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9일 토요일

에어팟 프로 써봐야만 아는 사실들 ‘구매 전 체크리스트’ 노이즈 캔슬링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요즘 신제품들이 너무나 자주 등장한 나머지, 에어팟 프로를 2주간 사용하면서도 소감을 전달 드릴 기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에어팟 프로는 어느새인가 기준점이 높아진 애플의 전략적인 승리이자 애플의 야심을 엿보게 해준 제품이기도 했는데요.

에어팟 2세대를 1.5세대로 만들고는 제대로 에어팟 2세대의 자리를 꿰찬 에어팟 프로의 어떤 점이 아쉬웠고 또 어떤 점이 기대 이상이었는지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리뷰에 앞서, 소개를 위한 에어팟 프로는 해외 직구로 구입 후 2주간 열심히 사용해봤음을 알려드립니다.

*에어팟 1세대를 비롯해 에어팟 2세대 2종을 거친 이후의 사용기임을 밝힙니다.




#1. 디자인
눈으로 보는 디자인과 실제로 만졌을 때 느낌은 확실히 다릅니다. 에어팟 프로의 디자인 역시 그랬는데요.

애플의 공식 홈페이지와 동영상만으로 공개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선 이어폰의 최신작은 그야말로 엄청 큼지막하고 두툼한 느낌이었습니다.





이어버드 자체는 다소 짧아진 길이를 갖췄지만 귀에 꽂혀지는 부분은 두툼해져서 두께감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죠. 거기다 더욱 커진 크기의 본체 사이즈도 비슷한 느낌을 전달했는데요.

다행히 실물로 받아본 에어팟 프로의 ‘덩치’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굳이 따져보자면 에어팟 2세대 대비 20~30% 정도 더 커진 정도였는데요.




디테일의 애플답게, 에어팟 프로의 곡률은 에어팟 2세대보다 더 과감합니다. 결과 모서리는 더욱 둥글게 다듬어졌고, 기기를 더욱 작아 보이게 만든 거죠.

손으로 굴려보면 에어팟 프로의 디테일과 디자인, 마감을 비로소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사소한 디테일의 차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제대로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죠.




뿐만 아닙니다. 애플이 공식 홈페이지와 영상을 통해 공개한 에어팟 프로의 내부 모습은 ‘자신감’의 확실한 근거이기도 했습니다.

속이 꽉 찬 에어팟 프로는 이렇게 작은 크기를 위해서 애플이 얼마나 큰 공을 들였는지를 1초도 안되는 시간 안에 각인을 시켜준 것인데요.




실제로 에어팟 프로를 착용해보면 이 모든 기능을 이렇게 귀에 꼭 맞고 부담감 없는 착용감 안에 담아냈다는 점이 놀랍기까지 한 것이죠.

열고 닫을 때의 경쾌한 소리, 적당한 자성으로 에어팟 프로를 끌어당기고는 뒤집어서 흔들어도 토해내지 않는 강인함, 이어버드 자체의 디테일한 마감은 정말 끝내줍니다.




물론 아쉬움도 있습니다. 여전히 강력한 자석은 한 달도 안 되어서 커버 안쪽 면에 생채기를 낼 것이고, 에어팟 프로는 여전히 2개의 파티션을 이어붙인 부분을 중심으로 ‘검은 흉터’를 남기며 세월의 흔적을 아로새길 것이기 때문이죠.

결과 에어팟 프로가 ‘소모품’이라는 사실을 이내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벌써부터 사용 중인 에어팟 프로 역시 자잘한 흠집과 먼지들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인데요.

제아무리 잘 만들어도, 이 제품을 5년이고 10년이고 사용하도록 만들지 않는 애플의 장인 정신은 ‘마진’으로 불리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2. 본질
이제는 조금 더 빠르게 본질에 다가가보겠습니다. 음질은 유선 이어팟과 에어팟 2세대에서 조금도 더 나아가지 않은 느낌입니다.

별것 아닌 것을 별것으로 소개하는 애플조차 ‘궁극의 사운드’라거나 ‘완전히 달라진 사운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보면 사운드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데요.





실제로 오픈형에서 커널형으로 바뀌면서 얻게 되는 구조적인 사운드의 변화 이외에는 극적인 차이가 없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결국, 에어팟 1세대나 2세대를 사용하다가 ‘음질’을 목적으로 에어팟 프로를 선택하면 대부분 실망할 것이 뻔해 보이는 거죠.




하지만 또 다른 본질로서 에어팟 프로는 노이즈 캔슬링을 품은 유일한 에어팟 모델이기도 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수준은 기대 이상이었는데요. 구조적으로 정말 작고 귀를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3~4시간까지도 무난히 버티는 배터리 성능까지 더하자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기술이라 부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갑작스러운 소음이나 고음, 찌르는 소리는 그대로 에어팟 프로를 뚫고 귀에 도달합니다. 다만, 일상적인 잡음이나 웅성거리는 소리, 카페의 백색 소음, 자동차 소음은 저 멀리 밀어내더라고요.

적어도 창문을 두 번은 닫았을 때 외부와 내부가 단절되는 느낌인 거죠.




여기에 더해서 외부 소음 듣기 기능 역시 애플다운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줬습니다. 에어팟 프로를 꺼내서 한쪽을 끼면 외부 소음 듣기가 활성화되면서 좌우가 어색하지 않게 맞물립니다.

그래서 한쪽만 낀 상태로 무언가를 하기에도 적합하죠. 이 상태에서 나머지 한쪽을 착용하면 비로소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시켜줍니다.




쏘옥 하고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나쁘지 않습니다. 소위 귀가 먹먹해진다고 표현하는 노이즈 캔슬링과는 다른 느낌인데요. 그냥 사람 많은 대합실에 있다가 작은방에 들어와서 문을 닫은 느낌인 거죠.

분명 귀는 먹먹하지 않은데 소음은 효과적으로 차단해줍니다. 물론, 이 상태에서 외부 소음 듣기를 사용해도 정말 자연스럽게 들려서 편안하기도 하고요.




#3. 사용 경험
조작성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첫날밤을 넘기기까지는 어색함과 낯섦이 공존하는데요. 첫날이 지나고 나면 어느새 이전의 조작 방식이 아쉬웠다는 것을 느끼게 될지 모릅니다.

에어팟 2세대를 ‘톡톡’ 건드려서 조작하는 방식은 귀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거든요.






물론 에어팟 프로의 기둥처럼 보이는 곳을 두 손으로 잡는 것이 완벽한 해결책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불편하고 번거롭고 복잡해 보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이 방식은 오동작을 줄여줄 뿐 아니라 1번에서 3번까지 인식을 해줘서 더 다양한 동작을 하게 해줬습니다.




또한 귀를 때리는 느낌도 없었는데요. 애플다운 디테일은 손으로 눌러보면 제대로 진가를 발휘합니다. ‘톡’하고 마치 움직이듯, 귀에 아주 작게 포스 센서가 ‘톡’하고 소리를 내주듯 명확하게 버튼이 눌려졌음을 알려주기 때문이죠.

이러한 사소한 디테일을 직접 사용하면서 발견해나가는 과정은 정말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느낌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디테일에도 불구하고, 볼륨 조절 기능이 왜 기본으로 들어있지 않은지는 의문이 드네요. 곡 넘기기가 중요하긴 하지만 때로는 볼륨 조절이 더 간절할 때도 많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서 ‘시리야 볼륨 30%로 줄여줘’라는 말을 쉽게 하기도 힘든데 말입니다.




기기 전환은 더없이 빨라졌지만 멀티 포인트, 아니면 멀티 페어링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아이패드에서 음악을 듣다가 아이폰에서 전화가 오면 전환이 다소 오래 걸립니다.

적어도 3초 전후, 늦으면 5초는 버벅거리는 거죠. 그 사이 상대방은 ‘여보세요’만 적어도 세 번은 말하고 있으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요.

생활 방수는 사실상 상징적인 의미이고, 여전히 물에 ‘담기면’ 안됩니다. 물을 ‘뿌리는’ 수준은 허용되지만 넣으면 고장 난다는 거죠.




#4. 선택 이유
누군가 ‘에어팟을 왜 써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이 있습니다. 적어도 에어팟은 아이폰의 스피커와 마이크는 훌륭하게 대체하거든요.

대다수의 무선 이어폰은 느린 레이턴시와 끔찍한 마이크가 만나면서 단지 ‘음악 감상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에어팟 시리즈는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기거나 심지어 통화를 할 경우에도 ‘무선 이어폰’이라서 오게 되는 아쉬움은 없는 거죠.

애플 기기를 2대 이상 사용한다면 기기 전환도 빠를 뿐 아니라, 알아서 인식해주고 연결해주는 재주까지 부립니다.




결과적으로 에어팟은 애플워치보다도 더욱 아이폰의 일부 기능을 잘 대체해줬습니다.

그런데, 에어팟 프로는 이 모든 기능 위에 ‘1초에 200번’까지 소음 제어가 가능한 노이즈 캔슬링을 더했습니다.




실제로도 에어팟 프로를 착용한 상태로 버스도 타보고, 거리도 걸어보고, 화장실도 가보니까 굳이 음악 재생을 안 해도 아쉬움이 없더라고요.

그만큼 일상적인 노이즈를 거의 대부분 제거해주면서, 동시에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나 불편함이 없어서 만족스러운 거죠.

누군가 에어팟을 왜 쓰냐고 물어보면 저는 이런 점들을 이야기해줍니다. 다른 무선 이어폰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이죠.




#5. 추천 사용자
에어팟 2세대를 고민 중이라면 아마 대부분 조금 더 저렴한 유선 충전 모델을 선택할 것 같은데요. 199,000원에서 오픈마켓 할인 신공까지 사용하면 최근에는 12만 원대에 구입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기 때문입니다.

저도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쿠폰 신공으로 12만 원대에 에어팟 2세대 유선 충전 모델을 추가로 구입했기 때문이죠.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니까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11월 13일쯤에 에어팟 프로가 한국에 정식 출시된다고 하니까 지금까지도 해외 직구를 고려 중인 분들이라면 조금 더 기다려봐도 좋을 것 같은데요.

에어팟 프로는 329,000원으로 사실상 33만 원이라는 점에서 에어팟 2세대 유선 충전 모델과 무려 13만 원의 차이가 발생됩니다.




결과적으로 ‘노이즈 캔슬링’ 하나만 보고 에어팟 프로를 구입해도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거죠.

그렇다면 아래의 질문에 답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정말 필요한지
 - 생활 방수 기능을 활용할 일이 있을지
 - 2년 정도의 배터리 수명을 알고 있는지
 - 착용감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했는지




위와 같은 질문에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하셨다면, 그리고 금전적인 부담이 없거나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초소형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꼭 구입하고 싶으셨다면 선택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라면 고민을 더 해보셔야 하는데요.




 - 소음 차단 기능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지
 - 에어팟보다 큰 크기는 착용하기 힘든지
 - 안드로이드폰을 사용 중인 상황인지
 - 가격 차이가 많이 나도 구매가 고민되는지




위와 같은 질문을 해보셔야 하는 거죠. 만일 16~20만 원 정도의 가격 차이에도 에어팟 프로를 구매할지 고민이 되신다면 에어팟 프로는 정말 ‘갖고 싶은’ 제품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 더 가격이 내릴 때까지 기다리거나, 2년 정도의 배터리 수명을 가진 제품에 30만 원 넘게 투자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거죠.




#6. 총평 정리
저는 에어팟 프로를 2주 정도 사용해보고 이런 평가를 해볼 수 있었는데요. 확실히 요즘에는 에어팟 프로를 습관적으로 끼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노이즈를 줄여서 청력도 보호하고 스트레스도 줄이다가, 필요할 때면 바로 전화를 받거나 동영상도 보고 음악 감상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20만 원 차이가 나는데도 에어팟 프로를 구입해도 될지 물어보는 분이 계시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보시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에어팟 프로의 만족스러움보다 2년에 그치는 수명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 남겨진 질문은 하나입니다.

‘2년의 수명을 가진 에어팟 프로를 위해 33만 원을 기꺼이 지불할 용기가 있는가?’ 정답은 각자에게 달려있을 것 같네요. - MACGUYVER.

 
*쿠폰 신공은 사이트와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애플케어+를 활용하면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켜고 끄기만 가능하며 조절은 안됩니다.
*노이즈 캔슬링 경험은 꼭 직접 청음 해보시고 판단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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