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8일 토요일

아이폰부터 샤오미까지, 스마트폰 투 트랙 전략에 담긴 비밀들


아이폰이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폰의 변화는 사실 시대의 흐름과 사람들의 사용 패턴에 따른 변화,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아이폰4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고화질 화면 기술의 발판을 마련했고, 아이폰5는 4인치로 커진 화면을 탑재한 것이다.

또한 아이폰5는 단순히 화면만 커진 것이 아닌, 당시 점점 커지고 있던 동영상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따라 비율까지 기존과 달리 16:9 비율로 바꾸면서 체감되는 화면 크기의 변화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아이폰6에서는 가장 아이폰 답지 않은(?) 변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1년에 한 번 출시되는 아이폰이라는 기조는 유지하면서, 아이폰의 화면 크기를 2가지로 나눈 것이다. 당시로서는 화면 크기라는 빅 이슈에 가려지며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내부 스펙적인 차이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큰 차이점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한 상황.

심지어 아이폰6s는 아이폰SE까지 이어지는 추가 출시를 선보이면서 1년에 한 번 출시라는 기존의 정책을 완전히 깨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기까지 했다. 결국 아이폰의 화면은 3가지가 되었고, 같은 네이밍의 아이폰도 서로 다른 스펙을 갖게 된 것이다.



샤오미의 투 트랙 전략
샤오미 역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오던 중국 기업으로서, 다양한 시리즈와 제품군으로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예전 피처폰 시절처럼 다양한 이름을 가진 서로 다른 디자인의 다른 정체성을 가진 제품이 아닌, 같으면서도 다른 제품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2월에 공개된 샤오미 미5의 경우는 스탠다드와 프라임, 세라믹 에디션으로 나눠서 출시하면서 기본적인 스펙은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로 동일하지만 내부적으로 다른 스펙을 적용하면서 선택권을 더 주는 방향을 선택했다.


스탠다드 모델의 경우는 3기가 램과 32기가 메모리를 가지고 있지만, 최상위 모델인 세라믹 에디션은 4기가 램과 128기가 모델로 세분화를 하면서 프리미엄 시장까지도 동시에 공략하려 한 것이다. 이름만 같을 뿐 세부적으로는 다른 스펙을 지닌 노트북이나 TV와 같은 제품들과 비슷한 전략인 셈이다.

또한 최근에 공개된 샤오미 미5s와 미5s 플러스의 경우도 기본 출시 가격이 1999위안부터 최대 2599위안까지 세분화한 모델로 내놓으면서 화면 크기에 따른 차이, 그리고 듀얼 렌즈에 따른 차이와 스펙에 따른 차이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같은 이름, 다른 스펙
이제는 같은 아이폰이라고 하더라도 스펙이 달라지게 된다.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는 듀얼 렌즈와 2기가 및 3기가 램으로 뚜렷한 스펙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 그리고 배터리 사용 시간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느껴질 정도다.

샤오미의 경우도 같은 이름으로 다른 스펙을 적용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여러 가지 이익을 얻고 있는데, 우선은 판매량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제품을 세분화할 경우 나눠서 발표해야 하는 판매량이 하나의 이름이라면 동시에 발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대중은 해당 제품의 인기가 생각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게 된다. 쉽게 말해서 아이폰6s의 판매량과 아이폰SE의 판매량은 따로 보지만,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의 판매량은 같은 선상에 놓고서 함께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과 같다.

이러한 판매량에 대한 이점은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해당 기업의 제품이 여전히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면서 신제품 출시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려 하는 것이다.



비용 절감 + 인지도 향상
또한 같은 네이밍으로 출시된 내부 스펙만 다른 모델의 경우는 비용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절감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자동차에서도 서로 다른 모델을 동시에 홍보하면 둘 다 마이너스가 되지만 같은 모델의 다른 스펙이라면 함께 홍보가 가능한 것과 같다.

실제 생산 과정에서도 같은 모델이라면 같은 플랫폼을 적용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훨씬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마케팅 비용 역시 분산되지 않고 절약이 가능하다. 하나의 광고 페이지에 두 개의 기기를 모두 내놓을 수 있고, 두 번 나눠서 해야 하는 광고도 하나로 병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지도 향상 측면에서도 제품의 지나친 세분화보다는 하나의 제품이 빅 이슈가 되는 것이 더 좋다. 아이폰7이라는 제품이 인기를 얻는 것과, 아이폰7, 아이폰S, 아이폰SE 이렇게 3개로 나뉜 제품이 인기를 얻는 것은 비용적인 면에서도 부담이 되고 소비자들의 인지도에서도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

결국 기업이 얻는 혜택은 생각보다 크다. 하나의 제품을 홍보하듯 2개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고,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으며 동시에 인지도도 높일 수 있는 것. 더구나 전체 판매량까지 모두 더해지기 때문에 여전히 인기가 많다는 느낌을 소비자와 주주들에게 모두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위험 부담을 줄이는 투 트랙 전략
투 트랙 전략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장점이라면 단 하나의 제품이 가진 최대의 아킬레스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원제품 전략은 하나에 집중할 수 있고, 통일된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점도 많지만 동시에 개개인의 다양한 선택권은 충족하지 못한다는 아킬레스건이 있다.

이를테면, 아이폰7이 좋기는 하지만 화면이 작아서 불만이라거나, 아이폰의 스펙에 화면이 조금만 더 크면 좋다거나 혹은 아이폰7의 스펙에 크기가 더 작은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용량에 따른 가격적인 차이도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출시된 아이폰7은 아이폰 사상 가장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은 컬러가 5가지에 이른다. 용량 또한 32기가부터 128기가, 256기가에 이르고 아이폰7 플러스를 통한 투 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매우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게 된다.

크게는 화면의 크기에 따라, 세밀하게는 컬러와 용량, 크기에 따라서 분류가 가능한 이러한 전략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도 선보인 투 트랙 전략
그 사이, 삼성은 조금 다른 투 트랙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갤럭시S를 중심으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통합하는 7 시리즈를 통해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으로 동일 선상에 놓인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면서 또한 내부적인 스펙을 동일하게 만들면서 화면의 크기와 특장점을 나누는 갤럭시노트 7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동시에, 갤럭시S는 상반기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하반기에 출시되면서 신제품의 사이클도 줄이고 위험 부담을 분산하는 전략을 취하기 때문에 아이폰의 판매량이 주춤해지는 봄에 갤럭시S를 통한 판매량 상승을 이끌고 아이폰이 등장하며 갤럭시S의 판매량이 하락하는 가을에 갤럭시 노트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최근의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만 비교를 하더라도 같은 스펙을 가진 화면 크기만 다른 모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갤럭시S는 더욱 컴팩트한 사이즈에 한 손에 잡히는 매력이 있었다면, 갤럭시노트는 최상위 모델로서 S펜으로 차별화가 되며 또한 더욱 완성도가 높아진 모델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갤럭시노트7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었던 것을 보자면, 삼성의 투 트랙 전략은 충분히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갤럭시S7과 같았던 갤럭시노트7의 스펙은 갤럭시S7의 생명 연장까지 가져다주면서 서로 다른 출시일의 두 제품을 1년 동안 꾸준히 판매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투 트랙 전략이 남기는 과제들
스마트폰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사이에서의 스펙 차이는 생각보다 큰 편이다. 결국 아이폰은 3개의 화면 크기를 가지게 되었고, 포스 터치가 있거나 없거나, 혹은 램이 2기가이거나, 3기가인 모델로 나뉘고 있다.

4인치 아이폰과 5.5인치 아이폰을 동일 선상에 놓고서 앱을 개발하는 일은 이제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할 수 있는 일에서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서로 다른 화면 크기는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나뉘는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세세하게 나뉜 스펙은 하이엔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줄지 모르며, 기본 모델로도 만족하는 사용자들은 조금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를 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투 트랙 전략으로 나뉘어버린 제품군은 소비자 경험 또한 나눌지 모른다.

애플은 다양한 화면 크기와 세분화된 스펙을 가진 아이폰을 통해서도 여전히 같은 사용자 경험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또한 여전히 통제력을 행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샤오미와 다른 기업들 역시 무조건적인 제품의 세분화가 아닌, 나름의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이는 이유다.



스마트폰의 투 트랙 전략은 분명 소비자로서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장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또한, 하나의 폰으로도 많은 선택을 받았던 기기들이 더 이상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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