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4일 금요일

2년마다 바꾸는 스마트폰이 정말 ‘과소비’일까?


단통법으로 인해 얼어버린 스마트폰 시장을 방통위에서는 ‘시장 안정화’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는 것이죠.

소비의 행태 역시 바뀌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고가폰의 판매는 주춤한 대신 중저가 폰의 판매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80만원을 넘는 프리미엄폰의 판매 비중은 단통법 이전 무려 83%에서 단통법 이후 52%로 폭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60만원 이상의 중고가폰은 3%에서 28%로 급등했고, 40만원이 안되는 저가폰의 비중도 6%에서 18%로 뛰었습니다.



물론 모든 국민이 항상 프리미엄 폰을 구매하는 것이 ‘올바른 소비 행태’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필요성에 의해서 새로운 폰을 구매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전세계적인 추세 역시 그러하다면 더욱 말입니다.


아이폰을 비롯해서 전세계의 프리미엄폰 시장은 여전히 인기입니다. 새로운 폰이 출시되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은 죽은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고, 전세계 통신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중심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만 이러한 ‘프리미엄폰’ 사랑은 ‘과소비’라는 덫에 얽매여 있는 것 같습니다. 자칭 IT 강국이라 주장하는 한국에서 말이죠.

그렇다면, 정말 2년마다 스마트폰을 교체하면 그것이 과소비가 되는 것일까요? 한 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수명은 얼마?
하루 24시간 붙어 있는 개인용 단말기, 스마트폰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요? 우선 배터리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1년이 지나면 절반 정도가 떨어집니다.

즉,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더구나 액정을 비롯해서 다양한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점도 채 2년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2년간 스마트폰을 한 번도 떨어뜨리지 않고 깨끗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처음 모습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서 두꺼운 케이스를 씌우더라도 액정이 깨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사소한
흠집이나 접촉사고만 나더라도 해당 부품 전체를 교체하거나, 일정 비율 이상 파손되면 아예 새로 구매하기도 하는데요. 이것도 과소비라며 단속해야 할까요?

자동차보다도 더욱 우리 곁에 붙어 있는 스마트폰은 그 사용환경의 특성상 더 쉽게 손상되고 고장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2년이 지나기도 전에 갖가지 문제들로 인해서 수리나 교환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교체 비용이 새로운 폰을 구매하는 비용과 비슷했습니다. ‘단통법’ 이전에는 말이죠.

하지만 단통법 이후 이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면서 이 수요는 모두 중고가 폰으로 넘어갔습니다. 즉, 같은 돈을 내는데도 폰은 더 낮은 성능의 폰을 구매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어느정도?
동시에 2년이 지난 폰은 기술의 발전에 있어서도 뒤처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2년 전으로 돌아가볼까요? 2013년 7월 당시 애플은 아이폰5를, 삼성은 갤럭시S4를 판매하던 시점일 것입니다.


당시의 아이폰5는
분명 좋은 폰일지 몰라도, 지금 볼때 아이폰5는 손떨림 방지 기술이 없는 카메라, 터치ID의 부재, 낮은 스펙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4인치 화면이었습니다.
갤럭시S4 역시 지금의 중저가 폰과 비슷한 정도의 스펙이 되어 버렸는데요. 결국 방통위의 주장대로 2년 이상 폰을 쓰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라면, 우리는 아직도 터치ID를 경험해보지도 못했을지 모릅니다.

기술의 발전과 반대로 흘러가는 것인데요. 기술이라는 것은 소비가 있어야만 발전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여전히 아이폰5에 머물러 있고, 갤럭시S4에 머물러서 소비를 멈춰버린다면 IT 강국이라 자처하는 한국이 과연 발전할 수 있을까요?




단통법의 취지가 무색해진 현실
단통법의 취지는 ‘불법 보조금’을 규제하고, ‘요금제에 따른 차별’을 규제하기 위해서 도입되었습니다.

그러나, 불법 보조금은 더욱 음성적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요금제에 따른 차별은 오히려 더욱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4~6만원대 요금제에서는 보조금 상한선인 30만원의 절반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스마트폰 가격의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실제 스마트폰 가격은 요지부동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폰과 같은 외산 단말기의 가격이 과연 단통법으로 인해서 내려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방통위에서는 답변조차 않고 있는데요.

이통사에서는 각종 서비스와 포인트 적립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고,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절약해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비싸진 스마트폰_
15개월이 지나서 단통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폰에 대해서도 30만원이 넘는 보조금 대신 조기 단종과 수량 제한을 통해 비용 절감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그럼에도 2년도 안되어서 새로운 폰을 구매하는 것, 더구나 프리미엄 폰을 자주 교체하는 것을 ‘과소비’라고만 주장하는 것입니다.


절대 과소비가 아닐 것입니다. 기술은 누리는 사람들을 위한 방향으로만 발전하게 되고, 그 결과 그 혜택은 누리는 사람들 위주로 움직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프리미엄폰의 소비가 억제되고, 중저가의 시장이 고착화될 경우 IT 강국이라는 이름도 더이상은 사용하지 못하게 됨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조건적인 프리미엄 폰 구매가 아닙니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합리적인 폰을 구매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막아놓고 보는 정책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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