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백이의 맥가이버 첫 번째 책을 소개합니다.

'기백이의 맥가이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수십가지 아이폰/아이패드/맥 활용 동영상과 활용 팁을 공유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맥에 대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12월 14일 수요일

[오피셜] 드디어 출시, 다음주 배송이라는 에어팟을 구매해도 괜찮을까?


애플의 밀당이 드디어 끝났다. 이쯤되면 에어팟은 애플 제품 가운데 메인 제품이 아닌 액세서리 제품 가운데서 가장 긴 대기시간을 기록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이리도 간을 보는 것인지, 어차피 가격이 중요치 않을 수많은 소비자들과 애플 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에어팟이 드디어 출시가 되면서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구매가 가능해졌다.


한 가지 기분 좋은 점이라면, 공개는 빨랐지만 출시가 늦어지면서 한국에서도 전파인증을 받을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고, 애플 또한 엄청난 대기수요를 짐작했는지 순차적이 아닌 동시 다발적인 전 세계 출시를 알리며 자신감을 보인다는 점에서 구매해야 할 이유가 적어도 하나는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오랜 기다림도 지긋지긋 했는데 한국 출시 마저 더 늦춰졌다면 정말 포기할뻔 했으니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에어팟은 이러나 저러나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에 이런 타입의 초소형 이어폰 가운데 가장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일부 제품처럼 엄청나게 거대해서 귀에서 바로 빠질 것 같다거나, 배터리 타임이 2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영화 한 편도 볼 수 없는 제품은 아니니 말이다. 배터리 타임은 자체 배터리로만 5시간까지 유지되기 때문에 서울에서 부산을 버스로 이동해도 배터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아무튼, 드디어 출시된 에어팟은 여전히 고민을 하게 만드는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물론, 간편한 사용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분명 큰 장점이 있고, 까탈스러운 애플이 더 까탈스럽게 출시일까지 미루며 완성도를 더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더욱 기대가 되는 제품인 것도 맞지만, 여전히 애플스러운 비싼 가격과 자기 주장이 뚜렷한 디자인은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아니, 계산을 좀 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알쏭달쏭한 에어팟은 도대체 어떤 제품?
그렇다면, 에어팟은 어떤 제품인 것일까? 쉽게 말해서 블루투스 이어폰과 같다. 그러나, 블루투스 기술을 사용하지는 않고 독자적인 무선 기술로 아이폰과 연결이 된다. 물론, 기기를 가리기는 하지만 iOS 10 및 WatchOS 3와 macOS Sierra를 탑재한 애플 기기라면 문제 없이 자동 페어링으로 연결하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즉, 구형 기기들에서도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만으로 에어팟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에어팟은 사용자의 계정을 인식해서 한 번 연결을 한 이후라면 사용자의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을 가리지 않고 동일 계정을 기준으로 기기에 따라 음악을 재생하거나 영상을 볼 경우 자동으로 해당 기기의 사운드 소스를 잡아서 음악을 재생해준다. 더이상 블루투스 연결을 끊고 다시 연결하는 번거롭고 귀찮은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물론, 페어링도 매우 간단하다. 페어링하려는 애플 기기 근처에서 충전 케이스를 열고서 한 번 탭하면 그만이다.


편리한 사용성은 앞서 언급이 되었지만, 5시간에 이르는 긴 배터리 타임으로도 느낄 수 있다. 5시간 동안 배터리 충전을 하지 않아도 지속되는 음악 및 동영상 재생 사운드는 일반적인 초소형 블루투스 이어폰과 확연히 선을 긋는 차별점이 된다. 2배에서 최대 3배 이상 더 오래가기 때문에 충전의 번거로움이 줄어들고 보관이 곧 충전이 되기 때문에 충전을 거의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편리하다.

페어링이 된 애플 기기에서 에어팟의 배터리 잔량을 체크하는 것도 가능하고, 에어팟을 착용한 상태에서 시리를 실행한 다음 배터리 잔량을 물어봐도 좋다. 친절한 시리가 배터리 잔량을 바로 알려주기 때문. 에어팟은 또한 자체 센서를 통해 귀에서 빼면 자동으로 음악이 멈추고 절전 모드 및 전원이 꺼지듯 전력 소모를 최소화한다. 그리고는 다시 귀에 꽂으면 센서가 알아서 귀를 인식하고는 전원을 켜게 된다. 물론, 음악도 자동으로 다시 재생된다.



에어팟을 두 번 연속으로 탭하면 시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리 명령어를 아이폰을 직접 거치지 않고도 사용해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음량을 조절하거나 음악을 선택하고 특정 음악을 찾아서 재생하거나, 이외의 수많은 시리 명령어를 활용해 볼 수도 있다. 가격은 미국 기준 159달러이고, 한국에서는 219,000원에 판매된다.



블루투스 이어폰과 다른 에어팟만의 장점은?
앞서 언급이 되었지만
블루투스 이어폰과의 차이를 보다 명확히 인지하는 부분이 바로 스마트한 페어링에 있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은 하나의 기기와 연결이 된 상태에서는 다시 페어링 신호를 보내고 다른 기기에서 블루투스 설정에 들어가서 해당 기기를 검색하고 연결하거나, 과거의 연결 기록을 탭해서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다시 다른 기기와 연결하려는 경우에도 동일한 과정을 매번 반복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마치 TV에서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재생하려면 하나의 기기와의 연결을 끊고서 다시 다른 기기와 연결을 해야 하듯, 블루투스 이어폰도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마차를 타던 시대의 사람들이 지금의 자동차를 떠올리지 못했었던 것처럼, 애플은 우리보다 먼저 블루투스 이어폰의 미래를 고심하며 에어팟을 내놓았고, 에어팟은 보다 더 스마트하게 사용자의 계정을 타고 다니며 자유롭게 다양한 기기들과 연결하고 음악을 재생해주는 기기가 되었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의 패턴이 같은 계정으로 다양한 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애플도 눈치를 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자적인 무선 기술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블루투스가 소모하는 배터리 소모량 대비 극도로 줄어든 배터리만 소모한다는 점에서도 차별점은 분명하다. W1 칩으로 불리는 에어팟 전용 칩을 통해서 독자 무선 기술을 선보였는데, 놀라운 것은 기존의 애플 기기들에서도 이 기술이 연동된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은 매번 유선으로 충전을 해줘야만 했고, 별도의 보관 케이스가 있는 경우도 드물었다면, 에어팟은 자체적으로 최대 2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품은 케이스를 함께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제품을 분실하지 않고 안전하게 보관하면서도 동시에 2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휴대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제품이라 부를 수 있다. 물론, 15분 충전만으로도 3시간 동안 감상할 수 있는 급속 충전도 품고 있다.



에어팟의 구매가 망설여지는 이유는?
이렇게도 좋은 에어팟이지만 구매가 망설여지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은 음질이 크게 뛰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 또한 디자인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 마지막으로 가격이 문제라는 점이다. 먼저 음질의 경우는 번들 이어폰 가운데 제법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어팟의 계보를 따르고는 있지만 에어팟에서 더욱 개선된 음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이어팟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가 많았다.

즉, 에어팟을 통해서 이전과는 다른 사용자 경험을 할 수 있는 부분은 결국 선이 사라졌다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선이 사라지면서 얻게 되는 수많은 장점과 편의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심리가 그런 것 같다. 새로운 제품이라면 더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음질이었고, 어쩌면 소비자로서 당연한 목소리를 내는 것일지 모른다.



   

다음으로는 디자인에서의 호불호가 있다. 기존의 이어팟에서 유선만 싹둑 잘라버린 디자인이라면서 정면에서 보면 꼴뚜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남긴 것인데, 실제 인터넷에서도 정면 착용샷이 여럿 올라오면서 에어팟을 과연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남기기도 했다. 콩나물이 생각나는 디자인이라면서 차라리 저렴한 콩나물을 귀에 꽂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정도.

마지막으로는 가격이 문제라는 의견이다. 사실, 가장 큰 부분이 ‘가격’이기도 한데, 10만원대 초반에만 출시가 되었더라도 가격에서의 저항이 이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22만원에 이르는 가격이라는 점에서 과연 가격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에 대한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다는 점에서, 우선은 실제 구매 및 사용 후기가 많이 나와봐야 이러한 고민이 조금이나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팟은 이어폰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에, 애플에게 있어서 이어폰은 3번의 혁신을 선보였다고 생각된다. 처음은 흰색의 이어버드로서 나름대로 독창적인 디자인을 지니기도 했고, 흰색의 이어폰이 곧 애플의 아이팟을 상징하면서 훌륭한 마케팅이 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어폰으로도 이렇게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이어버드가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의 귀 모양을 3D 카메라와 각종 장비로 스캔하고 연구한 결과 3년 만에 탄생하게 된 매우 편안한 착용감을 지닌 이어팟의 등장이었다. 소리를 훌륭하게 전달하면서도 사운드 자체도 제법 균형이 잘 잡혀 있어서 음감용으로 부족함이 없었고, 여전한 흰색의 디자인과 또한 누가 착용하더라도 쉽게 빠지지 않으면서도 귀가 작거나 크거나 상관 없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준 제품이었다.



마지막으로는 무선으로 새롭게 등장한 에어팟이 있는데,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른 만큼,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에 기존의 이어팟 디자인을 훌륭하게 개선하면서도 매우 작고 슬림한 디자인으로 잘 뽑아냈다고 생각되는 에어팟의 등장이 놀라웠다. 5시간에 이르는 배터리와 충전 케이스를 통한 24시간 사용, 스마트한 자동 페어링 기술로 기존의 블루투스 이어폰이 지닌 한계를 제대로 넘어선 제품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과연 에어팟은 이어팟 만큼의 반향을 불러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점이 없는 제품은 없는 만큼 에어팟 또한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 단점이라는 것이 가격이 될 수도 있고, 디자인이나 아쉬운 음질이 될수도 있다. 그러나 사소한 실수도 넘어가지 않고 다시 고민했던 에어팟의 뒤늦은 출시는 아이러니하게도 꼭 한번 사용해보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에어팟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100여개 국가에서 출시가 되었고, 지금 구매하면 빠르면 다음주에는 받아볼 수 있다. 애플의 도전이 무모한 것인지 아니면 의미있는 것이었는지는 각자가 판단할 일이며 에어팟을 구매하는 구매자의 돈은 구매자의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 비난하지도 말고, 무조건적으로 옹호하지도 말자. 선택은 자유이고 그 자유의 결과도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 MACGUYVER.









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써보니] 이건 뉴 맥북 프로 15형 사용기, 솔직하다 못해 과감한 리뷰


애플은 도대체 왜 맥북에 터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것일까? 이런 질문은 윈도우 운영체제를 탑재한 태블릿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물어보면 정답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애플 또한 맥북에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실험을 해봤다고 솔직하게 시인하기도 했다. 스스로도 궁금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맥북은 기존의 맥북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만족도를 주는 대신 스트레스를 불러왔고, 결국 터치 인터페이스에 맞춰서 운영체제를 완전히 뜯어고쳐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맥북만이 가진 가장 잘 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애플이 그렇게 자화자찬하는 터치바를 탑재한 뉴 맥북 프로 15형은 어떠한 경험을 하게 해줬을까?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터치바는 비난할 수 없는 미래형 기술임에는 틀림이 없었고 동시에 맥북 프로의 과감한 다른 도전들은 비난을 받아 마땅한 도전이었다. 도전은 애플이 했지만 불편함은 언제나 그렇듯 소비자의 몫이기 때문.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터치 인터페이스를 장착한 윈도우 운영체제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서피스 프로4 및 요가북 3in1을 사용하며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기 때문.


윈도우 운영체제는 태생이 ‘터치’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MS는 과감하게 터치 인터페이스를 기존의 운영체제 위에 덧씌워버렸고 이것은 마치 처음 옴니아(불멸의 그 이름) 및 윈도우 PDA를 사용할 때와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안겨줬을 뿐이다. 즉, 사용성 측면에서 보자면 극악을 치닫는다는 것. 이것이 정말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거나 터치가 되어서 더 좋으냐고 물으면 그렇지는 않다고 단호히 말할 수 있을 정도



이유는 간단하다. 인터페이스라는 것은 사용자 경험과 사용자 환경을 고려해야 함에도, 윈도우 운영체제는 오랫동안 키보드와 마우스에 최적화가 되었고,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수천 가지 응용 프로그램 또한 그렇게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분명 터치가 되는 것은 기능이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반길만하지만, 결과적으로 윈도우에서 터치를 제대로 활용해본 적은 없다.



터치 디스플레이를 포기한 맥북 프로의 경험
이제 다시 맥북으로 돌아와보자. 맥북은 키보드와 트랙패드 및 마우스를 통해 완전히 통제가 되고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 즉, 태생이 주변 기기들 통한 정확한 포인팅을 하거나 키보드로 빠른 입력을 하고, 트랙패드로 수많은 제스처를 사용하도록 다듬어지고 완성도를 높여온 운영체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앱들 역시 이러한 환경에 최적화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대중의 기대와 달리 맥북 프로는 360도로 꺾이지도, 180도로 펼쳐지지도 않는다. 심지어 기존의 맥북 프로와 비교하자면 최대 개방각이 더 좁아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 결국 맥북 프로는 여전히 키보드와 트랙패드, 마우스를 활용하도록 만들어졌고 결과 기존의 맥북을 사용할 때의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은 그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실제 뉴 맥북 프로 15형을 사용하면서 터치 디스플레이가 사용되었다고 가정하고 손을 가져가봤다. 분명 몇몇 작업들은 직관적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업은 트랙패드나 마우스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고, 멀리 있는 디스플레이를 터치하는 일은 작업을 더 편리하게 하는 것보다도 스트레스를 유발할 것만 같은 사용자 경험을 안겨줄 것 같았다.


그래서 터치 디스플레이가 없는 맥북 프로는 사용자 경험의 측면에서 보자면 지금까지 잘 다듬어진 사용자 환경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동시에 터치바를 추가하며 오히려 더욱 편리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에서 먼저 만져본 터치바, 그리고 실제 사용하면서 경험하는 터치바는 눈으로 보는 ‘세컨드 디스플레이’ 그 이상을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터치바를 탑재한 뉴 맥북 프로 15형
그러면 터치바는 어떠한 점에서 차이를 안겨줬을까? 우선은 각각의 앱에 맞춰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다. 그러니까, 이미 정해진 버튼이나 추가 기능들을 고정형으로 심어둔 것이 아닌, 앱 개발자들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터치바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도록 했고, 사용자 역시 원하는 기능을 넣어둘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사파리로 웹서핑을 하면서 탭 전환을 하거나, 파이널 컷 프로에서 타임라인을 이동하는 등의 작업에서 터치바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으며, 오른쪽 상단에 고정식으로 붙어 있는 화면 밝기 / 소리 크기 / 음소거 / 시리를 통해서 직관적으로 눌러서 좌우로 이동하며 조절을 하는 것 역시 자주 활용하고 있다. 즉, 단순히 추가 버튼을 배치하는 기능을 넘어서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들을 바로바로 넣어두고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메모 앱에서는 볼드체로 바로 변경하거나 새로운 메모 작성을 하는 일 역시 터치바의 버튼 하나로 끝낼 수 있고, 아이튠즈에서는 음악을 넘기거나 음악의 특정 부분으로 건너뛰는 것, 재생바를 조절하는 것 역시 터치바에서 완벽히 수행할 수 있다. 즉, 터치바는 현재 실행 중인 작업에 맞춰서 얼굴을 완전히 바꾸는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터치 디스플레이를 넘어선 새로운 기능이라 불리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았다. 터치 디스플레이는 현재 보이는 것을 그대로 손으로 눌러서 작업하는 것이라면, 터치바는 다양한 단축키와 추가 기능들을 원하는대로 배치해서 자유자재로, 또한 가장 빠르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키보드를 입력하다가 마우스로 손을 이동할 필요 없이 바로 공유를 하거나 파일을 잘라내고 붙여넣는 등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었다.



뉴 맥북 프로 15형이 남긴 아쉬움들
이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다. 적어도 현시점 기준으로 보자면 완벽해 보이는 기능이라 하더라도 한 세대만 건너뛰면 완벽히 그것을 넘어서는 기능이 등장하는 것만 보더라도 모든 제품은 보완되고 개선되며 기존의 기능을 단점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점에서 뉴 맥북 프로 15형은 분명한 아쉬움을 지니고 있었다. 심지어 치명적이라고 생각되는 단점까지도.



우선, USB-C 타입 단자 4개만 남겨 놓으면서 가장 큰 불편함을 안겨주고 말았다. 심지어 기존 맥북 프로에서는 USB-C 타입 단자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자면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변신이자 무모한 변화라 부를 수 있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USB-C 타입 단자 2개와 기존의 USB 단자 2개를 배치하기만 했더라도 지금 들어야 하는 비난을 절반은 줄였을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단자를 모두 버린 뉴 맥북 프로는 그 자체로 미래의 제품이 되어버렸고, 미래의 언젠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라는 말로 리뷰를 적고 있을 나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두께와 무게를 줄이며 다이어트에 성공한 뉴 맥북 프로 15형은 아이러니하게도 수많은 젠더를 휴대해야 한다는 불편함을 더하고 말았다. 아직까지 우리는 2016년의 어딘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아쉬움이라면 더 이상 애플 로고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역시나 개인차가 있고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겠지만, 장점이라면 애플 로고가 반짝이며 더욱 고급스럽게 바뀌었다는 것이겠지만, 역시나 불이 들어오던 맥북에서 불이 꺼졌다는 것은 애플 역시 실용주의로 향하고 있으며 무엇이라도 버릴 수 있음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변화이기도 했다.




얇은 두께를 자랑하던 맥북 에어에서도 유지하던 로고 라이팅을 새로운 뉴 맥북부터 제거하더니 결국 뉴 맥북 프로에서도 제거하며 아쉬움을 남긴 것이다. 물론, 제품을 닫아둔 상태에서의 디자인을 보자면 새로운 뉴 맥북 프로가 더 멋있는 로고라는 점은 공감하지만, 맥북을 열어도 더 이상 빛이 켜지지 않는 것은 분명한 아쉬움이다.



쓸수록 더 마음에 들었던 뉴 맥북 프로 15형
이번 뉴 맥북 프로 15형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기존의 맥북 프로 15형과 비교해서 새끼손가락 정도의 크기가 줄었다. 그만큼 컴팩트해지면서 베젤이 줄었고 화면이 더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디자인적으로 개선되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 또한 2세대 나비식 매커니즘의 키보드를 탑재하며 이제는 제법 반발력이 좋아져서 오히려 타이핑이 편안해지기도 했다.



뉴 맥북은 정말 ‘미약한’ 타이핑 반발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면, 뉴 맥북 프로는 기존과 거의 같은 공간에서 내부 부품을 개선하면서 반발력을 높였고 결과적으로 더욱 깊게 눌리는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들면서 마치 트랙패드가 눌려지지 않지만 누른 것처럼 느끼는 것과 같은 만족을 하게 만들었다. 자꾸만 사용하다 보면 기존의 키보드가 너무 깊게 들어가서 오히려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



   

전체적인 디자인은 더욱 얇아지고 가벼워지면서 동시에 매우 단단해졌다. 그리고 여전히, 한 손으로도 열 수 있다. 대다수의 노트북, 특히나 울트라북과는 달리 맥북은 한 손가락으로 상판을 들어도 하판이 들리지 않고 끝까지 맥북을 열 수 있도록 다듬어져 있다. 그러면서도 화면이 휘거나 결코 약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이 부분은 정말 놀라운 것 같았다.


성능 역시 더욱 다듬어져서 파이널 컷 프로에서 4K 영상을 붙여서 편집을 하더라도 딜레이가 거의 없었고, 팬 소음 역시 거의 들을 수 없었고, 터치바를 통한 사용자 경험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변화였다. 단순히 화면이 터치가 되어야 한다는 발상을 넘어서서, 키보드 위에 올려둔 터치바의 새로운 사용 방식은 뉴 맥북 프로의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싶었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