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6일 화요일

단통법, 요금 인하 5천원? 소비자 피해는 5천만


단통법이 등장했다. 무엇이 바뀌었을까? 우선 골목 상권이 완전히 죽었다. 그리고 경쟁이 사라졌다. 통신사 마케팅 비용은 줄고 영업이익은 엄청나게 뛰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 비용을 들여서 폰을 구매해야 한다.

단통법 등장 이후 바뀐 것들이다. 그럼에도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 즉 단통법 시행 이후 가입자당 평균 요금이 5천원 정도 인하되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물론 이 부분은 팩트가 맞을지도 모른다. 단통법 시행 이전에 45,000원 정도였던 평균 요금이 40,000원 정도로 내려왔으니 실제로도 5,000원 정도가 인하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요금을 줄이는 것이 정말 그들이 말하는 ‘단통법’의 효과인 것인지, 아니면 단통법의 제재 때문인지는 그들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있다.



단통법과 만난 이통사 ‘최대 수익’
가려진,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팩트 가운데 하나라면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는 최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세운 단통법의 근거는 이용자 차별 금지 및 가계 통신비 인하였다.

하지만 왜 이통사가 최대 수혜자가 된 것일까? 우선,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단통법 시행 직후 1년간 영업이익은 무려 3조 2122억원이었다. 이는 단통법 시행 이전의 1.72배 수준이다.

또한 이러한 도표에도 가려진 것이 있다. 바로 이 실적은 알뜰폰 가입자들에게 무려 500만명을 내주고도 얻은 실적이라는 것. 즉, 이통사는 알뜰폰에 고객을 500만명이나 넘겨주고도 단통법 이전보다 더 높은 실적을 쌓은 것이다.

특히나 KT의 경우는 단통법 이전에는 무려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고 있었지만, 단통법 이후 단숨에 7,40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고, SK는 계열사를 정리하며 막대한 비용과 손실을 볼 수도 있었지만 마이너스는 거의 없었다.



이것이 팩트다. 결국 단통법으로 최대 수혜를 얻은 곳은 소비자가 아닌 이통사였고, 이들은 경쟁이 사라진 이통 시장 속에서 엄청난 영업이익을 올리는 대신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렇게 덩치를 키운 이통사들은 다른 사업까지 넘볼 정도로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그 방향성은 그들의 수익을 더 높이려는 것이지, 소비자 혜택이나 서비스 개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통법의 빛?
미래부에서 단통법으로 인해 좋아진 점들로 내세우는 것들은 고가 요금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벗어나서 중저가폰의 활성화와 알뜰폰의 성장 및 20% 요금할인이 있다.

실제 6만원을 넘어서는 요금제는 단통법 이전에는 무려 30%를 넘어섰지만, 최근에는 3%로 쪼그라들었다. 대신 4~5만원대 요금제 비중이 17%에서 44% 이상으로 크게 뛰었는데, 이것으로 시장 자체가 고가에서 중저가로 내려왔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또한 알뜰폰 시장의 성장도 무시할 수 없는 기류가 되고 있는데, 알뜰폰의 성장은 중고폰이나 중저가폰의 활성화와 함께 맞물리며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고, 올해 초에 선보인 제로 요금제의 효과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 요금할인의 대중화도 있는데, 지난달까지 벌써 650만명에 이르는 소비자가 가입을 하면서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이러한 것들이 단통법의 빛이라 볼 수 있을까?



단통법의 그늘
앞서 단통법의 빛으로 내세운 것들을 다시 돌아보자. 그들은 6만원대 요금제에서 4~5만원대 요금제로 내려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말장난일지 모른다. 이통사들은 ‘순액’ 요금제를 내세우며 요금제의 이름만 바꿨기 때문이다.

즉, 이전에는 요금제 자체에 당연히 할인이 되어야 할 금액이 포함되어서 6만원대 이상이 되었지만, 이제는 그 금액을 미리 제외하면서 이름만 4~5만원대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6만원대라 볼 수 있는 59,900원 요금제를 왜 5만원대로 주장하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구나 알뜰폰의 성장은 통신사가 경쟁을 하지 않은 결과이지 단통법으로 좋아진 것이라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소비자들이 요금을 절약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멤버십도 거의 없고 서비스도 취약하며, 상대적으로 매우 불편한 알뜰폰을 선택하는 것을 두고서 단통법의 긍정적인 면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결론 도출도 없을 것 같다.



당장 이통 3사 요금제 가운데 1만원 미만이나 1만원대 요금제를 찾아보자. 애초에 존재하지를 않거나, 60세 이상만 가능할지 모른다. 더구나 낮은 요금제에서의 데이터는 사실상 거의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부족하다.

소비자들은 단통법으로 인해서 알뜰폰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선택했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20% 요금할인의 인기 역시 통신사가 경쟁을 전혀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15개월이 지난 폰은 물량이 없어서 구하지를 못하고, 최신폰은 지원금을 거의 주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20%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것일 뿐, 결코 20% 요금할인이 좋아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20% 요금할인도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이 존재하며, 1년 약정도 가능하지만 통신사는 2년 약정을 권하고 있는 부분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미래부가 내세우는 단통법의 빛은 모두 그늘일 뿐이었다.



완전히 침체된 골목상권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일명 폰팔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스마트폰 판매 상인들을 비하하는 것이 아닌, 잘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요금이 나오게 판매하는 상인들을 옹호하지는 않는다는 것.

하지만 골목상권은 분명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 볼 수 있다. 슈퍼마켓을 가더라도 모든 물건의 가격은 제각각이다. A마켓은 아이스크림이 더 저렴하지만 B마켓은 과자가 더 저렴할 수 있는 것.

하지만 단통법 이후 어디서 구매를 하든, 모두 같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평등’이자 ‘이용자 차별 금지’라니 황당할 뿐이다. 결국 모두가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말이다.

골목상권은 완전히 침체되었고, 이통사는 각 대리점에 지급하던 비용을 줄이며 일명 ‘다이렉트’라 불리는 이통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판매 급증으로 최대의 수익을 얻고 있다.



구매 금액에 차이가 없다면, 굳이 발품을 팔아서 대리점에 갈 필요도 없고, 잘 모르는 사이트에서 구입할 이유도 없으니 그냥 공식 사이트에서 구매를 하는 것이고, 이것은 모두 이통사의 주머니에 돈을 바로 넣어주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골목상권이 침체되었다는 것이 아닌, 이통사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이 바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비스 개선은 없고, 기본료 폐지는 불가하며, 새로운 먹거리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 피해 5천만 시대
결국, 단통법으로 인해 애꿎은 소비자 5천만이 피해를 보고 있다. 단통법을 발의하고 만들고, 동의한 이통사들이 주장하는 5,000원 인하는 눈먼 비교일 뿐이며 실질 혜택의 증가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가격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것은, 결국 경쟁 자체를 막겠다는 심보일 뿐이다. 더구나 이통사는 최대 영업이익을 보고 있고, 대다수의 골목상권은 말 그대로 폐허가 되어가고 있다.



왜 그들은 스마트폰 요금을 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단말기 가격만 인하되기를 바라는 것일까? 왜 그들은 단통법으로 소비자들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 그들 스스로가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일까?

소비자 혜택 증가 차원이라던 단통법의 등장으로 최대의 이익을 본 곳이 기업이라면 그것 자체로 그 법이 틀렸음은 이미 증명된 것이 아닐까? 더 씁쓸한 것은 누구 하나 이 문제에 대해 대대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아가는 현실, 어쩌면 가장 아쉬운 부분은 피해자인 5천만 소비자들의 침묵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의 권리를 우리가 주장해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이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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