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28일 토요일

가격 파괴 끝장판, 샤오미는 왜 ‘적당히’ 저렴한 제품을 내놓지 않는걸까?


샤오미의 공격적인 행보는 끝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을 적당한 수준으로 내리는 정도가 아니라 가격을 완전히 파괴한, 말 그대로 시장 논리로도 쉽게 설명이 안되는 가격대로 제품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샤오미가 내놓은 제품들을 보자면 우선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높고, 제품의 사용성이 고가 제품과 거의 같으면서 동시에 가격은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시장에 내놓고 있습니다.


   

즉, 가격으로는 샤오미를 넘어설 기업은 사실상 전무한 것입니다. 중국의 알 수 없는 화이트박스 제품들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러한 제품들은 신뢰하기 힘들다는 점과 알 수 없는 경로로 판매가 되기에 일반 시장에서 호응을 얻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렇지만 샤오미는 달랐습니다. 회사가 탄생한지 몇 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세계 시장 3위를 찍기도 했던 스마트폰 회사에서, 이제는 IT 업계의 만물상이 되려는 듯 매우 많은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금은 이상한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격 파괴도 좋지만 적당한 수익은 남겨야 하는데 영업이익이 겨우 0.4%에 불과한 샤오미는 사실상 적자를 보면서 판매하는 제품도 있을 정도로 가격을 완전히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샤오미는 왜 이렇게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이미 레드오션이 된 IT 시장에서 해답을 찾기 위한 샤오미만의 해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IT 분야는 변화가 매우 빠르고 선택 가능한 대안도 아주 많습니다. 부품의 공급처 역시 원한다면 다른 회사도 얼마든지 많이 있고 일반 소비 시장으로 넘어가게 되면 정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마다의 특장점을 내세워서 제품을 홍보하고, 어느새 그 제품을 뛰어넘는 후속 제품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IT 시장은 블루오션에서 아주 빠르게 레드오션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무언가 새롭고 재미있으며, 신선한 제품이 등장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똑같은 성능과 품질의 제품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격 경쟁에 빠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기술의 차이로 이러한 가격 경쟁을 극복해왔습니다. 중소 기업이나 중국의 기업들이 넘보기 힘들 정도의 자금력과 기술력으로 몇 세대는 건너뛴 제품들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장이 포화 상태를 맞이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동시에 과제가 생겨났습니다. 중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의 차이가 현격하게 줄어든 것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소비자들은 같은 성능이면 저렴한 제품으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결국 프리미엄 시장은 몇몇 제품이나 기업을 남겨두고는 모두 중저가 시장에 그 밭을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실제 지난 분기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수익을 낸 기업은 단 두 곳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94%를 애플이 가져가고 나머지를 삼성이 가져갔습니다.

즉,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있지만 정작 수익을 내는 곳은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히 제조사로서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가격으로 승부를 하자니 중국 기업들이 버티고 있고 프리미엄을 유지하자니 중저가 제품과 스펙이 비슷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것은 중국 제조사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사는 중구난방식이었고 중국 제품 자체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습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전통적으로 중국은 완제품보다는 부품 공급처와 생산처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오랫동안 대기업들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자체적인 판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원가 후려치기이든, 치열한 경쟁이든 결국 대기업 제품도 아주 낮은 생산 원가를 가지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먼저 눈을 뜬 기업이 다름아닌 샤오미였고, 완벽하게 ‘초저가’를 컨셉으로 잡았습니다. 중저가 혹은 애매하게 저렴한 제품으로는 제대로 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없음을 알았던 것이죠.

처음부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서서히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발을 넓혀가던 샤오미는 그렇게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특히나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제는 샤오미의 신제품이 한국애서도 동시에 소개되는 것입니다.

샤오미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하는 세그웨이를 단돈 35만원에 내놓았고, 100만원대 스마트폰을 10만원대로 낮췄습니다. 화이트박스처럼 브랜드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어느정도 이미지와 브랜드를 갖춘 상황에서도 가격 파괴를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주변기기에서도 활발하게 신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상상하기 힘든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초저가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샤오미가 내놓는 초저가 제품은 어느정도 믿고 사용해도 된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샤오미는 IT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했고, 그에 맞게 대처했습니다. 애매한 프리미엄이나, 애매한 가격 포지션이 해답이 아님을 알았고, 애플의 철저한 업그레이드 지원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한 매주 업그레이드를 생각해냈습니다.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며 소비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샤오미 스마트폰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고, 다시금 샤오미를 선택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샤오미의 주변기기들을 사용할 정도로 영향력을 키운 것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점점 더 레드오션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스펙적인 차이를 내세우기 힘든 만큼 제조사들은 힘든 싸움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샤오미는 시장을 읽었고 결과 소비자를 얻었습니다.

물론 디자인 도용이나 특허권 무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고 바꿔야 할 점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분명 샤오미는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고 결국 소비자들이 샤오미를 선택하게 만들었음은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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