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9일 수요일

중저가폰 돌풍 일으킨 루나, 외국인이 본다면 뭐라고 말할까?


돌풍과도 같이 루나폰이 흥행세를 타고 있다고 합니다. 중저가폰이라는 이름과 달리 사실상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동급의 사양을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플래그십 제품들에 장착되었던 스냅드래곤 801을 시작으로 3기가 램, 1300만화소 카메라 등등 아쉬울 것 없는 스펙으로 중무장한 것이죠.


   

그럼에도 가장 큰 무기는 가격이었습니다. 출고가가 40만원대로서 여느 중국산 스마트폰과 겨뤄도 비싸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이었는데요.

아쉬움이 있더라도 딱히 큰 소리를 낼 수 없는 이유도 다름아닌 가격 탓이 클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딱히 아쉬울 것도 없는 제품이 또한 루나이기도 합니다.




루나는 1920 x 1080 해상도의 5.5인치 폰으로서 아이폰과 같은 401ppi의 픽셀 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당히 선명한 것이죠.

어쩌면 FHD가 아닌 그냥 HD라면 받았을지 모를 비난을 FHD를 통해서 합리적이면서도 충분한 스펙이라는 호평으로 바꾸는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쿼드코어의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는 바로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5의 프로세서와 동일한데요. 그만큼이나 이 제품의 성능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저가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3기가 램 역시 차별화를 주었는데요.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 1기가만 줄였더라도 그저 그런 폰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선택을 한 것입니다.

   


갤럭시노트5에서는 가루가 되도록 비난을 받았던 일체형 배터리 역시 저렴한 가격이면 용서가 되었습니다. 2900mAh의 일체형 배터리로 나름 중도를 찾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카메라는 1,300만 화소로서 특출하지도, 그렇다고 뛰어나지도 않은 그저 여느 스마트폰과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보자면 44만 9,900원으로서 45만원짜리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출시되었는데요. 실제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일 정도로 잘 나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에서는 상당한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스마트폰 판매로 수익도 얻고, 2년간 요금을 낼 고정 고객까지 확보한 것이죠.



무엇보다도 고가 전략이 아닌 저가 전략폰을 통해서 SK = 비싸다는 인식을 한 번에 뒤집을 묘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요금제 경쟁이 아닌 색다른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또한 루나폰의 성공으로 인해서 제조사들뿐만 아니라 통신사들까지 앞다퉈서 중저가폰을 내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조사들이 자신들이 만든 스마트폰에 올인한다면 제조사들도 앞다퉈서 가격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애플의 경우도 미국에서 약정 할인 제도가 점차 사라짐에 따라서 새로운 전략을 내놓는 상황이 되어가는 만큼,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가격 인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루나폰의 경우 딱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너무나 대놓고 아이폰을 따라한 디자인으로 출시되었다는 점입니다. (아이폰의 디자인이 아이폰만의 것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소비자들로서는 만족도가
높을지 몰라도 분명 이러한 방향성은 국내 IT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는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IT 산업이 발전하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하지만 이렇게 디자인을 훔치는 방식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죠.



만일 삼성전자나 엘지전자에서 루나폰의 디자인을 내놓았다면 아이폰 짝퉁을 당당히 내놓는다며 세계적인 비난이 상당했겠지만 저가폰인 만큼 루나에 대해서는 그저 닮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데서 그치고 있습니다.

가격이 모든 것을 용서하듯 되어버린 상황, 과연 루나폰은 고스펙 & 저가 전략에서처럼 자신만의 길을 갈 수는 없었던 것일까요?


국내 고급 디자인 인력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중요한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국내에서만큼은 여전히 인식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이번 루나폰 기획에 있어서도 디자인 역량을 키우고, 아이폰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매혹적이면서도 갖고싶은 폰을 만들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고, 누구나 인지하는 세계적인 폰입니다. 만일 해외 사용자들이 국내 루나폰 돌풍을 본다면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될까요?

마치 중국 사람들을 보듯 짝퉁에 열광하는 사람들로밖에 보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물론 그들의 시선이 정답인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루나폰의 성공은 그래서 아쉬움을 남겨줬습니다.

중저가폰이라면 디자인 좀 훔쳐도 되고, AS가 좀 오래 걸리고, 어딘가 부족해도 될까요? 중저가폰의 진짜 혁신은 디자인에 있을 것입니다.
 

다음번에는 제품 디자인과 내부 UI 디자인을 통해 새로움을 주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저렴한 가격이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비난하던 중국의 짝퉁 열풍과 같음을 인정하는 것이 될 뿐이기 때문이죠.

합리적인 스펙에 합리적인 가격의 폰이 나왔다는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루나, 하지만 디자인에서는 할 걸음 퇴보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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