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9일 화요일

아이폰. 사설 수리. 성공적? 업데이트 이후 먹통 ‘애플의 심술’


심술 :: 온당하지 못하게 고집을 부리는 마음. 남을 골리기 좋아하거나 남이 잘못되는 것을 좋아하는 마음을 일컫는 이 단어를 애플이 한국을 향해 사용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애플 제품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그에 합당한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애플은 iOS 업데이트를 통해서 사설 수리를 받은 아이폰을 완전히 먹통으로 만드는 심술을 부리고 있습니다. 터치 ID 센서가 내장된 홈 버튼을 사설 수리로 다른 호환 부품으로 교체한 경우, 아이폰의 사용이 완전히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만일 사설 수리를 받은 아이폰 사용자가 자동 업데이트 혹은 직접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면 Error 53이라는 문구와 함께 단말기가 작동되지 않는 황당한 증상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도 업데이트 이전에 어떠한 경고문도 없었던 상황이라 이번 애플의 정책이 과연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모든 소비자들을 잠정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드는 상황입니다.



#1. Error 53이란?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용자 가운데 액정이 파손되면 액정을 교체하고, 홈 버튼이 파손되면 홈 버튼만 교체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애플 코리아에서는 부분적인 수리를 거의 지원하지 않으면서 애꿎은 비용을 더 들여서 폰을 완전 교체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주 단순하고 심플해 보이는 홈 버튼 수리가 공인 서비스센터에서는 ‘불가능’이라고 주장하며, 완전 리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야만 합니다. 그래서 사설 업체들을 통해서 수리를 진행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사설 수리를 받은 제품은 정식 리퍼를 받기도 힘들거나 불가능한 경우도 많은데, 이번에 애플은 iOS 업데이트를 통해서 이렇게 사설 수리를 받은 사용자 가운데 ‘홈 버튼’을 교체한 경우에 아이폰을 먹통으로 만드는 조치를 시행한 것입니다.

더구나 어떠한 자료도 복원할 수 없고 아이폰의 모든 데이터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업데이트 한 번으로 아이폰의 사용이 불가능해지며 소중한 데이터를 잃는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2. 정책 변경의 이유는?
애플이 이러한 정책을 변경한 정확한 사유는 언급되지 않고 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은 하나의 아이폰은 하나의 홈 버튼만 인식이 가능하며 로직 보드에 맞는 홈 버튼은 단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식으로 리퍼를 받거나 애플 공인 서비스 센터에서 교환 수리를 받지 않는 경우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인데, 하지만 사설 수리를 받은 아이폰이 지금까지는 정상 작동이 되었다는 점에서, 애플은 정보 유출이나 오작동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설 제품으로 인해서 지문 정보가 유출되거나 (일부 사용자들의 추측일 뿐이지만), 혹은 사용자 경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대한 오류나 오작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정책을 변경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3. 해결 방법은?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해결 방법은 기존의 홈 버튼으로 복구하는 것입니다. 즉, 사설 업체를 이용했다면 ‘원래 자신의 아이폰’에 있던 홈 버튼을 다시 장착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아이폰에 있는 로직 보드와 홈 버튼의 고유 번호가 일치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결국 사설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인데, 사설 업체 입장에서도 이러한 정책 변화가 있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문제인 만큼, 과연 개별 사용자에 맞춰서 홈 버튼을 별도 보관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현재 상황으로 보자면 사설 수리를 한 사용자 가운데 이처럼 사설 업체를 통해 원래의 홈 버튼으로 복구할 수 있는 사용자는 비교적 최근에 수리를 진행한 사용자 외에는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4. 애플의 심술?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애플스토어가 한국에 없기 때문에 부분적인 수리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친절한 설명을 하지 않은 일방적인 조치였다는 점 때문입니다.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시행한 것이죠.

한국은 현재 공식 애플스토어가 하나도 들어와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이 266개, 일본도 9개, 영국은 무려 39개, 중국도 19개, 스위스 4개, 홍콩이 4개, 브라질도 2개, 터키가 2개, 벨기에도 1개의 애플스토어가 있지만 (2015년 기준) 한국은 전혀 없는 것이죠.


   

물론, 애플스토어가 입점하기 위해서는 맥 컴퓨터의 판매도 높아야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아이폰에만 의존하는 기형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애플스토어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많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나날이 늘어나는 한국 내에서의 애플 제품의 인기에 비해서 혜택이나 지원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은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 이전에 사설 업체에서 수리받은 아이폰은 먹통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 문구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5. 아이폰 사용자는 잠정적 범죄자?
애플의 이러한 일방적인 업데이트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개인적인 정보나 데이터를 애플이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홈 버튼을 사설에서 수리했다고 해서 ‘범죄자’가 되는 것도 아닌데도 아이폰의 사용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중대한 변화라면 미리 알리는 것이 당연했고, 또한 해결 방법을 미리 알려주거나 미리 경고를 하는 편이 더 좋았을 텐데도 불구하고 애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는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애플의 자만인지, 아니면 더 많은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었는지는 몰라도, 중요한 사실은 홈 버튼 고장만으로도 폰 전체를 교환해야 하는 애플의 정책 자체도 문제는 많다는 것입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잠정적 범죄자가 되는 것도 아닐 텐데 이러한 애플의 조치는 실망스럽고 아쉽기만 합니다. 하루빨리 한국에 대한 지원도 늘어나고, 부분 수리도 더욱 늘려서 사용자 권리를 보장해주기를 바랍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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