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8일 금요일

[써보니] 주변에서 더 난리가 난 요가북 3 in 1의 ‘리얼 펜’


기술은 언제나 사람에게 지고 만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그것이 사람을 향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제아무리 별나라 달나라까지 갈 수 있는 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필요치 않은 기술은 결국 버림을 받게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버려진 숱한 기기들에 대해 알고 있다.

수많은 도전과 시도를 했지만 사람의 삶을 바꾸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사라진 제품들은 한둘이 아니기 때문. 결국 기술은 사람에게 지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레노버가 내놓은 요가북도 결국 사람에게 지고 말았다. 완전히 다른 의미로.



   

요가북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람에게 지는 편을 택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화면 위에 드로잉을 하고 터치를 하는 것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다시금 사람에게 가장 익숙하고 친밀한 방법인 노트패드를 꺼내들었기 때문.

노트패드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 그러니까 실제 잉크가 들어 있는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책에 표시를 하며 공부를 하는 것은 엄청난 역사를 지닌 사람만의 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고 직관적이다. 하지만 스마트기기는 지금껏 이것을 벗어나려고만 했다.


✎ 먼저, 영상으로 레노버 요가북 3 in 1을 제대로 만나보자.



세보 전진을 위한 한보 후퇴
레노버는 요가북의 새로운 쓰임새를 찾기 위해 사람을 연구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포커스 그룹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한국에서도 2016년 상반기에 30명 정도의 대학생을 통해 이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결과, 화면이 더욱 커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태블릿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심지어 문서 편집까지도 스마트폰을 통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일반적인 노트북은 소음이 거슬린다는 의견이 많았고, 태블릿의 경우는 가상 키보드로 인해서 작업의 효율이 낮아진다는 아쉬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강의를 들으며 수식을 입력해야 하거나 그래프를 작성해야 할 경우에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종이 노트에 직접 작성하고서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공유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레노버는 이러한 포커스 그룹을 대상으로 한 조사 이후 요가북을 새롭게 기획하게 되었는데, 완전한 아날로그적인 사용 방법을 그대로 디지털화하기로 한 것이다. 새로운 경험이자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50가지 특허, 가장 얇고 가벼운 노트북
레노버 요가북은 3가지 기능을 하나로 묶었다. 완벽한 노트북이 되기도 하면서 동시에 완벽한 태블릿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며, 노트패드를 통해 리얼 펜을 사용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무려 50가지 특허를 집약한 결과다.

이를테면, 노트북의 각도를 자유자재로 펼쳐서 타이핑을 하거나 트랙패드를 활용하거나 마우스를 사용해볼 수 있는 것. 또한 뒤로 돌려서 태블릿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360도 회전 노트북과 달리 물리적인 키보드가 없기 때문에 뒤로 돌려서 태블릿처럼 잡아도 문제가 없고, 무엇보다 10인치 노트북 가운데 가장 얇은 9.55mm의 두께를 가지고 있어서 부담이 없다.

또한 690그램에 불과한 무게를 통해 10인치 노트북 가운데서도 가장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기 때문에 손에 들고 작업하는 일에도 큰 부담이 없다. 말 그대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200% 반영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트패드의 경우는 실제 리얼 펜을 통해 그림이나 글자를 입력할 경우 그대로 화면에 나타나기 때문에 활용도가 매우 높고 쓰임새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만족하는 이유도 바로 이 노트패드 기능 때문이다.



리얼 펜을 만나다.
개인적으로 요가북 3 in 1을 구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던 리얼 펜과 노트패드 기능은 2048 필압을 감지하고 100도 기울기까지 감지하는 등의 다양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는 것도 한 몫을 했다.

일반 잉크로의 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용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 리얼 펜은 노트 패드에 기존과 마찬가지로 스케치를 하거나 글자를 입력하면 그만이다. 말 그대로 아날로그의 방식 그대로를 가지고 있는 것.



   

무엇보다 높은 정확도를 가질 뿐 아니라 낮은 지연성을 가졌기 있기 때문에 딜레이에 대한 고민 없이 또한 배터리가 필요치 않기 때문에 배터리 교체에 대한 스트레스도 필요치 않다.

실제로 사용해본 리얼 펜은 모나미 펜 정도의 아쉬운 필기감을 제외하자면 놀라울 정도였는데, 실제 주변에서의 반응도 이 부분에서 가장 크게 나오기도 했다. 노트에 입력했는데도 화면에 그대로 나타났기 때문. 완전한 사용자 경험의 변화라 부를 수 있는 부분인 셈이다.



아쉬움을 남긴 것들
그러나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훨씬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톰 X5 프로세서를 사용한 결과 실제 퍼포먼스에서 다소 부족한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이를테면 웹서핑이던가 혹은 웹서핑, 아니면 웹서핑?

로딩이 나타나는 것을 심심찮게 발견할 정도로 속도에서 개선이 더 필요했던 아톰 프로세서는 최대 13시간의 배터리 타임과는 달리 실 사용시 6~7시간 정도라 볼 수 있는 정도였는데, 다행히 동영상 재생시에는 제법 괜찮은 배터리 타임이 나오기도 했다.



가끔 화면을 닫아둔 채 대기 모드에서 혼자 발열을 하면서 배터리 광탈을 보이기도 해서 난감할 경우도 있었던 만큼, 윈도우 운영체제 자체의 개선도 필요해 보였는데, 키보드 역시 아쉬움을 남겻다.

할로우 키보드라 불리는 새로운 키보드는 물리적인 버튼이 아니라서 장단점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바로, 키보드 위에 드로잉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물리적인 키보드와 비교해서 아쉬울 수밖에 없는 사용성은 한계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 할로우 키보드를 사용하지만 할로우 키보드의 피드백을 위한 진동이 오히려 거슬려서 꺼두게 되면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오타가 유발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생산성에서의 한계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는 리얼 펜심의 종류가 하나라는 것과 가격이 비싸다는 것. 즉 유지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트패드는 75장에 14,000원이나 하고 펜심 역시 3개씩 묶어서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요가북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트패드의 종류와 펜심이 등장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가격을 합리적인 정도로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액세서리로 추가 수익을 올리려는 계획이었다면 할 말은 없지만.



요가북, 기대 이상일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기대가 되는 부분이 많다. 우선, 대부분의 경우 노트패드에 입력하는 것들이 빠르게 화면에 입력되어서 딜레이에 대한 부담 없이 실제 스케치나 드로잉, 글자를 입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줬다.

또한 작고 얇고 가볍기 때문에, 비록 베젤이 태평양 만큼 넓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제법 잘 다듬어진 기본기와 훌륭한 디스플레이 및 사운드는 멀티미디어를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는 제품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줬다.



자유자재로 세워둘 수 있는 요가북은 그 이름에서 처럼 거치에 대한 부담이나 한계가 없다. 180도로 완전히 펼쳐둘 수도 있고, 360도로 꺾어서 손으로 들고 사용하거나 270도로 꺽어서 세워두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

요가북 3 in 1은 분명 1세대 제품으로서 한계도 있고 퍼포먼스도 부족한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기기의 한계를 제대로 벗어던진 제품으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는 제품이다. - MACGUYVER.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