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6일 수요일

앱 활용도 1%에 그치는 애플워치,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전자기기 가운데 어떤 것은 꼭 필요한 것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냉장고나 스마트폰과 같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제품들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없으면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점에서 이러한 필수적인 전자기기는 기본만 충분히 다져져 있으면 많은 소비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전자기기는 필수라기보다는 필요에 따라서 구매하는 제품에 가깝습니다.


   

태블릿을 비롯해 고음질 플레이어, 오디오 등이 그러한 제품군에 속할 것입니다. 필수적인 제품은 아니지만 원하는 수요가 꾸준히 있기 때문에 여전히 제품이 생산되고 있고 소비자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조사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것입니다. 필수적인 제품이 아닌 차세대 제품을 내놓아서 시장을 형성하고 넓히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래의 먹거리 산업의 근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휴대폰과 달리 다른 전자기기의 기능들을 대거 흡수하면서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함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빼앗아간다는 아킬레스건이 존재합니다. 더구나 스마트폰 자체의 가격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마트폰이 카메라를 비롯해 다양한 전자기기들을 흡수하면서 단일 기기로서 가장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자체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1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서 다른 제조사들 뿐만 아니라 애플도 나서서 제2의 스마트폰을 찾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의 패션 액세서리가 되기도 하고 또 오랫동안 사람들이 찾는 제품인 ‘웨어러블’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먼저 발빠르게 스마트워치 시리즈인 기어를 내놓았고, 애플도 애플워치를 내놓으며 스마트폰 +1의 시장을 찾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스마트워치라는 것이 참 묘한 제품입니다.

   


단순히 시간을 보기 위해서라면 어디서나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몇 만원대 제품도 제대로 된 시간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스마트워치는 시간을 가장 강조하면서도 ‘스마트’해야 한다는 이유로 갖가지 기술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삼성이 내놓은 처음의 기어는 카메라까지 장착되어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 닮아가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고, 애플워치도 아이폰으로 할 수 있는 대다수의 일들을 척척 해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발전 방향을 보자면 다른 기기들의 기술을 흡수해서 하나의 기기로 구현하는 것이었는데, 스마트폰의 기술이 무르익을 즈음 이 기술을 다시 분산시키는 스마트기기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기술의 아이러니와도 같이, 스마트폰이 이미 가진 기술을 스마트워치가 나눠 가지면서 스마트워치의 존재 이유에 의문이 들게 되었습니다. 왜 존재해야 하고 왜 구매해야 하는지 그 답을 찾지 못한 것입니다.

더구나 사람들의 눈이 높아짐에 따라서 고해상도의 액정과 빠릿한 반응 속도를 기대하게 되면서 스마트워치는 다시금 배터리 싸움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충전과는 거리가 멀었던 시계를 매일 충전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소비자들로서 더욱 의문을 들게 해줬을 것입니다. 수십만원이나 하는 스마트워치를 구입해서 이미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한 작업을 작은 화면과 더 느린 속도로 사용해야 하고, 매일매일 충전까지 해야 하는 것이죠.



애플워치는 결국 ‘시계’ 실험에서 드러난 절반의 성공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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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제는 애플에게도 짐이 되었습니다.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최적화 하기 위해서 공개일과 출시일 사이에 빈 공백을 두었음에도 배터리와 사용 시간의 간극은 좁혀지지 못했습니다.

또한 애플워치 OS 2.0이 발표되었음에도 큰 성능 향상이 없어서 서드파티 앱들은 여전히 로딩이 필요하고 딜레이가 발생하는 아쉬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비싼 스마트워치를 그저 시계로서만 사용하는 것입니다.

실제 애플워치를 사용하는 사용자 가운데 50%는 시간 확인을 위해서만 애플워치를 사용했으며, 서드파티 앱 사용 비중은 겨우 1%에 그쳤습니다. 결국 애플워치의 주요 사용 용도가 시계에 한정된 것입니다.

이제, 시간을 확인하는 용도로 돌아온 이상 다시금 의문이 들 것입니다. 그럴거면 그냥 저렴한 시계를 구입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하고 말이죠. 애플은 이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진 것 같습니다.



애플워치가 가진 기술과 기능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 아니라, 애플이라는 브랜드와 제품의 디자인 및 완성도에 가치를 부여한 것입니다. 그래서 애플은 직접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금을 다루는 영상을 아주 중요한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애플워치의 기술적인 부면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이 제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녹여냄으로서 마치 장인 정신이 들어간 수공예 명품 시계처럼 받아들이기를 기대한 것입니다.

결과 2,000만원이 넘는 애플워치 에디션을 부유층을 대상으로 판매했고, 일반 모델의 경우도 100만원이 넘는 고가 모델까지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새로운 기술 보다도 새로운 액세서리라는 점을 어필한 것입니다.

그러나 소비자로서는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애플워치를 시간 확인 용도로서만, 또한 놓칠까 두려운 아이폰의 알림 기능을 대신하는 제품으로서만 사용한다면 애플워치가 아니더라도 다른 대안은 얼마든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원조 스마트워치’ 페블 타임의 아름다운 변화, 원형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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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필자의 경우도 애플워치를 놓고 외출할 경우 굳이 애플워치를 착용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보다는 그냥 잊은 채 외출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실제로도 있으나 마나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있으면 더 편한 제품이기도 하고, 디자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제품이기는 하지만 스마트폰처럼 필수적인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늘 착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입니다.

애플워치는 분명 지금껏 출시된 스마트워치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불러 일으켰고 스마트워치의 방향성을 보여준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액세서리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시계, 결국은 알림 확인용이라는 점을 고려하자면 아직 애플워치는 방향성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애플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나면 남을 것이 별로 없는 스마트워치이기 때문입니다.

1세대 제품으로서 배터리의 한계와 성능상의 한계, 그리고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내년 봄에 선보일 2세\대 애플워치를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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