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6일 금요일

미리 다녀온 애플 가로수길, 예상을 빗겨간 한국 애플스토어의 모든 것.


한 국가에 단 하나의 매장만 있다면 어떠해야 할까? 일단 규모가 커야 할지 모르며, 한 층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될지 모른다. 물론, 쉼터도 있어야 하고 다양한 체험존 역시 필수적이다.

하지만 프리뷰 행사를 통해 미리 다녀온 애플 가로수길, 한국 애플스토어는 이러한 예상을 가볍게 빗겨갔다.





우선, 규모는 크다면 크지만 어느 도심에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하이마트나 디지털 프라자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아니 조금 많이 작은 수준이다.

모두를 위해 공개된 공간을 기준으로, 단 1개의 층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7m를 넘어서는 매우 높은 천장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공간은 매우 넓으면서도 다소 작게 느껴진다.




쉼터는 있다면 있고 또 없다면 없다고도 볼 수 있었는데, 키가 큰 4그루의 나무 아래에 있는 벤치가 쉴 수 있는 곳의 전부였다.

물론, 지니어스 바에 살짝 기대어 앉아도 좋지만, 너무나 친절한 지니어스, 애플 직원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말에 무엇이라도 질문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체험존 역시 역대급으로 많은 110여 가지 애플 제품이 모두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나름 충실하게 갖춰져 있지만 역시나 단층이며 애플 제품 및 서드파티 제품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더 많은 것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리 다녀온 애플 가로수길은 역시 애플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선한 변화를 선보이기도 했고, 이곳이 마냥 전자기기를 하나라도 더 팔아보겠다는 판매만을 위한 거점 매장이 아닌, 애플이 지향하는 문화와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어필하기 위한 곳이라는 점도 체감하게 만들었다.



애플 제품이 가진 디자인적 정체성은 미니멀리즘의 극치라 부를 수 있다. 굳이 필요 없는 군더더기라면 과감하게 빼버리고 꼭 필요한 요소만 남겨두기 때문. 그동안 숱한 과도기를 거치며 다른 스마트폰들이 심각할 정도로 버튼을 많이 넣었다가 지금에 와서 베젤리스를 추구하는 것과는 달랐던 것이다.

처음부터 홈 버튼 하나만 남겨둔 전면 디자인이나, 극도로 절제된 단 하나의 데이터 겸용 충전 단자는 그대로 애플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도 묻어났다.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매우 크고 높은 통유리는 공간의 제약을 없애버렸고, 애플 가로수길 정문 바로 앞에 있어서 애플스토어를 가리지 않을까 우려되었던 커다란 나무는 오히려 내부에 심겨진 4그루의 나무와 어우러지며 공간의 확장을 제대로 선사해주었다.

내부로 들어서게 되더라도 의식하지 않으면 천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마치 구름이 햇살을 살짝 가려준 것처럼 자연스럽게 외부인지 내부인지 모를 공간 속에 녹아드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내부에 사용된 마감재 역시 마치 흔히 외부 벽재에 사용되는 그것과 동일했고, 전체를 아우르는 나무의 은은한 질감과 컬러감은 이곳이 전자기기를 전시해둔 곳이 아니라, 마치 카페인 것만 같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무려 110여대에 이르는 엄청나게 많은 애플 기기들이 전시되어 있고, 색상별로 모델별로, 심지어 애플워치 밴드는 깔맞춤까지 하며 일렬종대로 모여 있었음에도 흐트러짐 없이 불규칙 속의 규칙처럼 어우러지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넓게 트인 인테리어는 사람의 마음까지 한껏 여유롭게 만들었고, 전자기기를 접하는 순간의 느낌이나 경험이 여느 가전매장과는 철저히 다름을 느끼게 해줬다.



애플 가로수길, 한국 애플스토어에 들어서게 되면 편안한 분위기와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제품 및 액세서리, 서드파티 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놀랍게도 이곳에는 가격표가 눈에 띄지 않는다.

단지 제품만이 눈에 들어올 뿐, 가격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닌 공간이 되는 것이다. 또한 보안잭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이곳은 역시나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다운 관대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물론, 분실을 대비하기 위한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려 140명에 달하는 지니어스 직원들이 늘 상주하기 때문에 때로는 손님보다 주인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주객전도라고
할까.


아무튼, 보는 눈이 280개에 달하니까 나름 인력을 동원한 보안 시스템인 셈이다.



그리고 애플 가로수길에 전시된 애플 제품을 가지고 매장 밖을 나가는 순간, 기기는 먹통이 되도록 특수 설계가 되어 있어서 이 제품을 어떻게 몰래 가지고 나가려는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접어두는 것이 좋다.



이처럼 가격표됴, 보안잭도 사라진 공간에서 오직 기기에 대한 경험과 누구보다 애플 기기를 잘 아는 지니어스의 친절한 안내를 받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지갑을 열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때로는 갖고 싶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너무 비싼 가격표가 매겨진 것은 아닐까 싶어 쉽게 가격을 물어보지 못하기는 하지만.


✎ 익숙한 통유리와 애플 로고, 다양한 애플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애플 가로수길


✎ 애플 웹사이트를 그대로 현실화한 버전이라는 느낌을 물씬 들게 만들어줬던 애플 가로수길, 한국 애플스토어는 자꾸만 만지고 싶은 제품들로 가득했다.


✎ 서드파티 액세서리도 깔 맞춤을 하면서 자꾸만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도 했고, 사진으로만 봐 왔던 정품 액세서리들도 모두 직접 볼 수 있었다.

또한, 애플의 홈 킷을 직접 조작하며 화면 속에서 집안의 풍경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인터렉티브하게 직접 보고 체감할 수 있는 부분 역시 만족도를 높여줬다.


✎ 애플이 인수한 비츠의 다양한 제품군들 역시 일렬종대로 나열되어 있었고, 이외에도 다양한 제품군들을 볼 수 있었다. 소리를 크게 틀고 싶었지만 이목을 집중할까 싶어 크게 재생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


✎ 애플 웹사이트에 드론과 장난감들이 추가될 때부터 느꼈지만, 한국에서 정식으로 애플 가로수길을 열게 되면서 더욱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던 서드파티 제품들.

✎ 특히나 색색의 케이스는 자꾸만 눈길을 끌게 만들어줬고 애플 가로수길을 들를 때마다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했다.


애플 가로수길을 미리 가보고 느껴보고 체험하면서 알게 된 점이라면, 애플 제품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이곳에서 완벽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앞서 언급된 것처럼 보안잭이 없기 때문에 가볍게 전시된 아이폰을 들고서 벽면에 부착된 수십가지의 컬러별, 종류별 케이스에 씌워볼 수도 있다.





또는 서드파티 제품들과 직접 연결해서 스마트폰 짐벌로 촬영해보거나, 코딩을 직접 시연해보고 코드를 만져보는 것 역시 가능하다. 다른 곳에서라면 ‘찾으시는 제품 있으세요?’라면서 물건을 판매하기에 급급하겠지만, 이곳 만큼은 판매가 주요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스토어는 애플에게 있어서도 국가별, 지역별 거점 매장이기도 하고, 상징적인 의미도 있기 때문에 판매가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하겠지만, 애플 가로수길을 비롯한 전 세계 어느 애플 매장을 가더라도 물건을 더 팔아보려는 조급증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가볍게 물어보고, 체험해보고, 그냥 나와도 그만이다.




Today at Apple을 통해서 매일 5~6개씩 진행되는 세션에 참여할 수도 있고, 가벼운 사진 촬영부터 코딩과 같은 궁금한 것들까지 한 곳에서 모두 체험하고 경험해볼 수 있었던 애플 가로수길.

그저 인터넷에서 사진과 글로만 접해왔던 모든 애플 제품들과 액세서리, 서드파티 제품들을 바로 이곳에서라면 원하는 방식 그대로 사용해보고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 코딩을 직접 보고, 체험해보고 조작까지 할 수 있었던 체험존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경험을 하게 해줬다.

✎ 아이패드의 베젤이 사라지는 것만 같은 경험을 하게 해줬던 조이스틱

✎ 오랜만에 만나봤던 맥 프로는 여전히 큰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제는 하얀 속살처럼 느껴지는 아이맥은 아이맥 프로 옆에서 다소곳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 귀여운 장난감으로 코딩도 가볍게 배워볼 수 있었고, 인물 사진을 비롯해서 다양한 촬영 방법도 배워볼 수 있었다. 친절한 지니어스 직원이 인상적.


✎ 애플워치 밴드를 모두 모아놓은 테이블, 여기부터 저기까지 달라고 했다가는 지갑이 모두 털릴 것 같아 자제해야 했다.

✎ 건강을 위한 액세서리들, 생각보다 다양했고 특히나 바로 기록이 가능했던 줄넘기는 하나쯤 구매하고 싶기도 했다.

✎ 곳곳에서 묻어났던 애플다운 깔끔한 전시 방법과 6K의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는 세션 진행 및 제품 소개에 활용되었고, 정품 케이스 및 액세서리들도 종류별로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 눈길을 끌었던 로지텍의 아이패드 프로 거치대는 독특하게도 스마트 커넥터를 통해서 충전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해줬는데, 실제 후기에 의하면 충전 속도가 다소 느리고 각도 조절이 안된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역시나 기대 이상의 디자인과 컨셉은 지갑을 열게 만들뻔 하기도 했다.


✎ 세련되게 배치해둔 정품 액세서리는 하나하나 들어서 직접 만져보는 것도 가능했다.

✎ 지하 1층에 있었던 아늑한 공간은 지상 1층의 확 트인 느낌과는 달리 오밀조밀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곳은 원한다면 전화로 문의를 해서 공간을 빌려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애플과 관련된 미팅이 아니더라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 작은 파티션처럼 잘려 있었던 손잡이는 애플 파크에 있는 그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하는데,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도 이 손잡이를 만나볼 수 있었다.

✎ 디테일하게 살펴본 애플 가로수길, 한국 애플스토어는 핫플레이스가 되기에 충분했고, 아무런 부담 없이즐길 수 있는 곳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애플 가로수길을 가게 되면 계산대가 없다는 점, 한 층으로 되어 있다는 점, 생각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다는 점에서 예상을 빗겨나갈지 모른다.

요즘 건축물의 추세가 크기와 높이를 강조하는 것이지만 애플스토어는 여전히 경험과 친근함을 중요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가진 제품이라 하더라도 액세서리와 서드파티 제품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사용성을 더할 수 있고,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제품들과의 유기적인 연결성과 경험을 통해 애플의 다른 제품까지도 알게 되고 구입할 수 있었던 애플 가로수길.

지니어스 바는 이제 별도의 공간이 아닌, 애플 가로수길 안의 모든 곳이 지니어스 바라고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수리를 원한다면 바로 옆에 있는 파란색 옷을 입은 친절한 미소의 지니어스 직원을 불러보자.



어쩌면 바로 그 자리에서 상담하고, 수리하고, 리퍼까지 해주는 친절함을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모든 직원이 결제 기기를 휴대하고 있어서 결제는 언제 어디서든 제품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할 수 있고, 바로 뜯어보는 것 역시 가능하다.

당연하겠지만 애플 가로수길에서는 단순 변심이든, 기기가 마음에 들지 않든, 잘못된 구매를 했든, 포장을 뜯어서 사용했든 14일 이내라면 얼마든지 교환 및 환불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대되었던 점이라면,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비롯해서 다양한 구매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물론, 결국 내야 하는 돈은 같을지 몰라도 부담 없이 나눠서 낼 수 있다면 원하는 제품을 조금 더 빨리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상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라고 알려왔는데, 대중적으로 공개를 할 정도의 소식이라면 애플의 특성상 거의 확정적이라고 봐도 좋기 때문에, 아이폰에 국한되지 않은 보상 프로그램을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었다.



그동안 반쪽짜리, 아니 반에 반쪽에 불과한 서비스만 제공되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던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꼭 애플 가로수길, 한국 애플스토어 매장을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전자기기가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방향성과, 전자기기로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어떠한 경험을 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애플 가로수길의 또 다른 모습도 담아볼 예정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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