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9일 수요일

LG전자 2분기 영업익 ‘2억원’ 어닝쇼크, 당연했던 부진의 원인은?

사진 인용 : Kārlis Dambrāns
 
LG전자의 지난 2분기 MC부문 영업이익이 겨우 2억원에 그치면서 시장을 술렁이게 만들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것 때문인데요.

2분기의 매출은 3조 6484억원으로서 지난해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수치는 낮을지 몰라도 그래도 나름대로 매출이 늘었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인데요.


   

그렇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867억원에서 이번 2분기 2억원으로 무려 99.7%나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최대 전략폰이었던 G4의 전세계적인 부진으로 인해서 영업이익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진 인용 : LG Electronics 
 
그렇다면 엘지전자는 왜 이렇게 충격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일까요? 동기간 애플이 기록한 12조 3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이익과 비교하자면 한없이 부족해보이기만 한데요.

LG전자측에서는 시장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었고, 동시에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탓이라고만 하기에는 애플의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이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엘지전자 스스로의 문제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사진 인용 : Tinh tế Photo
 
중저가 시장을 잃다.
무엇보다도 큰 타격은 중저가 시장을 잃었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중저가 시장에서 제대로 된 타겟팅을 하지 못하면서 시장을 잃게 되었습니다.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고사양/초저가 전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 애매한 스펙과 애매한 가격, 그리고 사후지원의 부족함이 독이 되어서 돌아온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인데, 엘지전자는 여전히 과거의 전략을 고수하며 저가 제품에 대해서는 철저히 ‘저가’에 맞는 가치만을 제공한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중저가 시장을 ‘메인’으로 잡으면서 제대로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너도나도 중국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면서 엘지전자의 중저가 시장에 큰 타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진 인용 : Maurizio Pesce
 
프리미엄 시장을 놓치다.
한때 초콜릿폰으로 세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해오던 엘지전자는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어서 한 번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다양한 전략폰을 내놓고, 사후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신뢰를 잃은 것이죠. 1년 남짓 지난 지플렉스의 최신 운영체제 지원 ‘포기’ 사건도 유명했는데요. [펼치기]

   


G시리즈는 믿을 수 있다던 엘지전자의 주장과는 달리 G시리즈 역시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해서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더구나 G4로 재기를 노리던 엘지전자는 이도저도 아닌 스펙과 가격으로 단지 ‘카메라’만을 믿고 판매를 한 결과 국내 판매조차 30만대에 미치지 못하는 처참한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애플이 한 분기에 아이폰을 5,000만대가량 판매할 때, 엘지전자는 G4의 한 해 판매량을 1200만대로 잡았다가 7~800만대로 하향 조정하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엘지전자의 제품을 고집할 이유가 없으니 부진은 당연했고, 소비자들도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진 인용 : LG Electronics
 
단통법이 흔들어 놓은 시장.
더구나 국내 시장에서조차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G4에 대해서 단통법이 원인이었다는 견해가 많이 있습니다. 시장을 흔들어 놓은 것이죠.

G4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프리미엄폰뿐만 아니라 단통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15개월이 지난 구형 프리미엄 폰과도 겨뤄야 했는데 스펙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스펙은 구형 프리미엄과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수십만원이 더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단통법으로 인해서 신제품의 가격이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해지면서 가격 경쟁력도 애플 - 삼성에 이어서 3위인 엘지전자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만을 고려해서 프리미엄 폰의 가격을 수십만원 인하하는 것은 세계적인 경쟁력과 수익을 떨어뜨리는 선택이 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사진 인용 : Tinh tế Photo
 
엘지전자는 지금 나서서 단통법을 철회하자는 목소리를 낼 정도로 긴박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단통법이 흔들어 놓는 시장에서 국내 2위 엘지전자마저 쓰러지는 것이죠.
세계적인 대기업의 한 분기 영업이익이 2억원이라는 것은 순이익을 볼 것도 없이 처참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실상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재편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인데요. LG전자가 구글에 인수될 가능성도 있다는 소식마저 들려올 정도로 LG전자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확실한 가치와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달려가는 것이 아닐까요.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서 보다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우리 제품이 좋습니다’라는 것이 아니라 진짜 좋은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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