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9일 화요일

32GB 가격에 64GB 주는 아이폰이 욕먹는 이유


애플은 오랫동안 모바일 기기를 만들어왔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일으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장 메모리를 지원하지 않으면서 용량 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처음 16GB 모델이 등장한 이후로 계속해서 최소 용량으로 16GB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

처음에는 8GB 모델도 존재했지만 현재는 16GB 모델을 기본으로 64GB 및 128GB 용량의 아이폰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바라는 32GB 용량의 아이폰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애플의 용량 장사가 도를 넘었다는 평가가 많다.


   

아이폰의 가격은 국가별로, 또한 환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만원을 넘어서서 최대 130만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고가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용량이 16GB에 불과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애플의 용량 장사에 대한 시선이 2가지로 나뉘고 있는 것 같아 흥미로운 상황이기도 하다. 바로, 애플이 그동안 내놓았던 16GB / 32GB / 64GB 용량의 가격 정책을 기준으로 할 경우, 실질적 가격 인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32GB 가격에 64GB 제공?
이러한 의견을 내놓는 소비자들의 입장은 이것이다. 기존에 아이폰은 16GB 용량부터 32, 64기가에 이르는 3가지 용량의 아이폰을 내놓았었는데, 언젠가부터 128기가 용량을 추가하며 기존에 32GB 가격으로 64GB를 제공한다는 것.

결국 애플은 혜택을 줄인 것이 아니라 혜택을 늘렸는데 왜 소비자들은 32GB 제품이 없다고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일견 맞는 의견처럼 들리기도 한다. 애플이 한때 내놓았듯 4단계로 용량을 세분화할 경우 결국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도 한때는 16 / 32 / 64 / 128GB 용량을 통해 4단계로 나눠서 판매를 하기도 했는데, 이 경우 결국 최고가 모델의 가격은 기본 제공 용량 모델 대비 300달러나 더 비싸진다는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지만 애플은 이 단계를 여전히 3단계로 유지하고 있으며, 단지 32기가 용량이 제외된 현재의 3단계 용량 정책을 통해서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선보였고, 32기가 용량을 찾는 분들은 같은 가격으로 64기가 용량을 구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64GB 용량이 혜택?
하지만 애플이 32기가 모델의 가격으로 64기가를 제공한다는 것은 혜택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같은 논리라면 8GB 아이폰도 여전히 유지해야 하지만 현재 8GB 용량의 아이폰이 없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기술 발전으로 내부에 저장되는 파일이나 앱의 용량이나 단위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애플은 단일 앱 기준, 4기가 용량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1200만 화소 카메라를 통해 대용량 사진과 라이브 포토를 통한 추가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더구나 4K 영상을 통해서 1분에 375MB에 이르는 용량이 필요로 하기도 한 상황이다. 결국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스펙의 향상을 떠나서 용량의 확장까지 이어져야 하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애플도 128GB에 이어서 256GB에 이르는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를 내놓았고, 차세대 아이폰7에서도 256GB 용량의 모델이 추가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은 16GB 용량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64GB 용량의 꼼수?
그래서 애플이 욕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 16GB 용량의 모델은 8GB 용량의 모델이 사라진 것처럼 지금쯤은 사라졌어야만 했고, 32GB 및 64GB, 128GB 용량을 내놓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실제 아이폰의 원가를 분석한 정보에 따르면 16GB 아이폰 대비 64GB 아이폰은 겨우 14,000원 정도의 차액이 발생할 뿐이다. 그럼에도 애플은 언제나 그렇듯 100달러의 가격 차이를 두고 있다. 한화로는 무려 12만원에 달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부족한 16GB 용량 대신 64GB 용량을 가진 아이폰을 100달러나 더 주고 구입하는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들 가운데 7:3 비율로 64GB 아이폰을 더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64GB 용량을 원해서가 아닌 어쩔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또한 애플은 4배나 차이가 나는 용량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16GB 대신 64GB 아이폰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며 추가 수익을 얻으려는 꼼수를 유지하려 하고, 이를 통한 추가 수익 또한 무시못할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애플이 얻는 차익은?
앞서 언급된 64GB 용량을 선택하게 만드는 유도 전략에 이어서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서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는 기본적으로 한 계정당 5GB의 용량이 제공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사용하는 기기가 아무리 많아도 5GB 밖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기기에서 각각 백업 데이터와 사진 데이터 등등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기에는 아이클라우드의 용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추가 결제를 유도하는데, 최대 월 12,000원에 달하는 아이클라우드 추가 저장공간은 애플에게는 수익이 될지 몰라도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16GB 용량의 아이폰은 잠재적인 교체 수요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도 애플에게 유리하다.

점점 더 용량이 큰 앱이 등장하고, 상대적으로 내부에 저장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줄어들면서 16GB 아이폰은 64GB 아이폰 대비 교체 시기가 더욱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소비자들은 용량의 부족으로 인해 새로운 아이폰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아이폰7도 16GB 유지?
그렇다면 아이폰7을 출시할 예정인 올가을에도 애플은 16GB 용량을 유지하게 될까? 어쩌면 애플은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논란을 피해갈지도 모른다. 바로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전략으로.

아이패드 프로는 32기가 용량의 모델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다음 모델은 아이러니하게도 128기가 모델이다. 그리고 최근 256기가 모델이 더해졌다. 그래서 현재 선택 가능한 아이패드 프로의 용량은 32GB / 128GB / 256GB 이렇게 3가지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비싼 아이패드 기준, 100달러 차이라면 32GB 용량 대신 128GB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러한 방식을 아이폰7에서도 도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통해 아이폰SE와의 차이 또한 벌릴 가능성이 크다.

16기가와 64기가 2가지 용량만 제공하는 아이폰SE, 그리고 32 / 128 / 256GB 용량을 가진 아이폰7을 통해서 기존의 16기가 용량을 32기가로 높이면서 동시에 기존과 같이 많은 소비자들이 128기가 모델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애플은 영리하다. 기업가적인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소비자는 아이폰7에서도 어쩔 수 없이 32GB 모델이 아닌 128GB 모델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애플의 방식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애플이 용량 장사를 한다며 욕을 먹는 이유일 것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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