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5일 일요일

멤버십 혜택 ’또 축소’에도 통신사 콧대가 높은 이유


통신사 멤버십은 일종의 ‘서비스’라 볼 수 있다.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으라고 재촉하지도 않고, 남은 혜택을 소진 기간 이내에 빨리 쓰라고 독촉을 하지도 않는, 통신사로서는 딱히 소문내고 싶지 않은 혜택인 것.

이러한 멤버십 서비스는 통신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당연시되고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멤버십 혜택에 따라 좋은 통신사나 나쁜 통신사를 분류하기도 한다. 그만큼 범국민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통사의 멤버십 서비스는 혜택이 좋아지는 듯하면서도 나날이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10% 할인이 천 원당 100원 할인으로 변경되기도 했고, 최근에는 50원으로 반타작이 나기도 했다.

원하는 혜택을 골라서 2배의 할인을 받는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혜택을 한 달에 한 번으로 제한하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힘든 다양한 꼼수를 부리는 묘기를 보여주는 통신사의 행태가 가관이다.



10%가 아닌 100원 할인?
먼저 SK에서 시행한 10% 할인 > 100원 할인 변경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간단히 생각하자면 1,000원짜리 물건을 구입하며 받는 할인율은 동일하다. 1,000원의 10%는 100원이고, 100원 할인도 100원이기 때문.

하지만 1,900원짜리 물건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준이 1,000원당 100원 할인으로 변경된 이후에는 2,000원이 되기 전까지는 200원 할인이 아닌 100원 할인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에는 1,900원짜리 물건을 구입하면 190원을 할인받았다면, 이후에는 100원만 할인이 되도록 변경된 것이다. 이러한 낙전 수입을 범국민적인 범위로 확대하자면 SK가 얻는 이익은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

10% 할인을 1,000원당 100원 할인이라는 꼼수로 변경한 이후 소비자들은 훨씬 적은 혜택을 받고 있으며, 일부 소비자들은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통신사가 노리는 것이 이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100원에서 50원으로
그리고 지난 6월 1일부로 SK는 등급에 따라 1,000원당 100원 할인을 50원 할인으로 돌연 축소했다. 그러니까, 기존에는 1,000원치 물건을 구입하면 100원을 할인받았다면, 이제는 50원의 할인에 그치는 것이다.

하지만 SK는 오히려 혜택을 늘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제휴사를 통해 5,000원치 이용을 할 경우 데이터를 25MB를 적립해주게 되는데, CU의 경우는 2배인 50MB를 준다는 것이다.

   


즉, 사라진 할인 금액의 행방은 데이터 50MB라는 설명. 여기에 더해서 데이터 플러스 T 멤버십 적립형을 이용할 경우 할인금액의 100%를 모두 11번가의 쇼핑 포인트로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로 인해 최대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만원 치 구입 시 500원 할인 및 데이터 100MB, 쇼핑 포인트 500원이 된다. SK는 이에 대해서 당사에서 데이터 100MB는 쿠폰으로 2,000원에 판매가 된다며 실질 혜택은 3,000원에 이른다는 주장을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와 다른 동상이몽
그러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정말 데이터 쿠폰과 쇼핑 포인트라고 볼 수 있을까? 여기에는 맹점이 존재하는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혹은 이미 데이터가 충분한 고객들에게 데이터 쿠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왜 모든 소비자들이 11번가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11번가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있으며, 이들은 쇼핑 포인트가 아닌 당장 할인받는 편을 선택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바라는 당장의 혜택과 달리 통신사는 자회사인 11번가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기를 바라며, 말도 안 되는 데이터 쿠폰을 증정한다며 혜택이 늘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11번가를 자주 이용하면서, 데이터가 부족했던 소비자들을 제외하자면 CU와 같이 제휴사의 할인율이 줄어든 것을 반기는 소비자는 몇이나 될까? 더구나 5,000원당 50MB에 그치는 데이터는 결국 5만 원을 사용해도 겨우 500MB밖에 안된다는 아이러니도 존재한다.

데이터 500MB를 받기 위해서 무려 5만원치의 쇼핑을 해야 하는 현실, 더구나 쇼핑 포인트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11번가에서 그 가격 이상의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은 더욱 화가 나게 만드는 것 같다.



광고는 크게, 혜택은 작게
또한 KT의 경우는 자사의 멤버십 서비스가 최고인 양 홍보를 하기도 했었다.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멤버십 포인트로 스마트폰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기 때문.

하지만 스마트폰 구입 시 할인 가능한 적용률이 10%에서 5%로 줄어들면서 실질적인 혜택은 더욱 줄어들었고, 이 역시 다양한 제약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KT 고객을 위한 차별화 혜택이라면서 혜택을 절반으로 줄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KT는 다른 혜택을 늘렸다고 주장을 했는데, 특정 제휴사를 통해 더블할인을 제공한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는 것, 그러나 이 또한 매월 1회에 한하여 한 곳에서만 할인을 받을 수 있을 뿐이다.

즉, 할인율 자체를 줄인 다음, 더블할인이라는 이름으로 거창하게 홍보를 하면서 그것 또한 한 달에 한 번으로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겉으로는 혜택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른 것이다.

더구나 기존에는 더블할인 혜택을 매월 금요일마다 제공했다는 점을 고려하자면, 원하는 날짜에 할인이 가능하다는 편의성 이외에는 혜택이 1/4 이상으로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멤버십, 비용은 제휴사의 몫?
또한 이러한 멤버십의 경우 제휴사가 비용을 상당히 떠안는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으로 통신사가 지불하는 비용은 낮다는 것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제휴사 역시 소비자들의 유인 효과는 있겠지만 소비자로서는 아쉬울 수 있는 것.

소비자가 지불한 멤버십 포인트는 할인 금액 전체에 해당한다. 즉, 3만 원을 할인받았다면 3만 포인트가 깎이는 것. 그러나 이 금액을 모두 통신사가 지불하는 것이 아닌 제휴사와 나눈다는 점에서 통신사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욱 많은 포인트를 차감하는 혜택을 얻고 있다.



또한 제휴사에서 지불하는 금액 역시 소비자들을 더 끌어들이기 위한 홍보 비용이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이 비용을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들이 내고 있다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통신사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온갖 생색을 내게 되고, 제휴사는 통신사 멤버십 제휴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게 되지만 이 역시 소비자의 멤버십 포인트에서 차감된다는 아이러니는 아쉽기만 하다.

멤버십을 통해 혜택을 얻는 곳은 통신사와 제휴사 뿐이고, 소비자들은 나날이 줄어들고 까다로워지는 멤버십 혜택으로 인해 매년 수천억 원 이상의 멤버십 포인트가 허공으로 날아가는 상황이다.



콧대 높은 통신사, 왜?
1,000원당 100원씩 할인이 되는 것을 50원으로 줄였다고 해서 통신사를 바꾸는 소비자가 있을까? 스마트폰 구입 시 멤버십 포인트로 10% 할인이 가능한 것을 5%로 바꾸었다고 해서 통신사 선택에 크게 영향을 주게 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 약간의 아쉬움과 영향은 있겠지만, 이러한 소소한 변화를 이유로 통신사를 변경하고 바꾸는 소비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자체가 협소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



그래서 통신사들은 매번 갖은 꼼수를 통해 혜택을 줄이고 축소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콧대를 높이 세울 수 있는 것이다. 광고를 통해 대대적으로 멤버십 혜택이 강화되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은 다름에도 말이다.

어느 통신사도 매번 요금이 내렸다거나 혜택이 더욱 커졌다고 홍보를 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마치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성능은 홍보하지 않고 자동차 광택제나 엔진 오일만 홍보하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통신사의 본질은 요금제를 비롯한 통신 서비스임에도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홍보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멤버십과 같은 소비자 현혹을 위한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것만 보더라도 통신사가 본질을 잃었음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것 같다.





홍보만을 위한 멤버십 강화
가장 큰 문제는 홍보를 위한 멤버십 강화에 있다. 이를테면 지난해 SK는 무한 멤버십을 홍보하며 상당한 이미지 상승효과를 누렸다. 실질적으로는 다양한 제약으로 한계가 많았지만 무한 멤버십 자체가 지닌 홍보 효과는 상당했던 것.

KT 역시 아이폰을 비롯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멤버십 포인트로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유일한 통신사라고 홍보하면서도, 실상은 금액 제한에 더해 10% 제한으로 (현재는 5%) 갖은 제약을 걸기도 했었다.



광고에서는 통신사에 유리한 점들만을 내세우고, 실제 사용하기 위해서 멤버십 카드를 꺼내면 각종 이유들로 혜택이 줄어들거나 축소되는, 심지어 없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통신사를 감독해야 하는 기관들 마저도 기업의 고유 권한이라며 그저 수수방관하는 사이, 채 몇 달만 유지되는 혜택을 마치 앞으로 지속되는 혜택인 양 과대포장해서 홍보하는 현실은 바뀌기 힘들어 보인다.

필자 역시 최근 CU에 들렀다가 5%로 줄어든 할인율에 애꿎은 알바생한테만 이유를 물었을 정도로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통신사의 이중적인 행위는 분명 시정되어야 할 것 같다. - MACGUYVER.







0 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