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8일 토요일

미국서 포기한 갤럭시노트7, 삼성의 뼈아픈 실수 7가지


삼성의 속도전, 갤럭시노트7의 등장
삼성은 내심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갤럭시S7의 빠른 출시와 빠른 체험 이벤트 및 폭발적인 반응을 지켜보고는 이번에는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면서도 같은 전략을 구사하기로 말이다.

결과는 물론 성공적이었다. 그 결과라는 것이 너무나도 폭발적이어서 문제였을 뿐 갤럭시노트7의 인기는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로 갤럭시노트 시리즈 가운데서도 이례적일 정도로 반응이 좋았고, 심지어 상반기 미국 내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의 인기를 얻었던 갤럭시S7을 넘어설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 폭발은 어느새인가 진짜 폭발이 되어서 돌아오고 말았으며, 어느새인가 여기저기서 폭발하는 갤럭시노트7은 공포의 노트, 그러니까 데스노트로 불리고 있었다. 재산 피해를 비롯해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었던 갤럭시노트7은 결국 리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초기에는 반응이 좋았다. 이례적일 정도로 빠른 판단과 신속한 사과를 통해 여론은 다시 잠잠해졌고, 그렇게 문제는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교환된 갤럭시노트7이 다시금 폭발하는 사례가 나오게 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희망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미국 이통사들은 하나같이 갤럭시노트7을 다른 스마트폰으로 교환한다는 정책을 내놓았고, 심지어 아마존을 비롯해 몇몇 이통사들은 판매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내걸었을 정도로 갤럭시노트7 = 폭발 가능성이 있는 폰으로 불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러니까 갤럭시노트7이 폭발하게 되고 또한 대중의 외면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공포의 폰이 된 원인 말이다. 사실, 원인은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갤럭시노트7을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1. 빨리빨리가 부른 화근
차기 갤럭시노트이 갤럭시노트6가 아닌 갤럭시노트7으로 불릴 것이라는 소식이 나올 즈음, 갤럭시노트7에 대한 흥미로운 뉴스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고동진 사장의 속도전, 갤럭시노트7의 화려한 데뷔’라는 내용의 뉴스였는데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사실, 신제품을 출시하기 직전까지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매우 힘들다. 더구나 많은 협력사와 통신사와의 미팅 및 전 세계에 출시를 앞둔 폰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놀랍게도 갤럭시노트7은 끝까지 많은 기밀을 유지하면서 출시일까지 버텨냈다.


   


그리고는 공개하기 무섭게 전국적으로, 또한 전 세계적으로 체험존을 열었다. 적어도 일주일 뒤에는 체험존이 열리지 않을까 했는데 놀랍게도 바로 그날부터 체험존이 전국적으로 설치된 것이다. 이것부터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곧바로 공개된 예약 일정도 코앞이었고, 예약 이후 제품을 받기까지의 시간도 많이 소요되지 않았다. 결국 삼성의 속도전은 매우 빠르게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물량을 미리 만들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고, 이러한 속도전은 제품 검수에 있어서 미흡한 부분을 남기게 되면서 화근이 되고 말았다.



사실, 갤럭시노트7은 갤럭시S7과 비교해서 크기가 거의 커지지 않았다. 엣지 디자인을 통해 크기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갤럭시노트7에는 S펜이 삽입될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배터리 용량은 거의 동일하게 넣어뒀다.

자연히 배터리의 두께는 얇아질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마치 시한폭탄과도 같이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이 된 상태로 소비자들의 손에 쥐어진 것이다. 더 빨리, 더 좋은 제품을 만들려다 보니 결과적으로 제품의 안전성이 낮아지고 말았다.



#2. 초기 대응의 실패
판매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갤럭시노트7은 하반기 아이폰7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안드로이드폰으로 관심을 받았고,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갤럭시노트7을 구입하기 위한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40만명에 달하는 예약 가입자들이 물량이 없어서 받지 못할 정도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하나 둘 폭발 소식이 들려왔고, 처음에는 블랙컨슈머가 아닐까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실제 언론과 여론이 그렇게 몰아가기를 하고 있었다. 마치 학교나 사무실에 있는데 비상벨이 울리면 ‘누군가가 장난을 쳤나’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러나 갤럭시노트7은 어느새인가 하루 걸러 하나씩 폭발하기 시작했고 마치 연쇄 폭탄처럼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제품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삼성은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없었는데, 여기에서 삼성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지고 말았다. 첫 번째 불신이 드러난 지점이다.

이후 갤럭시노트7은 삼성 내부적으로 점검을 한 결과 ‘리콜’로 잠정 결론이 나게 되었고, 발표 당일 고동진 사진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면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전 세계 동시 리콜을 발표했다. 초기 대응에 있어서 내부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대중에게 상세하게 알렸더라면 더 좋았을 대응이 아쉬움을 남긴 것이다.



#3. 빠른 판단이 불러온 참담한 결과
이렇게 리콜 발표를 하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문제는 종결되었다고 생각되었다. 언론은 갤럭시노트7의 부활에 관해서만 스포트라이트를 주었고, 여전히 남겨진 러시안 룰렛은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한동안 뜸했던 갤럭시노트7의 폭발 소식이 다시금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말았다.

이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국가를 거르지 않고 여기저기서 폭발 사태가 이어졌고 미국에서만 90건 이상, 국내에서도 추가적으로 폭발이 나오게 되면서 이제는 문제의 키가 삼성이 아닌 국가의 ‘안보’ 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이 리콜을 시행하기만 했을 뿐 그 과정을 통제하지 않은 결과 대중은 여전히 시한폭탄과도 같은 갤럭시노트7을 계속 사용하고 말았고, 당연히도 여기저기서 폭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밀폐된 곳인 비행기와 같은 운송 수단이었다.

결국 비행기 내에서의 사용 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국가 차원에서 공식 리콜을 명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갤럭시노트7은 전 세계적인 ‘금지 폰’ ‘폭발 폰’이 되고 말았다. 대대적인 이미지 하락이 이어진 부분이다.



#4. 사용 자제 명령의 부재
이 과정에서 삼성이 남긴 뼈아픈 실수는 단연 사용 자제 명령과 함께 빠른 제품 교환이 없었다는 것이다. 빠르게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대체폰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점을 어필하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편만 줄였더라도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많은 이유다.

하지만 삼성은 리콜을 시행하기만 했을 뿐, 당장 한 달이나 남은 리콜 기간까지 사용중이던 갤럭시노트7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안전한지, 교환을 받는 것은 좋은데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대중들은 그냥 사용해도 되는가 하고 계속해서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고 말았고 결과는 연쇄적인 추가 폭발로 돌아오고 말았으며 그 과정에서 갓난아기가 다치는가 하면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점점 번져가면서 삼성의 이미지 하락과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되고 말았다.



#5. 리콜 과정에서의 잡음
또한 리콜 과정에 있어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으면서 국내의 경우만 보더라도 대형 대리점에서는 리콜 물량이 충분했지만 작은 대리점이나 인터넷 판매점들은 한참이나 기다린 이후에서야 제품을 받아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삼성이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결과 누구는 갤럭시노트7 본체만 가지고 가서 풀박스로 교환을 받아오는가 하면, 누구는 갤럭시노트7만 가지고 가서 대리점이 나머지 부품을 꿀꺽하는 일과 이것을 되파는 일들도 있었다.



그리고 일부 이통사에서는 갤럭시노트7을 환불할 경우 사은품으로 지급된 기어핏2를 무조건적으로 반납해야 하며, 반납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는 다소 무서운 언급까지 하면서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모든 사은품은 소비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갤럭시노트7만 환불하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이와 관련된 확실한 지침을 전달받지 못한 채 대리점마다, 통신사마다 다른 이야기들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기서 또다시 신뢰를 잃고 만 것이다.



#6. 교환된 제품에 남겨진 불씨
무엇보다 논란이 된 것은 교환 받은 제품은 100% 안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대적인 발표나 이야기,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검사 기관에서 승인하고 리콜을 받아들였다는 국내 언론의 이야기는 그저 미국에서 이렇게 했으니 믿으라는 것처럼 들릴 뿐이었다.

결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면서 갤럭시노트7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 사이 삼성이 대대적으로 다시 생산을 시작한 중국산 배터리가 포함된 갤럭시노트7이 대중에게 전달되면서 삼성 SDI의 이미지도 다시 하락하고 말았고, 중국산이 더 안전하다는 이야기들도 들려왔다.



이후 대대적인 언론을 타지는 않았지만, 교환된 갤럭시노트7의 품질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면서 다시금 ‘빨리빨리’로 인한 피해를 소비자들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즉, 갤럭시노트7의 화면 품질이 좋지 않거나 마감이 나쁜 등의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진 것이다.

물론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다시 안심하고서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충분히 만족할 정도로 다시 정상적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남은 불씨처럼 폭발에 대한 두려움과 품질 문제는 남아 있는 상태였다.


  ©  사진 인용 : 네이버 함투카페
 
#7. 마지막 보루, 교환 제품의 폭발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바로 교환 받은 갤럭시노트7이 폭발한 것. 교환된 갤럭시노트7은 안전하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어필하는 광고를 내놓고, 녹색 배터리 표시와 함께 박스의 생산 일자와 검은색 네모가 찍힌 것을 홍보했지만 결국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그 사이 교환 받은 갤럭시노트7이 폭발했다는 소비자의 제보가 블랙컨슈머라거나 의도적으로 손상한 것이라는 유언비어까지 나오면서 다시금 첫 폭발때와 비슷한 언론의 반응은 대중을 휘둘리게 만들고 말았다.


  ©  사진 인용 : 네이버 함투카페

당시 해당 뉴스의 댓글에서도 ‘미국에서 터지면 어떻게 나오나 보자’라고 했을 정도로 국내 언론과 삼성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쌓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미국에서, 그것도 비행기 내에서 폭발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고 해외 언론은 해당 제품의 전원이 꺼져 있었으며 교환된 제품인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던 갤럭시노트7은 물론 삼성의 잘못이 가장 클 것이다. 안전성을 가장 먼저 보장했어야 하고 관심을 가졌어야 함에도 수백대가 넘는 기기들이 연이어 폭발했다는 것은 제품의 기본적인 품질에 의문을 갖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나?
그렇다면 갤럭시노트7은 이제 다시는 회복이 힘든 시점을 지난 것일까? 사실, 신제품의 유효기간을 3개월로 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8월 초에 공개된 갤럭시노트7의 유효기간은 점점 끝나가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삼성의 당초 계획은 9월까지 리콜을 완료하고서, 10월에 다시금 판매를 시작하며 새로운 컬러와 새로운 마케팅을 통해 갤럭시노트7에 대한 판매를 끌어올릴 것이었지만 미국 이통사들마저 등을 돌리면서 갤럭시노트7은 어디로 향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만일 이대로 갤럭시노트7을 전량 수거 및 폐기한다면 삼성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다시금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미국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비롯해 각종 소송에 휘말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기에는 이미 갤럭시노트7의 이미지가 무너질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다시는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갤럭시노트7이 언론의 질타와 대중으로부터의 외면을 받으면서 삼성이 보다 진지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대중에게 진실을 이야기하고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갤럭시노트8은 등장할 수 있을까?
삼성이 이번에 내놓은 갤럭시노트7은 사실 상징적인 의미도 컸다. 갤럭시노트6 없이 바로 갤럭시노트7으로 건너뛴 것이기 때문. 한달음에 더 많은 뜀뛰기를 한 셈인데, 결과적으로 이러한 뜀뛰기를 할 만큼의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전 세계에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현재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대한 반응은 폭발, 발화, 문제, 품질 등 부정적인 이슈가 더욱 많이 연관되고 있다. 결국 갤럭시노트 시리즈 자체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것이다. 어쩌면 내년부터 8이라는 네이밍 대신 완전히 다른 네이밍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방법은 노트 시리즈를 대신할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 노트 시리즈 둘 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다. 숫자를 버리고 다시 시작하거나 혹은 다른 방법으로.

삼성 스스로가 갤럭시노트7과 갤럭시S7을 동일선상에 놓으면서 이 둘의 상관관계도 더욱 깊어진 만큼 이 연결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할지, 아니면 전혀 다른 별개의 제품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미국 이통사들이 등을 돌리고,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의 국내 소비자 차별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삼성을 바라보게 되면서 삼성은 창사 이래 가장 큰 논란과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당장 갤럭시노트7이 중요한 것이 아닌, 무너진 신뢰부터 다시 쌓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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