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일 수요일

스마트폰 가격만 내리면 끝? 통신비는 요지부동, 해법은 없는 걸까


시간이 흐를수록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인 중저가폰의 바람 때문입니다. 물론 ‘스마트폰’의 가격만 저렴할 뿐, 정작 통신비는 이전과 거의 비슷하지만 말이죠.

중저가 스마트폰은 이전에는 낮은 성능과 낮은 완성도로 인해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서 이제는 더이상 가격에 따라서 성능이 눈에 띄게 차이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여전히 매월 납부하는 금액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가격은 8~90만원대에서 4~50만원대로 내려왔는데도 여전히 체감 요금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의 가격 자체가 낮아질수록 통신비는 상대적으로 고가 요금제로 유도한 결과, 결국 매월 납부하는 요금이 비슷하다는 분들이 많은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1. 스마트폰 가격 인하 바람
처음 스마트폰이 등장할 때에는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컴퓨터로만 가능한 일들이 하나 둘씩 스마트폰에서도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 가능해졌고, 게임의 성능도 높아졌습니다.

카메라의 성능은 어느새 똑딱이를 대체할 정도로 높아졌고, 해상도는 4K를 지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듀얼코어를 지나서 쿼드와 옥타코어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스마트폰은 얇아지고 가벼워졌습니다.

스마트폰의 성장과 함께 하이엔드, 프리미엄 시장은 꽃을 피웠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 부담 없이 비용을 지불했던 것이죠. 새로운 폰은 곧 새로운 기능과 성능을 제공해줬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이제는 가격으로 성능이 나뉘지 않게 되었고, 중국 기업들의 가격 인하 러쉬와 함께 세계적인 공급 과잉으로 인해 스마트폰 가격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평균 판매 단가는 100달러대로 추락했고, 더이상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블루오션이 아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적자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변한 것입니다.


#2. 단통법으로 얼어버린 국내 시장
국내 시장은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법제화된 단통법을 통해, 강제적으로 가격 인하를 부추겼습니다. 스마트폰을 비싸게 구매할 수 밖에 없게 되면서 시장은 얼어 버렸고, 어쩔 수 없이 중저가폰의 인기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시장이 좋아졌다기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과 같은 가격을 지불해서는 이전과 같은 폰을 구입할 수 없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제품의 완성도나 품질이 좋지 않은 제품을 중저가폰이라며 5~60만원대에 구매를 하고 있습니다. 단통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15개월 이상 폰은 단종되어 버렸고 결국 어중간한 제품의 구매만 늘어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가격이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를 했다면, 국내에서는 ‘규제’를 통해서 가격이 내려갔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3. 중저가폰이 공짜폰? 허와 실
이제는 국산 중저가폰도 공짜폰으로 불리며 판매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삼성전자가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내놓았던 갤럭시 J7을 국내에 선보이면서 동시에 공짜폰으로 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26일에 정식으로 한국 출시를 발표하며 37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이슈가 되었지면 성능은 낮았습니다. 스냅드래곤 410에 1.5기가 램, HD 해상도로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제품을 출시한 것이죠.


   

그러면서 10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공짜폰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10만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갤럭시 J7을 구매할지는 의문입니다. 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중저가폰이 진짜 공짜폰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4~5만원대 요금제로 최대 보조금을 지원할 경우에 한정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최고가 요금제를 기준으로 설명한다면 결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일 뿐입니다.



#4. 스마트폰 요금은 요지부동
스마트폰의 가격이 인하되는 사이, 정작 통신비는 요지부동으로 오히려 고가 요금제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음성/문자 무제한을 빌미로 데이터 무제한과 묶어서 59~69 요금제를 권하는 것이죠.

이마저도 반쪽짜리에 그칩니다. 데이터 테더링은 하루 기본 제공량 2기가 내에서만 가능하고, 쉐어링은 매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인 10~15기가에서만 가능해서 진짜로 ‘무제한 데이터’를 활용하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통신사에서는 늘 해외를 기준으로 국내 요금이 저렴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왜 국내 이통 서비스의 기준이 해외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다고 해외의 모든 서비스를 국내에서 선보이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매월 요금일 것입니다. 매월 얼마의 요금을 내야 하고, 어느정도의 혜택을 받는지를 설명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통신사는 수익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소극적입니다.



장기 고객 혜택은 아는 사람만 받을 수 있고, 약정이 끝난 고객의 경우 선택 약정 할인으로 요금의 20%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말로는 고객을 최우선이라고 하면서도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분리되어 있는 음성/문자/데이터를 통합한 요금제를 내놓고, 현실적인 1~2만원대 요금제의 출시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표면적으로만 공짜폰으로 주장하지 말고 실제 저렴한 요금제 기준 보조금을 보기 쉽게 소개할 필요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가격 인하가 아닌, 실질적인 매월 납부 요금의 하락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가격이 내리더라도 결국 매월 납부 요금은 비슷한 불편한 진실이 빨리 바로잡히기를 바랍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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