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빨라도 8월 중하순에서 9월 중하순에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동안 루머로만 떠돌았던 화면 지문 인식을 누가 먼저 탑재하는지를 두고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그 주인공은 뜻밖에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비보였다.
애플과 삼성에게 있어서는 ‘비보’가 된 셈인데, 우선 삼성의 입장이 더 불리하다는 시선이 많다.
앞서 알려진 다양한 루머들과 유출된 정보들을 토대로 삼성이 출시할 갤럭시노트8에서는 전면 화면 지문 인식이 아닌, 여전히 후면 지문 인식을 탑재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애플 역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빼앗겼다는 점에서, 그것도 중국 기업에 빼앗겼다는 점에서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되고 있다.
비보가 선보인 화면 지문 인식 스마트폰은 단순히 지문 인식을 화면 속에 넣은 것을 넘어서서 제로 베젤까지 구현했기 때문.
그렇다면, 중국 기업인 비보는 어떻게 해서 화면 지문 인식을 최초로 탑재할 수 있었고, 삼성은 실패했던 것일까? 그리고 애플은 지문 인식을 넘어선 어떠한 무기를 차기 아이폰에서 선보이게 될까?
삼성전자, 화면 지문 인식 늦어지는 이유는?
삼성전자 역시 화면 속 지문 인식을 도입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의 시냅틱스와 한국의 크루셜텍과 함께 디스플레이에 일체형으로 탑재되는 지문 인식 기술을 개발 및 보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수율과 인식률에 있다.
기술적으로 디스플레이 아래에 배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삼성이 개발하고 있는 광학식, 즉 지문을 직접 촬영해서 구분하는 방식의 경우 반투명인 디스플레이 아래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인식률 및 생산 수율이 나오지 않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적으로만 보자면 탑재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지만, 기존의 물리적인 홈 버튼에 포함된 지문 인식과 비교해서 지문 인식을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마이너스가 될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불편한 경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더해서 보다 더 세밀하게 디자인되고 생산되어야 하지만, 수율 역시 기대치만큼 따라주지 않는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즉, 기술적인 난제와 함께 생산 수율에서의 문제를 애플과 함께 겪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들리는 소문으로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서 부분적으로 이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며, 낮은 수율로 인해서 한정적으로 판매가 되거나 혹은 출시일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비보, 어떻게 세계 최초로 공개했나?
비보가 선보인 화면 지문 인식 기술은 퀄컴의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서, 센스ID라 불리는 기술을 비보가 자사의 스마트폰에 맞춰서 최적화를 한 다음 출시를 할 수 있었다.
센스ID는 이미 지난 2015년에 공개된 기술이지만, 당시에는 0.4mm 정도의 두께만 투과할 수 있었다.
이 두께는 디스플레이까지 투과할 수는 없는 수준으로 당시 1세대 센스ID는 샤오미의 미5S와 같은 제품에서 적용한 적은 있지만 당시로서는 여전히 홈 버튼 아래에 위치해서 다른 지문 인식 기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후 센스ID 2세대의 등장으로 최대 1.2mm의 투과가 가능해졌고, 유리로 된 디스플레이에서는 최대 0.8mm까지 투과가 가능해지면서 비보는 디스플레이 두께를 줄이고 얇게 만드는 기술을 접목한 결과 2세대 센스ID를 스마트폰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이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MWC 2017 상하이)를 통해 선보인 비보 X플레이6에서 세계 최초로 화면 속 지문 인식을 공개한 것이다.
비보의 차별화와 남겨진 한계는?
비보가 선보인 기술의 장점은 디스플레이 위에서 바로 손을 올려두면 지문 인식이 된다는 것이고, 이때 디스플레이를 ‘보는’ 경험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잡았다는 것이 있다.
거기에 더해서, 최근 트렌드인 제로 베젤 디자인을 선보였다.
즉, 화면이 스마트폰의 전면을 가득 채웠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서 화면을 더욱 넓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후면 지문 인식이 아닌 전면 지문 인식으로 보다 더 편리한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또한 지문 인식을 위해서 항상 손을 깨끗하게 닦아야만 했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이물질이 묻거나 심지어 물기가 있더라도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한 초음파 방식이라는 점에서도 차별화가 되고 있다.
기술적인 난제를 중국 기업이 먼저 해결하면서 이제는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퀀텀 점프를 하고 있다는 업계의 시선도 상당하다.
그러나 단순히 공개에 그쳤다는 점은 중국 기업의 한계이자 아쉬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번에 비보가 선보인 X플레이6의 화면 지문 인식 스마트폰은 공개와 함께 바로 출시가 되는 것이 아닌, 오는 4분기에 출시될 예정으로, 완전한 시제품으로 보기는 어렵다.
적어도 3개월 이상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기술적인 문제로 생산이 제한적으로 된다거나, 혹은 실제 출시 제품의 완성도가 낮을 우려가 있는 것이다. 결국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서 세계 최초로 화면 지문 인식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이전에 선수를 치기 위함이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애플은 공개와 거의 동시에 출시를 하기 때문에 오는 9월을 기점으로 공개 및 출시를 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 만큼 비보가 시간을 벌면서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져가기 위해서 성급하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화면 지문 인식에 집착하는 이유?
그렇다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왜 한결같이 화면 지문 인식에 집중하는 것일까? 이것은 지금까지 대다수의 스마트폰이 전면 홈 버튼에 지문 인식을 넣어둔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우선,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디스플레이 주변이기 때문에 지문 인식이라는 것을 생각할 틈도 없이 잠금이 해제되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있다.
그리고 후면이나 측면 지문 인식과 달리 폰을 들어올리거나 쥐고서 사용할 필요 없이 책상 위에 놓여진 상황에서도 바로 지문 인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편의성을 가져다 준다.
또한 디스플레이의 크기나 비율이 달라지면서 물리적인 홈 버튼의 위치가 소프트키 영역으로 넘어가면서 경험이 바뀐다는 아쉬움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 또한 화면 속 지문 인식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난제와 생산 단가의 증가, 수율의 문제 속에서도 업체들은 화면 지문 인식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들 역시 후면 지문 인식에 대해서는 불편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전면 지문 인식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라는 점 역시 큰 이유가 되고 있다.
결국 중국 기업이 먼저 가져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실제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도 큰 차별점을 안겨줄 수 있을지, 그리고 만족할 만큼 높은 인식률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MACGUYVER.