시 기존과 같아서 새로운 제품이라는 느낌이 크게 와 닿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화면 밝기는 확실히 느껴지는 변화였는데, 대낮에도 잘 보이는 정도의 밝은 화면으로 시계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다는 것이 느껴졌고, 더욱 빨라진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운영체제의 변화로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1세대의 한계였던 느린 반응 속도와 딜레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애플워치2를 사용한 지 한 달째가 되면서 뒤를 돌아보자면, 여전히 80%는 시간 확인과 알림 확인을 위해 사용하고 있었고, 다양한 밴드 교체를 통해 패션을 드러내는 액세서리로서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가끔씩 운동을 하며 기록을 할 때는 왠지 모르게 더욱 열심히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운동에 대한 동기 부여는 확실히 되는 것 같았다.


앞서 포스트를 하기도 했지만, 애플워치2를 차고 수영을 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애플에서도 '권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수영을 할 수 있었고, 수영 이후에는 자동 물빠짐 기능을, 수영 중에는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한 터치 잠금 기능을 통해 편리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즉, 단순히 수영이 가능하다는 것에서 그친 것이 아닌 그 과정과 그 이후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 것이다.



애플워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애플워치 1세대는 애플이 내놓을 스마트워치의 이정표와 같았다. 마치 앱스토어조차 없었던 아이폰 1세대 모델과 같다고 할까? 지금은 앱스토어가 아이폰의 상징이자 지금의 아이폰을 있도록 해준 1등 공신이지만, 과거에는 그저 지금의 아이폰을 있게 해준 원형적인 제품에 불과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애플워치 1세대는 애플이 내놓을 스마트워치는 네모난 화면이며, 방수가 되고, 다양한 앱과 연동이 가능하며 원한다면 (굳이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게임도 가능하며, 밴드 교체가 쉽고 밴드가 매우 다양한 제품이 될 것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38mm와 42mm의 두 가지 사이즈라는 것도 빼놓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애플워치2 역시 개선해야 할 점들이 보인다. 반응 속도가 빨라지기는 했지만 더 쾌적해질 필요가 있고, 자체적인 매력 요소를 더해야 하며 배터리 사용 시간을 더욱 늘려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라이트닝이 지원되는 애플워치 충전 크래들도 필요해 보인다. 여행을 갈 때 별도로 애플워치 충전 케이블을 휴대해야 하기 때문.


그럼에도 애플워치2는 충분히 잘 다듬어졌고, 현존하는 다양한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들 가운데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가장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었다. 애플워치 1세대의 아쉬움들을 효과적으로 지워냈고, 새로운 기능을 더했으며, 그러면서도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충실히 지켰다는 점에서 애플워치를 구매하기에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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