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6일 일요일

'한땀 한땀' 만든 G4 암소가죽 커버, 엇나간 마케팅 전략


시작부터 '유출'이라는 오명을 쓰며, 고의 유출인지 아니면 실수인지에 관심이 맞춰질 정도로 디자인에 있어서, 그리고 스펙에 있어서 호불호가 갈리는 G4는 흥행에 있어서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뚜렷한 차별점 없이, 그저 장인정신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어필하고, 기존의 스마트폰에서는 볼 수 없는 '한땀 한땀' 정성이 들어간 케이스를 홍보를 위해 활용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엘지에서는 G4에 들어간 후면 천연가죽 커버가 '그냥' 커버들과는 다르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만져보면 안다는 것입니다.

0.001 마이크로미터의 모공이 들어있어서 숨을 쉬기 때문에 쾌적하며, 손에 착 감기는 맛이 좋다고 하는데요. 암소가죽의 표피에 배지터블 태닝이라던지 엣지 코팅 등의 신기술이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엘지가 주장하는 한땀 한땀 장인정신은 다소 엇나간 듯 보입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을 구매하기 무섭게 화면은 필름으로 덮고, 폰은 케이스로 감싸버리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폰이고, 질감이 좋고, 얇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케이스를 씌워버리기 때문에 그 질감을 그대로 전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 엘지로서는장신정신이 들어갔다고 주장할지는 몰라도, 그 촉감이라는 것을 느껴보기도 전에 소비자들은 케이스를 씌워버린다는 사실은 잊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기존의 스마트폰과는 전혀 다른 '터치감'이 있어서 아이폰과 한판 승을 거뒀다는 결과표라던지, 기존의 스마트폰 대비 뚜렷하게 차이나는 장점을 어필하는 편이 더욱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배터리 시간이 2배 더 가는 것도 아니고, 화면 밝기가 밝아서 야외에서 훨씬 더 잘 보이는 것도 아니고(물론 25%의 개선은 되었지만) 확실하게 소비자가 지갑을 열기까지의 과정이 빠진 밋밋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반면 애플은, 손에 직접 착용하는 애플워치를 위해서 한땀 한땀 장인정신이 들어간 애플워치의 제작 과정을 공개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실제로 손에 착용하는 것이고, 시계는 케이스를 씌운다는 개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이 먹혀 들어갔던 것입니다.
   


하지만 G4는 어쨌든 스마트폰이고, 고가의 폰을 그냥 사용하기보다는 케이스를 씌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케이스를 씌울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차라리 한땀 한땀 정성을 들인 후면 커버를 케이스로 따로 제공해서 기기에 씌울 수 있도록 했으면 몰라도, 기기 자체에 가죽 커버를 채택하는 것은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강하다고는 해도 스크레치나 긁힘에 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가죽 커버인데, 이것을 메인 제품으로서 2년간 사용하라는 것은 지나친 자신감일지 모르겠습니다.

한땀 한땀 정성을 들였다는 G4, 그러나 엇나간 마케팅 전략은 이번 G4를 최고 스펙 스마트폰도 아닌, 그렇다고 가장 아름다운 폰도 아닌 '애매한' 폰으로 만든 원인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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