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4일 목요일

민낯 드러낸 샤오미의 판매 부진, 대륙의 실패로 돌아서나?


지난해 샤오미는 기대했던 1억대 판매를 달성하지 못하며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중국 1위를 비롯해 세계 3위에 오르기도 했던 샤오미는 어느새인가 자국 기업인 화웨이에 밀려나며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1위까지 내줘야 했습니다.

   

상반기에는 기대치를 높게 잡으며 연간 판매량을 1억대로 정했지만 하반기에는 현실적으로 8,000만 대로 낮췄고, 이마저도 달성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은 샤오미가 가진 기업가치 460억 달러가 과연 합당한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샤오미는 어떻게 해서 이렇게 민낯을 드러낸 것일까요? 중국 벤처 기업의 신화를 쓰고 있던 샤오미는 왜 하루아침에 위기론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인지 그 속을 들여다봤습니다.



#1. 수백% 성장에서 20% 성장으로
샤오미는 2010년 말에 설립된 비교적 신생 업체입니다. 그리고는 2011년에 998억 원이라는 놀라운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위력은 이후에 나타났습니다. 2014년 기준 13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130배가 넘는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준 것입니다.

말 그대로 중국 벤처 기업의 신화와도 같이 불렸고 스티브 잡스를 따라 하던 짝퉁 기업이라는 비난에서 이제는 스마트홈의 중심 기업으로 불릴 정도가 되었습니다. 샤오미가 투자한 스타트업 기업만 56개에 달할 정도로 미래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성장세가 하루아침에 양날개를 모두 잃고는 맥없이 추락했습니다. 2014년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르며 삼성과 애플을 밀어낸 샤오미는 6100만 대를 판매했던 2014년의 기록을 단숨에 1억 원으로 목표를 높이면서 더욱 치고 나갈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목표는 그동안 수백%에 이르는 엄청난 성장세를 고려하자면 전혀 무모한 것만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시장의 상황이었습니다. 샤오미의 기대와는 달리 스마트폰의 판매는 제동이 걸리고 말았고 결국 2015년에는 7700만 대로서 2014년의 6100만 대에서 겨우 26% 성장하는데 그쳤습니다.

26% 성장세라는 것에 ‘겨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다소 어색한 감이 있기는 하지만 샤오미의 목표치였던 70% 성장세와 비교하자면 26%에 ‘겨우’라는 표현은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창한 목표와는 달리 실제 성장은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 평균 판매 단가의 하락
샤오미의 문제는 단순히 판매량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샤오미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 단가는 160달러에서 122달러로 줄어들며 수익률까지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3분기 기준, 수익 단가는 더더욱 떨어진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저렴한 제품에서만 샤오미를 찾고 있고 그 가운데서도 젊은 층의 소비자들만 샤오미를 찾는다는 한계가 나타났습니다. 실제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들 가운데 대다수는 18세에서 30세의 남성이었습니다.

   


여성 고객을 비롯해 더욱 폭넓은 소비층을 갖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정적인 소비층만을 가지게 되면서 성장세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샤오미가 처음 내세웠던 박리다매형 판매가 오히려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중국 시장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샤오미의 평균 판매 단가가 하락하는 사이, 중국 전체의 평균 스마트폰 판매 단가는 202달러에서 240달러로 오히려 올랐습니다.

즉, 중국 소비자들은 아이폰과 같은 고가의 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극과 극으로 나뉘는 소비층에 따라서 완전한 프리미엄이거나 완전히 저렴한 제품으로 양분되며 샤오미가 가져갈 파이가 줄어든 것입니다.



#3. 완전히 달라진 시장 상황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은 수없이 많은 ‘위기론’의 중심지였습니다. 주식 시장이 폭락했고, 경제 성장에 드리운 먹구름이 내수 시장까지 갉아먹으며 여러 가지 악재에 악재가 겹쳐서 일어났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긴축 운영을 했고,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중국 소비자들 역시 이미 스마트폰이 일상이 되는, 말 그대로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도는 나날이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더구나 샤오미가 주력으로 내놓은 저가형 제품의 경우에는 갖고 싶다는 ‘소유욕’ 보다는 필요성에 의한 ‘필수품’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기존의 소비자들을 추가로 유인할 매력 포인트가 약하다는 점에서 경제 성장의 둔화와 함께 스마트폰 판매 및 수익의 하락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결국, 샤오미가 가진 한정적인 팬층에 더해서 충격적인 중국 경제의 침체, 그리고 전 세계적인 시장 상황의 편화와 스마트폰 시장의 과포화 상태가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샤오미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4. 이제는 화웨이의 전성시대
화웨이는 아주 오랫동안 기반을 닦아온 기업으로서 관련 분야의 특허뿐만 아니라 매우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CES 2016에서도 중심에 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화웨이는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샤오미로부터 중국 시장 1위를 넘겨받았습니다.

이후로 줄곧 1위를 유지해온 화웨이는 샤오미가 그토록 바라던 연간 1억대 판매를 달성하며 판매량뿐만 아니라 수익성까지 모두 가져가는 2마리 토끼를 거머쥐었습니다. 더욱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화웨이가 가격 경쟁까지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한 것입니다.

세계 시장에 출시하는 경우에도 더욱 유리한 고지에 있는 화웨이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샤오미가 박리다매로 저가형에만 올인하는 사이, 화웨이는 다른 길을 선택했고 현재 삼성과 애플을 비롯한 프리미엄과 샤오미를 비롯한 중저가 시장 사이에서 상당한 소비자들을 흡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미국에 출시되기 무섭게 여론의 뭇매와 함께 각종 특허 소송에 걸리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화웨이는 독자적인 기술과 특허로 무장한 채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가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5. 여전히 가능성 많은 샤오미
하지만 샤오미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난해의 목표가 거창했을 뿐, 별다른 목표를 고려하지 않고 바라본 26%의 성장률은 가히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저가형 시장은 굳이 샤오미가 아니더라도 다른 대안이 많지만 여전히 샤오미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것 역시도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샤오미가 올해 프리미엄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고, 디자인적인 차별화와 함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샤오미의 스마트홈을 통한 생태계를 더욱 단단히 구축한다면, 애플 공화국에 이어서 샤오미 공화국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미 스마트홈과 가전 시장에서도 엄청난 박리다매로 이슈가 되고 있는 샤오미는 한정적인 팬층을 벗어나서 진짜 실용적인 스마트를 추구하며 기존의 제품을 샤오미답게 바꾸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제품에 스마트를 더했지만 기존의 제품보다도 가격을 훨씬 낮추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구매를 유발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자체적인 MIUI를 매주 업데이트하며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애플의 주가와 함께 삼성과 엘지에게도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투자자들이 샤오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는 것은 그만큼 기대치가 높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샤오미의 위기설은 엄밀히 말해서 애플과 삼성, 엘지에게도 닥치고 있는 일일 것입니다. 2016년 새해 벽두부터 몰아닥친 중국 경기의 침체와 주식 시장의 붕괴는 올해를 더욱 예측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민낯을 드러내며 수익성과 판매 성장률 모두에 제동이 걸린 샤오미, 과연 샤오미의 진짜 민낯은 대륙의 실패일지 아니면 여전한 대륙의 실수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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